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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훈의 시시각각] 우리는 우리를 믿고 있나
북폭 위기에도 사회는 ‘태평’ 트럼프 더 믿는 서글픈 신세- ‘4월 한반도 위기설’, 깜짝 놀란 중국군
 
중앙일보 기사입력 :  2017/04/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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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훈의 시시각각] 우리는 우리를 믿고 있나

                        

북폭 위기에도 사회는 ‘태평’
트럼프 더 믿는 서글픈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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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문제,최소한 드골정도는 나와줘야 해결가능

고대훈 논설위원

고대훈 논설위원
1994년 10월 21일 스위스 제네바의 북한대표부에선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다. 미국의 로버트 갈루치 핵대사와 북한의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이 ‘북핵 문제 해결에 관한 기본합의문’에 서명했다. 필자는 100여 명의 내외신 기자와 함께 현장을 지켜봤다. ‘북한의 핵시설 동결,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 공격 방지, 미·북 관계 정상화, 남북대화 지속’이 담긴 기사를 서울로 전송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북한이 제공한 병 속에 뱀이 든 황구렁이술과 불로술을 놓고 기자들이 박수 치며 축하하던 장면도 또렷이 남아있다(아무도 마시지는 않았음). 한국전쟁 이후 최고조에 달하던 한반도 군사 충돌의 위기는 그렇게 종지부를 찍는 줄 알았다.
 
그해 여름, 한반도는 북한의 ‘서울 불바다’ 위협과 핵 개발 강행으로 긴장감이 흘렀다. 라면이 동나고 국민들은 밤잠을 설치며 전쟁 공포에 떨었다. 미국은 6월 크루즈 미사일과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해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추진했다. 100만 명이 넘는 미군·한국군·민간인 사상자, 천문학적 경제 피해를 예상한 전쟁 시뮬레이션 결과가 보고됐다. 훗날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회고록에 “막대한 피해 규모에 관해 정신이 번쩍 드는 보고를 받았다”며 폭격 카드를 접었던 이유를 적었다.
 
23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2017년 4월, 2차 북폭설(北爆說)이 한반도를 배회하고 있다. 94년과는 확연히 다른 사회 분위기다. 우리의 생명과 재산이 풍전등화에 놓였지만 남의 일처럼 무덤덤하다.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로 점철된 그동안의 학습효과 때문인가.
 
세간에는 낙관론이 떠돈다. 첫째, 국내에 체류하는 미국인 때문이라는 논리다. 30만 명의 미국인을 위험에 노출시킨 채 북한을 폭격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둘째, 100만 명의 한국 내 중국인이 인계철선(引繼鐵線)이 된다는 주장이다. 중국과의 개입 명분과 충돌을 피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셋째, 북한의 반격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59발의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으로 시리아 정부군을 응징하고, 아프가니스탄 이슬람국가(IS) 근거지에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 불리는 GBU-43을 투하한 미국의 힘을 북한은 목격했다. 보복 공격 시 김정은은 북한 초토화와 정권 교체까지 각오해야 한다.
 
이런 희망적 판단에는 미국이 지켜주리라는 순진한 믿음이 깔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고, 미 상원의원과 유엔 이사국 대사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북핵은 세계의 큰(big) 문제”라며 설득했다. 칼빈슨 항모 전단과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함을 급파하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를 전격 배치했다. 트럼프만큼 한국 안보를 챙기는 미국 대통령은 이제껏 본 적이 없다. 청구서는 날아오겠지만 내가 발 뻗고 자는 게 트럼프 덕이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트럼프는 광인전략(madman strategy)을 쓰고 있다. 나도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덤비지 말라는 이 전략이 북한의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을 물리치면 다행이다. 그러나 “북한이 ‘물고기도 죽고 어망도 터지는’(魚死網破)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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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에는 불안·걱정·동요가 있었다. 북한의 핵무기가 없던 시절이라 재래식 전투에 맞서 어떻게 우리의 운명을 지킬지 고민했다. 2017년에는 평온·차분·침착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핵무기가 동원되면 94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피해가 뻔히 보이는데도 태평하다. 94년 이후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권으로 바뀌었지만 허구한 날 포용정책과 퍼주기, 색깔론과 종북론 논쟁으로 세월을 허송했다. 자강안보론의 공허한 구호만 요란했을 뿐 미국에 기댄 안보불감증을 불치병으로 만들었다.
 
