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안보토의’서 확인
한 ‘사전동의 명시 요구’에 못미쳐
한 ‘사전동의 명시 요구’에 못미쳐
미국과 일본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과정에서 한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태도를 확인했으나,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이를 명문화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일은 16~17일 미 국방부에서 한·미·일 3국 국방부 차관보급 관리들이 참석한 ‘3자 안보토의’(DTT) 직후 공동 발표문에서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미-일 동맹의 틀 안에서 개정될 것”이라며 “이런 노력이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투명하게 이뤄지며 제3국의 주권 존중을 포함한 국제법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이 국익에 끼칠 영향을 우려하며 문제 제기를 해온 나라는 한국뿐인 것으로 알려져, 여기서 언급한 ‘제3국’은 한국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는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영역(영토·영공·영해)에서 군사활동을 하거나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는 군사활동을 할 경우 한국 정부의 사전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지침에 명시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요구에는 못 미치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회의에선 한국을 염두에 두고 많은 얘기를 했지만, 미·일 쪽은 지침에는 한 나라를 특정해 명기할 수 없다며 우리 쪽에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한·미·일 3국은 또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관한 정보공유 약정의 효과적 이행을 위해 실무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3국은 또 북한의 도발 억제뿐 아니라 인도적 지원, 재난구호, 해적 작전, 이슬람국가(ISIL) 대응 등 비전통적 안보 분야의 협력방안도 논의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박병수 선임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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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주변에서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한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이 새로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반영됐다. 그러나 이는 한국의 사전 동의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명시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채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표현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방미 일정 시작한 아베… 美, 케네디 주일대사까지 합세해 융숭한 환대
존 케리(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근교 사저에서 비공식 만찬을 위해 방문한 아베 신조(가운데) 일본 총리와 부인 아키에 여사를 맞고 있다.
보스턴 AP 연합뉴스
▲ 방미 일정 시작한 아베… 美, 케네디 주일대사까지 합세해 융숭한 환대
캐럴라인 케네디(왼쪽) 주일본 미국대사와 아들 잭 슐로스버그가 이날 보스턴의 존 F 케네디 기념도서관을 아베 총리에게 소개하고 있다. 캐럴라인 대사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이다.
보스턴 AP 연합뉴스
미국과 일본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참석한 가운데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18년 만에 확정했다. 양국은 새 지침에서 “미·일 양국이 각각 미국 또는 제3국에 대한 무력 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주권의 충분한 존중을 포함한 국제법 및 각자의 헌법 및 국내법에 따라 무력행사에 따른 행동을 취해 나간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일 3국이 지난 17일 ‘3자 안보토의’(DTT) 직후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제3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것을 포함해 국제법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번 지침은 1997년 한 차례 개정된 방위협력지침을 18년 만에 재개정한 것으로, 미군에 대한 일본 자위대의 후방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기존 지침은 미·일 방위협력의 지리적 범위를 최대 한반도와 대만 해협을 아우르는 ‘일본 주변’으로 제한했지만, 새로운 지침은 이 같은 지리적 제약을 철폐해 자위대가 전 세계를 활동 무대로 미군과 연합작전을 벌이고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한편 미국을 방문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보스턴 하버드대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대화에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과 관련, ‘인신매매’ 피해자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 문제를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입장이 ‘고노 담화’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지만 위안부 범죄에 대해 사과나 사죄의 뜻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한국·중국과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서도 “중국의 군사주의는 이웃 국가들이 우려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5-04-28 1면
▲ 방미 일정 시작한 아베… 美, 케네디 주일대사까지 합세해 융숭한 환대 존 케리(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근교 사저에서 비공식 만찬을 위해 방문한 아베 신조(가운데) 일본 총리와 부인 아키에 여사를 맞고 있다. 보스턴 AP 연합뉴스 |
▲ 방미 일정 시작한 아베… 美, 케네디 주일대사까지 합세해 융숭한 환대 캐럴라인 케네디(왼쪽) 주일본 미국대사와 아들 잭 슐로스버그가 이날 보스턴의 존 F 케네디 기념도서관을 아베 총리에게 소개하고 있다. 캐럴라인 대사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이다. 보스턴 AP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