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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 효율 높다” 집집마다 한국식 온돌 깔아
 
중앙일보 기사입력 :  2008/09/13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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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 효율 높다” 집집마다 한국식 온돌 깔아
[중앙일보] 2008년 09월 13일(토) 오후 04:03 

[중앙일보] 대학교수도 있고, 변호사도 있고, 농부도 있다. 이들은 일주일에 세 번 함께 마을회관에 모여 식사를 한다. 일주일에 2~3시간 커뮤니티 자원봉사는 의무사항이다. 이들의 남향집엔 태양열 발전 등 대체에너지 기술만 이용된 게 아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한국식 온돌도 깔려있다. 미국 뉴욕주의 이타카 에코빌리지 이야기다.

예전에도 대안적인 삶을 추구하는 공동체를 있었다. 하지만 21세기의 진화된 공동체는 산골이 아닌 도시 주변에 삶의 또아리를 틀고, 도피·은둔이 아닌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타카 에코빌리지도 그런 곳 중의 하나다. 중앙sunday가 경희대 ngo대학원과 함께 ‘21세기 대안의 삶’을 찾는 스페셜리포트 첫 회에서 이타카 에코빌리지를 소개한다. 다음은 중앙sunday 전문.

12시간의 지루한 비행 끝에 미국 뉴욕의 케네디 공항에 내리자마자 마중 나온 친구와 커피 한잔 마실 틈도 없이 기다리고 있던 밴에 올랐다. 다시 북서쪽으로 달리기를 5시간. 드디어 뉴욕주 이타카라는 도시 인근의 에코빌리지(evi:ecovillage at ithaca)에 도착했다.


evi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 전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코하우징 공동체(cohousing community)의 대표적인 곳이다. 코하우징이란 우리나라의 동호인 주택단지처럼 단순히 모여 산다는 개념은 아니다. 공동 주거를 하면서 협동 생활을 통해 경제적·사회적 이익 등을 얻는 생활 방식이다. 대안적 계획·생태공동체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타카 시내에서 2~3밖에 떨어지지 않은 evi는 일종의 ‘현세 친화적인’ 도시형 공동체라는 점에서 꼭 한번 탐방하고 싶었던 곳이다.

첫날은 마을 안에 있는 숙소에서 여독을 풀고 이튿날에야 마을을 제대로 둘러볼 수 있었다. 먼저 숙소 주인인 엘런과 인사를 나눴다. 1996년 서부에서 이곳으로 이사왔다는 그는 98년부터 evi의 교육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로도 일하고 있었다. 엘런이 내게 evi에 대해 브리핑을 해주었다. 빌리지 기획은 91년 시작됐다. 96년 첫 단지인 ‘프로그(frog) 마을’이 건립됐고, 2004년 바로 이웃에 ‘송(song) 마을’이 조성된 데 이어 현재 세 번째인 ‘트리(tree) 마을’이 기획 단계에 있다고 했다. 약 1에이커(약 4050㎡)의 연못을 사이에 두고 세워진 프로그 마을과 송 마을에는 각각 30동의 가옥들이 긴 타원형 꼴로 모여 있다. 두 마을의 주민은 160여 명이다.

송 마을 중앙의 마을회관에 들어서자 탁구를 치고 있던 팀(19)이라는 청년이 반갑게 다가선다. 방문 목적을 얘기하고 이것저것 물었더니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그는 여섯 살 때부터 이곳에서 살고 있으며, 캐나다의 한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 중이라고 했다.

마을회관에는 주방시설과 어린이 놀이방, 휴게실, 사무실, 손님 접대실, 청소년실, 세탁실, 창고 등이 있었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일주일에 세 번 함께 식사한다. 사안이 있을 때마다 ‘합의 회의’도 이곳에서 열린다. 의장이나 총무는 따로 없이 사안별로 선임된 임시 지도자가 주도한다. 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을 때는 투표로 결정한다. 마을 대표처럼 형식적 자리나 위계 구조는 없다. 인간관계는 철저히 비권위적이다. 평등과 관용을 중시하기 때문이란다. 주민들은 의무적으로 일주일에 2~3시간씩 커뮤니티에서 자원봉사한다.

팀은 evi의 친환경적 구조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모든 가옥의 지붕은 태양열 에너지 시스템이고 건물은 남향으로 지어 계절에 따라 태양빛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전체 가옥 중 절반은 두 채씩 한쪽 벽면을 공유하도록 붙여 지어 열효율을 높였다. 벽 중앙에는 폐신문지를 재활용한 6~7인치 두께의 특수단열재를 끼워 넣어 단열 효과를 높였으며, 유리창은 모두 3중이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우리의 온돌 방식을 사용해 바닥을 뜨겁게 해 효율적 난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마을에는 대부분의 미국인이 애용하는 라디에이터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하나 정도밖에 없단다. 온돌이 깔리게 된 경위를 물었지만 자세히 아는 사람이 없었다. 다만 처음 설계 때부터 온돌 시스템이 포함돼 있었다고 마을 관계자는 전했다.

evi의 설립에 중심적 역할을 한 리즈 워커를 만났다. 50대 후반 정도의 이 여성은 “evi가 기존의 정통적 대안 공동체들과 다른 건 도시와 같은 주류 지역사회 공동체와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타카 같은 도시와 가깝기 때문에 evi 주민 60%는 그곳에서 자영업을 하거나 파트타임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코넬대나 인카카대의 겸임교수라든가 초등학교 교사, 컴퓨터 수리공, 심리치료사, 작가, 변호사, 농부, 교육자, 요구르트 제조판매자, 친환경 건축가 등 직업 구성이 매우 다양했다. 대부분 중산층이지만 백만장자와 돈 없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evi는 또 2개의 친환경 유기농 농장과 커뮤니티 가든을 운영하고 있다.

워커에게 evi를 유지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을 묻자 “기술이 아니라 인간관계”라고 말한다. 공동체 초기에 뼈아픈 경험들을 겪으면서 ‘분쟁 조정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우선 문제에 빠진 사람들 개개인에게 경쟁심을 버리고 공동체 전체의 입장에서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그래도 안 되면 전문적 훈련을 받은 중재자가 나선다. evi에는 이런 중재자가 5명 있고 카운슬러도 있다.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분쟁조정서비스위원회’가 나선다고 했다.

evi를 떠나면서 무엇보다 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곳에 대한 팀의 애착과 자부심이 부러웠다. “서로 공유하는 삶이 솔직히 귀찮고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빙그레 웃으며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에 좀 힘들 때도 있었지만 일단 적응하면 편해지고 그만큼 이웃을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했다. 경쟁에 몰입할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청년들과 대비되면서, 그가 발을 딛고 있는 대안 공동체의 이상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송재룡교수 경희대·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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