외과적 선제타격을 예고 하고 감행하겠는가. 트럼프는 전쟁 시뮬레이션을 만지작거리고 있을지 모른다. 북한 인권과 주적(主敵) 논란이나 벌이는 한국이 끼어들 틈은 좁다. 내 운명을 미국에 의탁하는 서글픈 신세를 바꿔줄 리더십을 갈망한다. 
 
고대훈 논설위원


[출처: 중앙일보] [고대훈의 시시각각] 우리는 우리를 믿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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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한반도 위기설’, 깜짝 놀란 중국군

           
                                        
  '4월 한반도 위기설'에 드러났다 중국 군부의 생각, 중국의 전력
'한반도 4월 위기설(이하 4월 위기설)' 폭풍이 한차례 지나갔다.  
 
中, 이례적 美 북타격 용인
사실상 韓·美 전력 대응 전력 부족해
‘4월 위기설’, 중국군 취약점도 노출돼
또 다른 한반도 위기설 재점화 가능!


미국이 시리아 공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한 뒤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이하 칼빈슨함)를 한반도에 재출격시킨다고 발표하면서 최근 한반도 위기설이 불거진 탓이다. 과거와 달리 미국은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도발에 강력하게 대응할 태세다. 말뿐이 아니다. 감시나 정찰 등 경고 수준이 아니라 즉각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는 항공모함을 급파했다. 호주 해군과 정기훈련을 마치고 서태평양으로 향하던 칼빈슨함이 한반도로 뱃머리를 돌린 이유다.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호(9만3000t 급)가 지난 2011년 1월 11일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 입항했다. 1983년 3월 취역한 니미츠급 원자력 항모의 세 번째 항모인 칼빈슨호는 길이 333m, 넓이 40.8m, 비행갑판 길이 76.4m 규모에 2기의 원자로를 갖고 있으며 F/A-18 전폭기 S-3A 대잠수함기, EA-6B 전자전기 4대, E-2 공중 조기경보기 등 60대의 첨단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다. 칼 빈슨호 갑판에서 병사들이 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호(9만3000t 급)가 지난 2011년 1월 11일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 입항했다. 1983년 3월 취역한 니미츠급 원자력 항모의 세 번째 항모인 칼빈슨호는 길이 333m, 넓이 40.8m, 비행갑판 길이 76.4m 규모에 2기의 원자로를 갖고 있으며 F/A-18 전폭기 S-3A 대잠수함기, EA-6B 전자전기 4대, E-2 공중 조기경보기 등 60대의 첨단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다. 칼 빈슨호 갑판에서 병사들이 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하 시진핑 주석)은 두 차례나 전화 통화했다. 여기서 한 트럼프 대통령 얘기는 분명했다.
시간이 없으니 북한이 핵동결(凍結, 비핵화 아님)과 미사일 개발 중단(中斷)에 나설 수 있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해달라!
시진핑 국가주석은 그제야 북한을 옥죄기 시작했다. 군사력 동원 자체를 꺼렸던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한반도로 이동한 미국 항모 [자료 중앙포토]

한반도로 이동한 미국 항모 [자료 중앙포토]
중국은 한 발 더 나갔다. 지난 22일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평(社平)을 통해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나서면 한국·미국이 북한에 외과수술식 군사 타격(surgical strike)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고, 한·미가 휴전선을 넘어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은 거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했다. '금기(禁忌)'를 깬 파격적인 행보였다.
중국, 美 북 타격 용인
'금기(禁忌)' 깬 파격적인 행보
사실상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입장이 드러난 셈이다. 즉 중국군 지휘부가 시진핑 주석에게 직접 보고한다는 뜻이다. '4월 위기설' 이후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렉스 틸러슨(Rex Tillerson) 미 국무장관도 마찬가지다. 오직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그리고 G2(미국·중국)의 군사작전만 보인다.
오바마와 너무 다른 트럼프의 대북전략 [자료 중앙포토]

