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문}

라즈니쉬!

그는 사람이 아니다. 인화물질이다. 아니다, 정신의 수소폭탄이다. 그는 대단히 방대하고, 대단히 난해하고 대단히 위험한 존재이다. 그런 줄 뻔히 알면서 그를 영적 스승으로 모시고 삼십여년 동안 하루도 잊지 않고 살다보니, 어디까지가 그이고 어디까지가 나인지 경계가 허물어지고 말았다. 내가 하는 말, 내가 하는 생각 중에서 멋지고 고상한 말은 전부 그의 것이고, 유치하고 너절한 것은 전부 내 것이 되고 말았다. 내게 영적 벼락을 쳐 내 삶을 근본에서 흔들고 나를 변형되게 한 스승을 가상대화 형식을 빌어 한국의 눈 밝고 귀 밝은 젊은이들에게 소개한다. (한국라즈니쉬학회 회장: 송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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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즈니쉬     ©브레이크뉴스

송현: 선생님, 반갑습니다.
라즈니쉬: 그대가 누구인가?
송현: 저는 한국의 서울에 사는 송현입니다. 오래 전에 선생님으로부터 "비말 끼르띠"라는 산야스를 받았습니다.
라즈니쉬: 그래? 그러면 그대도 산야신이구먼?
송현 : 예. 저는 구도자입니다.
라즈니쉬: 비말 끼르띠라는 말뜻은 아는가?
송현 : 순수본질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라즈니쉬: 말뜻은 아누만.
송현 : 그 말뜻만 아는 정도가 아닙니다. 선생님. 저는 오래 전에 "젊은 날에 만나야 할 영적스승 라즈니쉬"란 책을 명상출판사에서 출판했고, "라즈니쉬 예술론(3600매)"도 집필할 정도로 한국에서 제법 고수축에 듭니다.

라즈니쉬: 고수?

송현 : 예.
라즈니쉬: 자네가 말하는 고수란 마스터 정도를 말하는가?
송현 :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 고수란 마에스트로 정도를 뜻합니다.
라즈니쉬: 허허허. 자칭 마에스스로?
송현 : 예. 선생님.

라즈니쉬: 좀 전에 “라즈니쉬 예술론”이라 했던가?
송현: 예 선생님.
라즈니쉬: 그 책은 출간되었냐?
송현: 출간되지 않았습니다.
라즈니쉬: 왜?
송현 : 차일피일 하다가 출판사가 부도났습니다.
라즈니쉬: 쯧쯧. 그러면 그 책이 출간되기는 틀린 건가?
송현 : 아닙니다. 언제든지 상품 가치를 알아보는 임자만 만나면 출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즈니쉬: 그런 임자를 만나면 좋겠구먼.
송현 : 고맙습니다. 선생님. 저는 근 삼십년을 선생님에 대해서 공부했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선생님에 관한 글을 앞으로 원고지 1만장 정도(책 10권)더 쓸 참입니다. 그래서 자칭 라즈니쉬 박사입니다. 현재 한국 향기명상협회의 고문직과 한국 라즈니쉬학회장직도 맡고 있는 선생님의 제자입니다.

라즈니쉬: 한국에 라즈니쉬 학회가 있냐?
송현: 예. 며칠 전에 제 마음대로 만들었습니다.
라즈니쉬: 회원이 많은가?
송현: 아직 한 명도 없습니다. 앞으로 모아서 공부할 것입니다.
라즈니쉬: 사무실은 있냐?
송현 : 예.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있습니다.
라즈니쉬: 사무실만 있으면 뭐하냐? 회원이 있어야지!
송현: 앞으로 회원을 모집할 참입니다.

라즈니쉬" 아하, 그래?. 오늘 내게 질문할 게 뭔가?
송현 : 궁금한 게 수없이 많은데, 그 중에서 연애결혼에 대해서 여쭙고자 합니다.
라즈니쉬: 연애결혼? 그것은 성공할 수가 없는 결혼 행태야.
송현 : 아니, 선생님, 요즘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연애 결혼을 하는데, 선생님께서는 어쩌면 그렇게 성공할 수 없다고 단칼에 단정합니까?
라즈니쉬 : 자네는 연애결혼이 뭔지를 잘 모르군!
송현: 아닙니다. 선생님. 저도 연애 결혼을 했고,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연애결혼을 한 것을 봤습니다.
라즈니쉬: 그래서 연여결혼에 대해서 잘 안다는 건가?
송현: 잘은 안다고 할 수 없지만 좀 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
라즈니쉬: 꼬박꼬박 말 대꾸 하지 말고, 내 말 똑똑히 듣게!
송현: 예 선생님.

라즈니쉬 :연애결혼의 속성이 바로 실패야. 걍 결혼은 성공할 수 있지만 연애 결혼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네.
송현 : 그 이유가 뭡니까?
라즈니쉬 : 연애 결혼은 환상의 산물이라서 그래.
송현 : 환상은 현실에서 승리할 수 없기 때문이란 말씀입니까?.
라즈니쉬: 내 말귀를 잘 알아듣누만.

