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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노래, 더 오래된 두 곡 있었네
1947년 박은용 작곡 등사본과 1948년 안기영 작곡 교과서 ... 두곡나란히 발견
 
중앙일보 기사입력 :  2014/02/2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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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노래, 더 오래된 두 곡 있었네

[중앙일보] 입력 2014-02-26 12:05 / 수정 2014-02-26 12:05 글자크기 글자 작게글자 크게
‘삼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보며∼’로 시작하는 나운영(1922∼93) 작곡의 ‘유관순’보다 각각 4, 5년 먼저 작곡된 유관순 노래 두 곡이 나란히 발견됐다. 월북 음악가 박은용(1919∼85)이 곡을 쓰고 이화여고 교사였던 김재인(1913∼2005)이 노랫말을 붙인 1947년작 ‘유관순의 노래’가 그 하나다. 또 월북한 안기영(1900∼80)이 작곡하고 임학수(1911∼82)가 작사한 48년작 ‘유관순’도 새롭게 발굴됐다.

 명창 박동실(1897∼1968)이 1930년대에 창작한 판소리 유관순을 제외하면 이번에 발굴된 47년작 ‘유관순의 노래’는 유관순 열사를 기념하는 최초의 양악곡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나운영의 ‘유관순’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52년 청소년의 애국심과 국가관 고취를 위해 문교부 편수국의 의뢰로 만들어졌다.

1947년 박은용 작곡 등사본 1947년 충남 천안 아우내 장터 추모행사용으로 인쇄한 등사본 악보.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새롭게 발견된 두 노래는 서울 혜화동의 한 헌책방에서 오랫동안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서지학자 오영식(보성고 교사)씨가 몇해 전 구입한 고문서 뭉치 속에 끼어 있다가 이번에 자료를 정리하며 세상 빛을 다시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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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2년생인 유관순은 3·1운동 당시 열일곱 나이의 이화학당 고등과 1학년생이었다. 3·1운동에 이은 대규모 항일 시위였던 3월 5일 남대문역(서울역) 만세운동에 참가한 후 고향인 충남 천안으로 내려가 4월 1일 아우내 장터 시위를 주도하다 붙잡혀 이듬해 옥중에서 숨을 거뒀다.

 오씨는 “47년작 ‘유관순의 노래’는 아우내 장터 현장에서 47년 11월 열린 ‘유관순과 21열사 행적비’ 개막행사에서 쓰였던 등사본 악보”라고 밝혔다. 악보는 작곡가 박은용이 직접 쓴 것으로 보인다. 이 행사에는 독립운동가 김구·이시영을 대리해 참석한 인사들과 중앙청 대표 등이 참가했다. 유관순 열사의 학교 후배인 이화여중 합창단이 노래를 불렀다. 해방 직후 한국전쟁 발발 전까지 이른바 ‘해방공간’에서 유관순 등 항일 열사를 기리는 추모 열기가 형성된 가운데 만들어진 곡으로 보인다.

1948년 안기영 작곡 교과서 1948년 작곡된 ‘유관순’. 당시 음악교과서에 실렸 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노래는 ‘어두운 온 누리에 빛을 뿌리며’로 시작한다. ‘원수의 모진 매에 살을 뜯기며’ 같은 구절이 눈길을 끈다. 중앙대 노동은(음악학) 명예교수는 “엄숙한 추모 분위기가 느껴지는 노래로 나운영의 유관순에 비하면 일반인이 따라하기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합창을 목적으로 작곡된 탓이다.

 48년작 ‘유관순’은 당시 교과서를 제작·보급한 서울국민음악연구회가 만든 ‘중학음악교본 제3권’ 안에 실려 있다. 교과서 노래인 것이다. 4분의 4박자, 바장조 곡으로 세련된 화음이 애틋함을 자아낸다. 작곡자 안기영은 한국전쟁 때 월북해 평양음대 교수를 지냈다. 작사가 임학수씨는 김일성종합대 영문학 교수로 재직했다. 작곡·작사자가 월북하는 바람에 금지곡이 돼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보인다.


 47년작 ‘유관순 노래’는 곧 일반에 공개된다. 근현대 유물 전문가인 김영준(시간여행 대표)씨가 주선해 KBS 고(古)유물 감정 프로그램인 ‘TV쇼 진품명품’에 악보가 출품됐다. 다음달 2일 방송된다. 부르기 쉽게 편곡해 이화여고 합창단이 노래도 부른다. 작곡자 박은용은 서울대 음악학부 교수로 재직하다 월북해 평양음악연구소 실장 등을 지냈다.

 김씨는 “해방공간에서 유관순 추모는 소설·영화로도 이뤄졌다”고 했다. 단편 ‘화수분’으로 유명한 소설가 전영택이 48년 소설 『순국처녀 유관순전』을 썼고, 같은 해 이구영이 시나리오를 쓰고 윤봉춘이 감독한 영화 ‘순국의 처녀 유관순’이 상영됐다. ‘영화시대’라는 잡지는 개봉에 즈음해 이 영화를 특집으로 다루기도 했다. 김씨는 “일제 치하 억눌렸던 저항의 열망이 해방 직후 뜨거운 추모 열기로 분출됐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글=신준봉·이정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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