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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동양 평화론
신용하 서울대교수의 동양평화론을 통해 본 안중근의 정치사상 발췌 재정리
 
굴렁쇠 기사입력 :  2008/04/01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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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이 글은 오마이블로그 굴렁쇠님이 지난 2006년 3월 26일 그의 블로그 내 마음속의 굴렁쇠에 올린 글이다. 
 
▲    안중근 의사: 편집부
원래 안중근이 옥중에서 <동양평화론>을 집필한 것은 동양 대내외 관계와 평화전략의 의견을 개진하기 위한 것으로서.
 
안중근은 <동양평화론>의 저작을 위해 사형 집행 일자를 한 달 정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일제 고등법원장은 몇 달이 걸려도 좋다고 했으므로, 안중근은 이 약속을 믿어 공소를 포기하고 이 저술을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나 일제측은 안중근이 <동양평화론>의 본론을 쓰기 전에 그를 사형시켜 버림으로써, 그의 <동양평화론>은 애석하게도 영구히 완성될 수 없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일제가 안중근에게 <동양평화론> 집필시간을 주겠다고 한 것은 그의 공소권 청구를 포기하게 만든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 되고 말았다.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의 골자를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1) 구한말 당시(1909년경)는 약육강식의 시대이다. 세계는 동서로 나누어져 있고, 지금은 서양세력이 동양으로 뻗쳐오는 시대이다. 세계 각 민족이 서로 나누어져 경쟁하고 침략하는 것은 서양이 만들어낸 생활방식이다.
 
그 근본을 따져 보면 예로부터 동양민족들은 다만 문(文)과 학(學)에만 힘쓰고 제 나라만 조심해 지켰을 뿐이고, 도무지 구주(歐洲)의 한치 땅이라도 침입해서 뺏은 일이 없다. 그런데 기꺼이 수백년 이래로 서양의 각 나라들은 도덕을 까맣게 잊고 날로 무력을 일삼으며 경쟁하는 마음을 양성해서 침략에 꺼리는 바가 없다.
 
(2) 서양의 동양에 대한 침략과 각 민족 사이의 경쟁은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므로 더욱 참혹한 것이다. 이제는 경쟁과 침략이 전기포, 비행기, 잠수정 같은, 모두 사람들을 상하게 하고 사물을 해치는 침략무기를 사용하면서 행해지고 있다. 청년들을 훈련하여 기계무기를 들게 하고 전쟁터로 몰아넣어 수많은 귀중한 생명들을 희생시키고 피가 냇물을 이루어 그치지 않는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면 뼈가 시리고 마음이 서늘해진다. 
 

▲     편집부

(3) 러일전쟁은 서양의 동양에 대한 침략과 각 민족간의 경쟁에서 말미암은 전쟁이다. 이 전쟁에서 일본은 좋은 명분을 내세웠다. 즉 그것은 동양평화를 유지하고 조선독립을 공고히 한다는 것이었다. 만일 그것이 명분 그대로라면 이것은 대의를 얻은 것이며, 서양의 침략을 막는 것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당시는 볼 수도 있는 것이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한 것은 일본이 강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조·청 양국 국민이 항전 명분을 믿고 일본군을 지원했기 때문이었다. 러일전쟁은 조·청 양국을 전장(戰場)으로 했기 때문에 이 요인은 아주 중요한 것이다. 조·청 양국 국민은 옛 한(恨)을 잊고 일본군대에 대하여 운수(運輸)·치도(治道)·정탐(偵探) 등에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다.
 
(4) 러일전쟁을 당하여 조·청 양국 국민이 옛 한을 잠시 잊고 일본을 지원한 것에는 큰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러시아와 일본이 개전할 때 일본 국왕 명의의 선전포고문에 동양평화를 유지하고 조선 독립을 공고히 한다 했음으로 이와 같은 대의가 밝았기 때문에 조·청 인사는 지혜로운 이나 어리석은 이를 막론하고 일치 동심해서 이에 협력한 것이었다.
 
(5) 러일전쟁에서 만일 조·청 양국 국민이 옛 한에 의거하여 러시아를 도왔다면 일본이 패전했을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일본이 전투에서 승리하면서도 아직 함경도와 여순항구를 벗어나지 못하고 봉천에서 채 이기지 못했을 즈음에, 만일 조선의 관민이 일치동성으로 을미사변의 원수를 이때에 갚아야 한다고 들고 일어나고.
 