오바마와 너무 다른 트럼프의 대북전략 [자료 중앙포토]
'4월 위기설', 중국 군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중국군도 한반도 핵 무장을 '위협'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같이 북한에 대해서 '레드라인(Red line·금지선)'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기도 했다. 북한이 시진핑 주석의 공식 재임기간 말기인 2022년 이전에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미국이 외과수술적 타격 범위를 늘리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북핵이 아닌 김정은 정권이 타깃이면 어떻게 하나.' 중국군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미국이 먼저 북한 도발에 대한 '응징(punitive)'을 선언한 것도 신경 쓰인다. 북한이 진짜 붕괴되면 중국이 차지했던 기득권조차 잃어버릴 수 있다.
美 스텔스 성능 갖춘 무기,
전쟁의지 한순간에 무력화  
이뿐만이 아니다. '4월 위기설'은 또 중국군 전력이 미국과 적나라하게 비교당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이 자랑하는 F-22 전술폭격기, B-1과 B-2 전략폭격기 등은 적 지휘부를 정밀타격(precision-guided missile strike)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스텔스 성능까지 갖춰 적의 전쟁 의지까지 한순간에 무력화시킬 수 있다. 특히 지난 26일(현지시간) 미 공군이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 Ⅲ'(LGM-30G Minuteman III)는 미 군사력이 세계 최고임을 재획인 시켜줬다. 미니트맨 Ⅲ는 B-52 전략폭격기, 전략핵잠수함(SSBN) 등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우산' 중 하나로 450기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거리 1만1200km로 미국 동부지역 타격이 가능해 중국을 핵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둥펑-31A 전략핵미사일 [사진 중앙포토]

사거리 1만1200km로 미국 동부지역 타격이 가능해 중국을 핵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둥펑-31A 전략핵미사일 [사진 중앙포토]
이에 비해 중국군 한참 뒤떨어진다.
 
십수 년간 군사비를 늘려왔지만, 구식 무기 체계를 한순간에 바꾸기란 여간해선 쉽지 않다. 실제 동북 3성에 주둔한 집단군은 여전히 과거 보병전 위주로 기계화·기동성을 갖춘 전차부대를 보유하지 못했다. 북해함대사령부의 경우 핵잠수함과 항공모함같은 전략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구소련 때 쓰던 무기를 재활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美 '외과수술식 군사타격' 용인했지만,
中 마땅히 대응할 전력도 없어
 
'외과수술식 군사타격'을 용인했다지만, 중국군 입장에서 마땅히 대응할 전력도 없다.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항모 킬러'로 평가되는 중국의 '둥펑-21'(DF-21, 사거리 900∼1500km) 대함미사일이 있으나, 미 해군은 이에 모든 대응전략을 갖춰둔 상태다. 미 항공모함의 위기 원인이었던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Anti-Access/Area Denial)’ 전략이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A2/AD란 마치 과거 성 주위에 해자를 파 적을 막았던 것처럼, 오늘날에는 지대공 미사일과 대함 크루즈 미사일, 잠수함 등으로 전략적 중요 지역에서 적 항모를 몰아내는 것을 말한다.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둥펑-21D’ [사진 중앙포토]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둥펑-21D’ [사진 중앙포토]
차세대 해·공군력 보강 문제도 '현재진행형'이다. 올해부터 실전 배치하겠다던 중국 제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J-20(젠-20)와 미국의 F-35 스텔스기에 필적할 수준으로 개발 중이라던 J-31(젠-31) 전투기 모두 독자형 엔진(WS-15) 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북한군을 감시할 능력도 한·미 연합정보자산에 한참 못 미친다. 중국군이 북한에 대해선 인간정보(Humint) 만큼은 막강했으나, 장성택이 2004년 숙청된 이후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4월 위기설'로 중국군은 '막강함'보다 '취약점'만 노출해버린 꼴이 됐다.
중국이 지난해 11월 1일 광둥성 주하이에서 중국국제항공항천 박람회(에어쇼 차이나)를 열고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J)-20' 2대를 일반에 첫 공개했다. 미국의 F-22, F-35 등에 맞서 개발된 기종이다. 중국은 이 기종을 연말이나 내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역 등에 실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신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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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이면서도 평시인 한반도, 중국군에겐 '강군의 꿈(强軍夢)'을 실현시킬 좋은 기회의 장이면서도 약점이 드러날 수 있는 일종의 '틈'인 셈이다. '4월 위기설'은 그래서 중국군에 경종을 울려준 사건이다. 미국은 이점을 잘 알고 있다. 또 다른 '4월 위기설'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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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정리=차이나랩 김영문


[출처: 중앙일보] ‘4월 한반도 위기설’, 깜짝 놀란 중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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