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테러지원국 해제-핵검증 체계 연계 시사 "韓美 정상회담서 북한 인권문제도 논의"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김병수 특파원 =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독도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최근 한국과 일본의 갈등에 대해 "분쟁의 해결은 주권국가 정부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이 이를 해결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미국은 대화와 상호이해를 촉진시키는 일은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내주 한국, 태국, 중국 순방을 앞두고 이날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연합뉴스 등 아시아 순방국 언론들과 가진 특별인터뷰에서 "미국 입장에서는 아시아 지역국가들과 좋은 양자관계를 구축하고 역내 국가간에 우호적인 관계를 북돋우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따라서 한국이 일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강조, 독도문제가 한일간에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를 위해서는 북핵 6자회담 당사국들이 만족할 수 있는 핵검증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 두 가지 사안을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다음 단계로 전진하기 위해서는 플루토늄뿐아니라 고농축 우라늄, 확산 문제에 관해 모든 당사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검증 메커니즘이 마련돼야만 한다"면서 "나는 6자회담의 구조와 미국의 파트너들의 신뢰를 훼손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 행정부에 주어진 재량권을 활용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일방적으로 제외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가 의회에 테러지원국 명단삭제 방침을 통보한 후 45일이 경과하는 8월 10일 자정까지 만족할만한 검증 메커니즘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테러지원국 해제는 조건충족 때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핵무기와 프로그램, 핵 야망을 포기한다면 6자회담은 또 다른 메커니즘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장차 6자회담을 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한 유럽식 다자대화 기구로 상설화할 수 있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회견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한미정상회담의 의제가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물론이다"고 답한 뒤 "나는 인간존엄과 인권에 대한 신봉자로, 그간 중국에 대해 탈북자를 송환하지 말도록 줄곧 요구해 왔다"고 상기시켰다.
부시 대통령은 "나는 (북한을) 탈출할 수 있었던 형제, 자매들을 반갑게 맞아준 한국 국민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부시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문제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면 한국과 미국의 국익과 관련된 것인 만큼 미국 입장에서는 이 문제가 완료되길 희망한다는 뜻을 전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ksi@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8/08/01 04: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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