러시아 군대가 불의를 찌르고 나와 전후좌우로 공격하며, 또한 청국도 관민이 협동해서 청일전쟁의 묵은 원수를 갚겠다고 하면서 허실을 살펴 방비없는 곳을 공격하며, 요양방면으로 유격기습을 벌여 나아가 싸우고 물러가 지킨다면 일본군은 남북이 분열되고 전후에 적을 맞아 사면으로 포위당한 비탄을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만일 이러한 지경에 이르렀다면 여순·봉천 등지와 러시아 징병들의 기세가 배가하여 앞뒤로 가로막고 좌충우돌했을 것이니, 이렇게 되면 일본의 패전이 불가피했을 것이며 또한 청국관민이 묵은 원한을 갚을 기회를 놓치지도 않았을 것이다.
 
(6) 러일전쟁에서 만일 조·청 양국 관민이 일본을 배척하여 공격했더라면 일본의 패전은 물론이려니와 서양열강은 이 기회를 타서 동양에 개입하여 동양은 백년풍운을 맞게 되었을 것이다.
 
이 때 조·청 양국 관민은 그렇게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약장(約章)을 준수하고 털끝만큼도 움직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일본을 지원해서 일본이 승리케 하는 데 작용했다. 이로 보면 조·청 양국 인사의 개명된 시선과 동양평화를 희망하는 사상을 족히 알 수 있다. 
 

▲      편집부

(7) 일본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후에 조·청 양국인사의 동양평화의 소명을 저버렸으며, 그들이 선전하였던 동양평화의 유치의 약속도 저버리고 말았다. 그것은 일본이 조선의 독립을 공고히 하기는커녕 조선의 국권을 빼앗아서 조선인과 원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조선인들은 이제 일본에게 속은 것을 깨닫고 자연 발생적으로 의병이 봉기해서 독립전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일본은 군대를 파견하여 이미 십수만의 의병을 살해했으며 수백의 의병장을 살해했다.
 
이제 조선의 국권을 되돌려 주지 않으면 모든 세계 사람들은 일본이 조선을 병탄하려는 것으로 알고 일본을 경계할 것이나, 조선에서는 끊임없이 의병이 일어날 것이고.
 
청국은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다음에는 만주와 중국을 차례로 침략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경계의 대책을 세우는 데 부심할 것이다. 일본이 조선의 국권을 박탈한 것은 의리를 배반한 것일 뿐 아니라, 이웃나라를 침략하여 동양평화를 영구히 깨어버리는 것이다.
 
(8) 만약 일본이 정책을 고치지 않고 이웃나라에 대한 침략과 핍박을 더욱 심히 한다면, 부득이 일본에게 욕을 당하지 않겠다는 의론이 조·청 양국인의 폐부에서 용솟음쳐서 관민이 일체가 되어 스스로 서양과 결맹을 해서 일본의 침략을 막으려 할 것이다.
 
내가 하얼빈에서 이등박문(伊藤博文)을 포살한 것도 이등이 이전 약속을 배반하고 조선의 국권을 빼앗았으며 만주를 침략하고자 하여 동양평화를 영구히 파괴하고 있기 때문에 동양평화를 위하여 하얼빈에서 의전을 전개하고 여순에서 담판의 자리를 얻은 작은 예인 것이다.
 
(9) 일본이 조선의 국권을 박탈하고 만주와 청국에 야욕을 가졌기 때문에 다져질 듯하던 동양평화가 깨어지기 시작하였다. 자연의 형세를 돌보지 않고 이웃나라를 해치는 자는 마침내 반드시 멸망할 것이다.
 
일본은 동양에서 이미 고립되어, 조선국민으로부터 독립전쟁의 공격을 받기 시작했으며, 청국 관민으로부터 공격의 표적이 되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부터 경계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만일 일본이 계속하여 이웃나라를 침략하고 핍박한다면 이것은 일본 자체의 파멸을 자초할 것이다.
 
(10) 동양평화를 실현하고 일본이 자존하는 길은 우선 조선의 국권을 되돌려 주고 만주와 청국에 대한 침략 야욕을 버리는 것이다. 그러한 후에 서로 독립한 청·조선·일본의 3국이 평화를 부르짖고 서로 화합하여 점차 개화의 영역으로 진보해서 구주와 세계 각국과 더불어 평화를 위해 진력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동양평화는 실현되고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     © 편집부
 ※신용하 서울대교수의 동양평화론을 통해 본 안중근의 정치사상 발췌 재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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