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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방산비리 10년치 '비밀의 방' 발견됐다 ... CCTV 모니터 9대, 금고, 탈출문도
컨테이너에 1t 방산자료 … 10년 자료 숨긴 '판도라 상자' 확보
 
중앙일보 기사입력 :  2015/03/3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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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방산비리 10년치 '비밀의 방' 발견됐다
얼마 전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이 공군 전자전 장비를 도입하면서 원가를 부풀린 혐의로 구속됐는데, 이 회장이…

 


이규태 컨테이너에 1t 방산자료 … 리베이트 문건 찾았다


[중앙일보] 입력 2015.03.30 01:08 / 수정 2015.03.30 09:58

도봉산 기슭 야적장 등 압수수색
10년 자료 숨긴 '판도라 상자' 확보
불곰사업 때 돈세탁했던 교회엔
10㎡ 넓이 이규태 '비밀의 방'
CCTV 모니터 9대, 금고, 탈출문도

방산비리 합동수사단이 지난 26일 밤늦게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한 경기도 의정부 호원동의 컨테이너 야적장. 모양이 똑같아 어느 게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의 비밀 컨테이너 박스인지 식별하기 어렵다. 이 회장은 핵심 측근들에게만 컨테이너 번호를 알려줘 방산 사업 관련 기밀 자료 등을 보관하게 했다. [김상선 기자]

수도권 야적장의 수백 개 컨테이너 박스 가운데 섞여 있는 단 한 개의 박스, 비밀 버튼을 누르면 한쪽 벽면이 열려 들어갈 수 있게 지어 놓은 서울의 한 교회 안 ‘비밀의 방’. 1100억원대 공군전자전 훈련장비(EWTS) 비리에 연루된 일광공영 이규태(66·사진) 회장이 검찰 압수수색 등에 대비해 마련해 놓은 자료 보관 장소들이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은 지난 26일 도봉산 기슭(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의 1.5t 컨테이너 박스에서 일광공영 회계 자료 1t 분량을 추가로 압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컨테이너는 동일한 모양의 컨테이너 수백 개 속에 섞여 있어 식별이 어렵다고 한다. 이 회장은 핵심 측근들에게만 컨테이너 번호를 알려줘 드나들게 했다는 게 합수단 측 설명이다. 합수단은 이곳에서 EWTS 사업으로 부풀린 사업대금 500억원 가운데 일광공영의 커미션과 리베이트 규모 등이 적힌 문서를 확보했다. 회사 측은 대부분 사업 목적으로 정당하게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중 일부가 군과 정치권 인사들에게 흘러간 것으로 드러날 경우 대형 비리 사건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컨테이너에는 2006년 ‘불곰사업’ 등 일광공영의 최근 10년치 방산 사업 관련 자료도 쌓여 있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컨테이너에서 나온 자료를 분석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25일엔 서울 삼선동 B교회 3층의 이 회장 사무실에서 비밀 공간도 찾아냈다. B교회는 일광공영 본사와 약 130m 거리에 있으며, 이 회장은 이 교회 장로다. 교회의 비밀 장소는 야적장의 컨테이너와 마찬가지로 1차 압수수색(3월 11일)에서는 찾지 못했던 곳이다.


3층 회장실 한쪽의 창고에는 두 개의 문이 있다. 각각 배전실과 숨겨진 방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다. 이 배전실 안에는 전깃줄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각종 버튼, 두꺼비집 등이 있는데 그중 비밀의 방문을 열 수 있는 버튼이 숨겨져 있다고 한다. 이 버튼을 누른 뒤 창고의 다른 쪽 벽면에 있는 책장을 밀고 들어가면 10㎡ 크기의 방이 나온다. 방 왼편에 9대의 폐쇄회로TV(CCTV) 모니터가 설치돼 있어 교회 안팎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오른편에 위치한 침대에서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비상시 침대 옆 쪽문을 통해 교회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게 돼 있다. CCTV 뒤쪽으로는 금고와 샤워 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 회장은 2006년 불곰사업 때도 B교회를 이용해 커미션과 리베이트 등 80억원을 세탁한 전력이 있다.

 검찰은 이 회장 지시로 일광공영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사실을 확인했다. 1차 압수수색 때도 일광공영 핵심 간부 김모씨 등은 B교회의 비밀 장소로 통하는 창고 진입을 막는 등 수색을 방해했다고 한다. 컨테이너의 존재 역시 직원들이 진술을 거부했지만 통신내역 조회 등으로 일부 직원이 경기 의정부시 인근을 자주 왕래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궁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직원들에게서 “이 회장이 지난 1월 말 ‘검찰이 압수수색을 나오면 교회의 비밀 공간 등에 자료를 숨기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27일 이 회장의 지시로 일광공영의 내부 서류를 미리 빼돌리거나 폐기한 혐의(증거인멸·증거은닉)로 김씨 등 2명을 구속한 합수단은 이 회장에 대해서도 증거인멸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이 회장 “구치소 바닥 딱딱해” 불평=이 회장은 수사에 비협조적이라고 한다. 그동안에도 이 회장은 EWTS 사업비 500억원을 부풀려 청구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정상적인 거래였다”며 완강히 부인해 왔다. 이 회장은 또 조사 과정에서 자주 몸이 좋지 않다고 하소연한다고 한다. “구치소 바닥이 딱딱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 “죽이 아니면 밥을 못 먹는다”고 불평한다고 수사 관계자는 전했다. 이 회장은 지난 14일 구속된 이후 두 차례 건강 문제를 이유로 검찰청 출석을 거부하다가 세 번째 요구에 출석했다.

글=이유정·윤정민 기자 uuu@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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