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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뿐인 후보공약… ◇ 세 후보 모두 '이행 기간·재원·실행 계획' 전혀 없어
선관위 "공약 너무 추상적… 이럴 바엔 왜 냈나"일자리 창출 -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 내세우지만 구체성 떨어져
 
조선일보 기사입력 :  2012/10/26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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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뿐인 후보공약… '매니페스토' 실종위기

  • 김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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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10.25 03:00 | 수정 : 2012.10.25 10:18

    [대선 세 후보, 선관위에 10대 공약 제출… '對국민 정책약속' 6년 만에 흐지부지]
    복지 재원 - 朴, 나중에 발표하겠다
    文, 조세·재정 개혁으로 마련… 安, 예산 증가분 우선 사용
    일자리 창출 -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 내세우지만 구체성 떨어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4일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등 대선 후보별로 10대 공약을 제출받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선관위는 정책 선거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 대선부터 후보들에게 공식적으로 "어떤 정책을, 임기 중 언제부터 언제까지 추진하고, 재원은 얼마나 어떻게 마련하겠느냐"를 묻고, 이를 공개하고 있다.
    19대 대선 후보별 '10대 공약' 한눈에 보기
    ① 새누리당 박근혜
    ② 민주통합당 문재인
    ③ 무소속 안철수
    ④ 통합진보당 이정희
    ⑤ 무소속 강지원
    ※ 후보별 '10대 공약' 요약본 보기

    그러나 후보들이 공약이라고 제출한 것을 보면 '이행 기간'도 전혀 없고 재원 조달 계획도 "추후 발표하겠다"는 식이었다.

    선관위는 매니페스토(manifesto·대국민정책계약) 운동이 도입된 2006년 5·31 지방선거 이후 각종 선거 때마다 공직후보자들로부터 정책 공약을 제출받아 공개하고 있다.

    세 후보 모두 재원·실행 계획 없어

    박근혜 후보는 복지 공약으로 "임기 동안 소득 보장과 복지 서비스를 균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서도 "추후 발표하겠다"고만 적었다. 구체안도, 재원 대책도 밝히지 않은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국민이 신뢰하는 든든한 복지 체계'를 만들겠다면서 '노인 빈곤율 제로, 보육의 공공성 강화, 의료 민영화 반대'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재원 대책은 "정부 예산의 자연스러운 증가분을 우선 사용하고, SOC 분야의 불요불급한 사업을 과감히 축소해 확보하겠다"고만 했다. 복지에 필요한 예산 총액을 얼마로 잡고 있으며 어떤 SOC 사업을 줄여서 돈을 얼마 만들겠다는 말은 전혀 없었다. 두 후보 모두 공약의 착수·완료 시기 등 이행 계획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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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마 문재인 후보가 세 후보 중 가장 구체적이었다. 문 후보는 박·안 후보보다 공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대책도 제시했다. 그는 '0~5세 무상 보육과 전 계층 무상 의료, 기초노령연금 100% 인상, 반값 등록금 실시' 등을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재원 마련에 대해 "재정 구조 개혁과 복지 전달 체계 개선, 조세 개혁을 통해 연평균 가용 재산 35조원이 생긴다"고 했다.

    세 후보 모두 복지 확대를 내세우면서도 누구도 증세(增稅)는 거론하지 않았다.

    일자리 창출도 세 후보 모두 10대 공약 중 하나로 꼽았다. 특히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정규직 전환 추진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역시 구체성이 떨어졌다.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박 후보는 '추후 발표', 문 후보는 '일반회계 및 기금 활용', 안 후보는 '불요불급한 예산 절감 및 우선순위 조정'을 내놨다.

    朴·安 "제1 공약은 경제 민주화"

    박·안 후보는 '1번 공약'으로는 경제 민주화를 들었다. 문 후보도 일자리와 복지에 이어 3순위로 제시했다. 다만 이행 방안은 '균형 성장 정책 추진, 재벌 경제력 남용 방지'(박근혜)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제한제 도입, 금산 분리 강화'(문재인) '신규 순환출자 금지, 금산 분리 강화, 계열 분리 명령제 도입'(안철수) 등으로 방법론에선 다소 차이가 났다.

    세 후보 모두 경제 민주화 실현을 위해 "별도 재원 조달이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부분이 법과 제도 정비에 해당하는 사항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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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후보의 10대 공약 중 1~3번은 '공정성을 높이는 경제 민주화' '한국형 복지 체계 구축' '창조 경제를 통한 성장 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이었고, 문 후보의 공약 1~3번은 '일자리 혁명으로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세상' '사람이 먼저인 따뜻한 복지국가' '경제 민주화로 함께 잘사는 세상'이었다. 두 후보가 경제 민주화, 복지, 일자리를 공통적으로 공약의 맨 앞자리에 배치한 것이다. 안 후보 역시 '성장의 열매가 국민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도록 경제 민주화 실현' '국민의 일할 권리 보장'을 1·2번 공약으로 내세웠고 '국민이 신뢰하는 든든한 복지 체계'를 5번 공약으로 내걸었다.
    ☞매니페스토(manifesto·대국민 정책계약)

    선거와 관련해 유권자에게 공약의 추진 일정과 재원 확보 근거 등을 구체적으로 약속하는 것이다. 공약을 달성하지 못하면 어떻게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까지 '유권자와의 계약' 형태로 제시한다.
    키워드 |
    매니페스토 운동,
    대선후보 3인의 키워드,
    부유세 도입 논란,
    경제민주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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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관위 "공약 너무 추상적… 이럴 바엔 왜 냈나"

  • 김시현 기자

  • 입력 : 2012.10.25 03:00 | 수정 : 2012.10.25 10:20

    "이번에 제출된 대선공약, 실행 계획 없어 무책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9월 15일쯤 각 후보 캠프에 '10대 공약'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각 후보가 40여일 만에 내놓은 공약들의 재원 조달 방안이나 실행 계획은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렇게 공약을 구체성 없게 만들어놓고 국민에게 '우리는 정책 공약을 제시했으니 알아서 판단하라'고 하는 건 무책임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정책은 딱딱하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후보들이 국민에게 정책으로 심판받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면 최대한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19대 대선 후보별 '10대 공약' 한눈에 보기
    ① 새누리당 박근혜
    ② 민주통합당 문재인
    ③ 무소속 안철수
    ④ 통합진보당 이정희
    ⑤ 무소속 강지원
    ※ 후보별 '10대 공약' 요약본 보기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평가하기는 부담스럽지만, 너무 추상적이다. 솔직히 이럴 바엔 왜 냈나 싶다"고 했다.


    공약의 구체성은 떨어지는 반면, 후보 이름을 가리고 정책만 보면 누구의 것인지 모를 정도로 국민들의 인기만 얻으려는 구호성 정책만 넘쳐나는 탓에 정책 대결도 실종되다시피 한 상태다. 오히려 이번 대선은 '경제성장'과 '분배'가 맞붙었던 지난 대선 때보다도 정책 이슈가 관심을 끌지 못한 채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다. 입법을 담당하는 국회 관계자는 "올해는 20년 만에 오는 '(총선과 대선이 겹치는) 골든 크로스'의 해"라며 "정치가 선거에 눈멀어 정책을 놓고 있는 바람에 우리는 사실상 놀고 있다"고 했다.

    공약(空約) 남발을 막고 상호비방과 흑색선전에서 벗어나 국민의 삶과 직접 연계된 정책으로 평가받는 선거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취지로 매니페스토가 도입된 지 6년이 지났다. 이번에 대선 후보들이 선관위에 제출한 공약을 보면 매니페스토가 꽃을 피워보기도 전에 실종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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