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정치/선거경제/복지미디어전쟁국제정치.경제민족/통일사회/사법군사/안보문화/스포츠
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 찾기
전체기사보기 교육/과학   고대사/근현대사   고향소식/해외동포   포토/해외토픽   자유게시판  
편집  2021.10.16 [20:01]
사회/사법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日流에 물든 상류층 "독도는 독도고… "
 
한국일보 기사입력 :  2008/08/04 [21:03]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밴드
韓日 대치 속 그들의 '다른 세상'
일제차·골프채 등 '고급 아이콘' 인식
'교과서' 6월에도 혼다 등 판매 신기록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수 있습니다


'나이스 샷!'

3일 오전 8시 경기 광주의 한 골프장. 대형 증권사 임원인 a(40)씨가 티샷을 마치고 동반자에게 말을 건넨다. "채를 일제로 바꿨더니, 잘 맞는군요. b사장도 바꿔 봐요. 일제가 동양인 체격에는 최고입니다."

a씨 말에 한 벌에 30만~40만원이 넘는 일제 티셔츠를 입은 b씨 등 동반자 3명이 고개를 끄덕인다. a씨 일행은 라운딩을 끝내고 렉서스와 인피니티 등 일제 승용차를 타고 귀가했다.

독도 문제로 한국과 일본 사이에 국가의 자존심을 건 신경전이 한창이지만, 한국의 일부 상류 사회는 '다른 세상'이 연출되고 있다. 그들만의 일본 제품 및 일본식 문화 향유가 확산되는 추세다. 상류층 일각에서는 "서민층과 구별하는 '고급 아이콘'"이라고 스스럼 없이 부를 정도다.

이런 현상은 상류층의 접대 문화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서울 시내 c호텔의 일식집 저녁 특선회 정식 코스요리는 1인당 30만원. 저녁식사 값으로는 초고가이지만, 3~4일전 예약을 해야만 자리를 구할 수 있다.

종업원 이모씨는 "최근 저녁 특선 가격을 10만원 가량 인상했는데도 오히려 손님들이 더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와인에 심취했던 손님 가운데 상당수가 이제는 한 병에 50만원이 넘는 사케(일본 청주) 애호가로 변신했다"며 "일본 지역별 특산 사케의 제조법과 맛의 특징을 아는 분이 술자리에서 인기"라고 귀뜸했다.

티셔츠 한 벌에 40만원이 넘는 일본 의류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고양이가 그려진 이 브랜드는 상류층 사이에 '고급 골프 의류' 인식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한 매장에서 만난 주부 김모(53)씨는 "골프장에 갔더니 행세깨나 하는 친구들은 모두 이 브랜드 옷을 입어 한벌 장만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독도 문제만 터지면 부진했던 일본산 자동차 판매가 이번에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독도 파동 조짐이 일었던 6월 렉서스, 혼다, 인피니티 등 일제 수입차 판매량은 2,289대. 전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사상 처음 40%를 넘어섰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일부 네티즌들의 불매 운동 조짐이 나타났으나, 실제 구매자인 상류층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이런 추세라면 올해 일본차 판매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수 있습니다


상류층의 '일류(日流)' 바람을 전문가들은 '차별화'로 설명한다. 경희사이버대 경영학과 이준엽 교수는 "한국 사회가 획일적인 대량생산ㆍ대량소비 단계를 넘어서면서, 조그만 것도 다르게 만드는 일본제품과 일본 문화를 통해 한국 상류층이 자신들을 차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일제 고급 승용차를 구입한 홍모(38)씨는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은 싫지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일본 제품을 소비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정자 상담실장은 "최근 일본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상류층에서 같은 성능의 국산보다 훨씬 비싼데도 일제를 선호하는 조류가 생기고 있다"며 "일제 선호 현상보다는, 상류층이 과시욕에 휩싸여 비 합리적 소비를 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어 못하면 못가는 술집?
청계광장 인근 일식집, 주문까지 일본말로… 사케 열풍 속 성업



"이랏샤이마세!" (어서 오십시오).

1일 서울 청계광장 인근의 한 일본 술집. 오후 8시인데도 100㎡ 남짓한 가게에 빈자리를 찾기 힘들다. 촛불집회 때문에 주변 상인들은 "장사가 안된다"며 소송까지 준비 중이지만, 이 가게는 말 그대로 '성업'중이다.

10여명의 종업원들은 인사는 물론 주문도 일본 말로 받는다. "고츄몽와 요로이시데쇼까"(ご注文はよろしいでしょうかㆍ주문하시겠습니까). 종업원이 이렇게 물을 때 어리둥절하면 손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일본어를 모르는 손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종업원과 일본어로 농담까지 하며 유창한 일어 실력을 과시하는 한국인 손님도 눈에 띈다. 종업원 모두 한국에 유학 온 일본인이지만, 우리 말을 한마디도 못하는 종업원도 있다.

일본 맥주를 한 잔 들이킨 손님들은 사케(일본 청주)를 찾는다. 일부 손님들은 마시다 남은 사케를 '키핑(보관)'해 놓기도 한다. 키핑한 사케를 모아 놓은 선반에는 대학 교수와 대기업 임원 명함이 즐비하다.

시중은행 임원인 윤모(45)씨는 "사케를 마시다 보면 일본 유학시절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자주 찾는다"며 "연락이 끊긴 친구를 우연히 다시 만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4명 정도가 사케 2~3병을 마시고 안주를 시키면 주대는 40만원을 훌쩍 넘어서지만, 이 곳을 찾는 손님 대부분은 고액 연봉자여서 큰 부담이 안된다.

윤씨도 "이 정도면 그리 부담되지 않는다"며 "진짜 상류층은 최고급 사케인 '고시노 간바이'만 즐기며, 일부는 병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 국내에서 찾기 힘든 등급을 구하면 즉석 '번개 모임'을 갖기도 한다"고 전했다.

상류층에서 시작된 사케 열풍은 최근 젊은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홍익대 근처나 서울 강남 신사동의 일명 '가로수 길' 일대에는 일본식 술집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몇 년 전까지 1~2개에 머물던 일본 라멘집과 술집이 10곳 이상 새로 생겼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사케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물량은 46.1%, 금액은 73.8%나 증가했다. 와인 수입이 지난해 동기보다 14%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주류업계에서는 와인 자리를 사케가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민족신문
 
 
주간베스트
  개인정보취급방침광고/제휴 안내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Copyright ⓒ 2007 인터넷 민족신문. All rights reserved.
Contact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