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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 독도 대신 대마도를 논하라
 
뉴시스 기사입력 :  2008/07/1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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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1월 8일 대통령 연두 기자회견에서 대마도 반환을 요구한 이승만
▲1949년 1월 8일 대통령 연두 기자회견에서 대마도 반환을 요구한 이승만.ⓒ동아일보 지면
[뉴시스] 2008년 07월 15일(화) 오후 03:42
뉴욕=노창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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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아일릿(islet)’이라는 단어가 있다. 섬은 섬이지만 아주 ‘작은 섬’, 혹은 ‘섬 비슷한 것’을 말할 때 쓰는 단어다. 요 며칠 사이 외신들이‘아일릿’이라는 단어를 많이 올렸다. 바로 ‘독도’를 지칭하는 것이었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이백리 외로운 섬하나 새들의 고향…" 가수 정광태가 불러 너무도 유명해진 ‘독도는 우리땅’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우리 민족의 섬, 우리 영토의 막내둥이 독도는, 그러나 외신기자의 눈에는 한낱 ‘섬 비슷한 것’이요, ‘한국에선 독도, 일본에선 다께시마’로 소개하는 영토분쟁 지역으로 취급받고 있다.

독도가 이슈가 될 때마다 나는 가슴이 답답하다. 우리의 대응방식때문이다. 톡 까놓고 얘기하자. 독도가 한국영토라는 건 일본도 잘 알고 있다. 무수한 역사자료를 들먹일 필요도 없이 만일 독도가 일본땅이었다면 그들은 절대로 소극적인 방식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기 영토를 잃고도 교과서 표기조차 상대국의 눈치를 본다는 게 말이 되는가. 벼룩도 낯짝이 있겠지만 한편으로 그들은 명분쌓기 시나리오에 들어갔다.

독도를 영유권분쟁지역으로 만드는 것이다. 일본으로선 어차피 남의 땅이니 자꾸 들쑤셔 국제이슈로 부각시키면 대성공이다. 시간을 두고 분쟁지역이라는 자료를 축적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 미국의 주요언론과 통신사들 모두가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부르는 판에 일본해에 떠 있는 작은 섬이 당연히 일본 것이 아니겠느냐는 믿음을 제3자에 심어주는 것이다.

일본의 전략에 넘어가선 안 된다. 독도를 자기네땅으로 우긴다고 부르르 떨고 흥분할 필요가 없다. 아닌 말로 울릉도를 일본땅으로 주장한다면 날강도나 미치광이의 헛소리로 코웃음밖에 더 치겠는가.

그들이 쳐놓은 덫을 묵살하고 공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이이제이(以夷制夷)’의 지혜가 필요하다. 신성한 우리의 땅을 지분대는 광인의 희롱을 물리치려면 우리의 소중한 독도로 응대해선 안된다. 우리에게는 대마도가 있다. 가수 정광태는 ‘하와이는 미국땅, 대마도는 일본땅’이라고 했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대마도는 잃어버린 우리의 땅이다.

대마도는 부산에서 불과 50km 떨어진, 맑은날 육안으로도 보이고 대마도 주민들은 “새벽에 귀기울이면 부산에서 닭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을 할 만큼 가깝다. 반면 일본 홋카이도에선 그 세배인 150km나 떨어져 있다.

일본말 상당수가 고대 한국말에서 파생된 것이지만 특히 대마도 방언에는 한국말의 자취가 진하게 남아 있다. 이남교의 ‘재미있는 일본말의 뿌리’를 보면 대마도에서 ‘초그만‘이란 말은 ‘키가 작은 사람’을 말하고 ‘높퍼’는 ‘키가 큰 사람;, ‘양반’은 그냥 양반(兩班), ‘바츨’은 ‘밭을 매는 줄’로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쓰고 있다고 한다.

대마도의 일본말인 ‘쓰시마(對馬)’도 ‘두 섬’이란 말의 ‘두시마’에서 ‘쓰시마’로 변한 것이라는 것이 다름 아닌 대마도 주민들의 증언이다. 고대 한반도의 도래인들이 거센 현해탄의 파도와 싸우며 쓰시마의 항구에 도착했을 때 어머니 품안처럼 물이 잔잔한 항구의 이름을 ‘어머니’항으로 불렀는데 이 말이 한자어로 ‘엄원(嚴原)’이 되었고 이를 일본어로 읽어 ‘이즈하라(嚴原)’항구가 됐다는 것이다.

단지 말의 뿌리로만 추정하는 게 아니다. 저 유명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엔 대마도가 분명히 조선땅으로 기록돼 있다. 성종때의 황희 정승은 “대마도는 예로부터 우리땅으로 고려말기에 국가기강이 허물어져 도적의 침입을 막지 못해 왜구가 웅거하게 됐다”고 말했고 ‘동국여지승람’에는 “대마도가 경상도 계림땅에 예속됐다”고 했으며 영조때 실학자 안정복은 “대마도는 우리의 부속도서로 신라, 고려이래로 우리의 속도(속한 섬)로 대해 왔다”고 했다.

또 정조때 편찬한 ‘증보동국문헌비고’에는 “대마도가 지금 비록 일본의 폭력으로 강제 편제되었으나 본래는 우리나라에 속했던 까닭에 섬안의 언어와 의복이 조선과 똑같았다. 대마도민 자체가 스스로를 일본의 일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12세기말 일본의 승려가 지은 ‘산가요약기(山家要略記)’에 “대마도는 고려가 말을 방목해 기른 곳이다. 옛날에는 신라 사람들이 살았다”는 기록이 있고 심지어 풍신수길이 조선 침략을 위해 만든 지도인 ‘팔도전도’에는 독도는 물론, 대마도도 조선땅으로 표기해 ‘공격대상’으로 삼았다니 응당 찾아야 할 우리 땅이 아닌가.

어찌 할 것인가. 방법은 간단하다. 일본의 수법을 그대로 취하면 된다. 틈만 나면 대마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국제기구에 제소해, 분쟁지역화 하는 것이다. 없는 것도 지어내는 일본인데 조선시대까지 관리를 파견한 한반도의 부속도서 대마도가 우리의 땅이라는 얘기를 왜 못 하는가.

이미 일본땅인데 너무 억지는 아닐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대마도가 한국땅이라는 사실을 당당하게 선포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있다. 바로 이승만이다.

지난 3일 일본 nhk방송은 1948년과 1949년 이승만 대통령이 두차례에 걸쳐 대마도가 한국령이라고 주장을 펼쳤지만 일본 정부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사실 일본 정부는 커다란 위기감을 가졌으며 “만일 유엔이 승인하면 (대마도가) 일본 영토에서 제외된다"며 대응책을 모색한 외무성 극비문서의 존재가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만일 전후 한국 정부가 좀더 국제이슈화의 노력을 기울이고 일본이 지금의 한국 정부처럼 냄비소리 요란한 대응을 했더라면 대마도는 이미 오래전 우리 땅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독도를 일본이 떠들 때마다 더 큰소리로 외치자. “우리의 땅 대마도를 한국에 반환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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