송현 : 선생님, 그러면 결혼하고 달콤한 신혼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라즈니쉬 : 흔히 신혼은 끝났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환상적인 부분이 끝났다는 의미이지. 신혼은 환상이야. 환상이란 그대가 투사한 것일 뿐 실제는 아니지. 그대가 투사한 것은 그대의 꿈일 뿐이야. 그래서 신혼이 끝났다는 말은 그대가 투사한 꿈이 끝나고 현실이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송현 :선생님, 아름다운 신혼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습니까?
라즈니쉬 : 그러려면 사랑하는 사람과 절대로 만나지 않으면 가능하지.
송현: 제가 사랑에 빠져보니 하루 라도 안보면 죽고 못살겠던데요?

라즈니쉬: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는 절대로 만나서는 안된다는 거야. 역사에 등장하는 불멸의 연인들은 서로 만날 없었던 사람들이다. 라일라와 만주, 쉬리와 파리하드는 불멸의 연인들인데 만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야. 사회가 온갖 방법으로 둘의 사랑을 방해했다. 마치 음식을 앞에 두고 못 먹게 하면 환상이 지속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음식을 먹게 되면 환상이 사라지는 이치와 같은 거야. 인도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사회 중의 하나이다. 인도는 적어도 5천년 이상 존속했다. 이 기나긴 경험을 통해서 인도는 사랑 없는 결혼을 택하는 이가 많다.
송현: 인도에는 연애결혼을 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입니까?
라즈니쉬: 당근이지.

송현: 선생님, 사랑 없는 결혼은 성공한다는 의미입니까?
라즈니쉬: 그렇다. 사랑 없는 결혼은 신혼의 기간이 없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
송현 :대단히 역설적인데요. 선생님?
라즈니쉬 : 사랑 없는 결혼은 출발부터 환상적이지 않고 현실적이다. 거기엔 아무런 꿈도 허용되지 않는다.
송현 :인도의 부모들은 자녀를 결혼시킬 때 배우자 선택에 어느 정도 개입합니까?
라즈니쉬 : 부모들은 자녀들이 배우자 선택을 못하게 한다. 신랑이 신부를 선택하거나 신부가 신랑을 선택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대부분 부모들이 정해준다. 부모들은 당연히 오랜 삶의 경험 때문에 아주 현실적이다. 그래서 결코 사랑에 빠지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다. 

송현 : 사랑을 배제 하면 뭘 보고 결혼 배우자를 고릅니까?
라즈니쉬 : 여러 가기 즉 재정 상태, 명예, 지위, 가족 상황 등을 고려한다. 그들은 수많은 것들을 고려하지만 단 한 가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송현 :그게 뭡니까?
라즈니쉬: 사랑이다!'
송현: 참 놀라운 일입니다. 믿어지지 않습니다.
라즈니쉬: 사랑만은 고려하지 않는다. 사랑은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 그들은 점장이에게 가서 이것 저것 물어보고 결정하는데, 점쟁이는 전부 대답해주지만, 사랑만큼은 절대로 묻지 않는다.
송현 :왜요?
라즈니쉬: 왜요라니! 사랑이 결혼의 조건이 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송현 :저는 선생님 생각과 전혀 상반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결혼에서 사랑이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데요?
라즈니쉬: 그래서 너는 사랑에 빠져서 연애결혼을 했나?
송현 : 예. 사랑에 미쳐서 결혼했습니다.
라즈니쉬: 그래서 행복하게 결혼생활이 잘 유지 되고 있는가?
송현 : 아닙니다. 16년 만에 이혼했습니다.
라즈니쉬: 그런 좋은 경험을 하고 아직도 사랑 타령인가?

송현 : 그래도 저는 결혼에서 사랑이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라즈니쉬 : 그대는 아주 순진하누만. 나이가 몇이야?
송현 : 돼지 띱니다.
라즈니쉬 : 돼지 띠면 몇살인데?
송현 : 선생님, 저는 주민등록상의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참고로 제 아들이 군대 갔다왔습니다.

라즈니쉬 : 자네는 많은 세월을 헛 살았군! 이제부터라도 내 말을 잘 들어보게.
송현 : 예 선생님.
라즈니쉬 :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이, 두 남녀가 부모나 사회에 의해 함께 살게 된다. 함께 사는 사람은 당연히 정이 들게 된다. 하지만 그 정이라는 것은 여동생을 좋아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한 가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서로 정이 드는 것이다. 그래 자신이 여동생을 택하거나 남동생을 택한 것이 아니다. 그들과 함께 살게 된 건 그대의 선택이 아닌 우연히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함께 살면서 많은 일을 겪다보면 정이 들게 된다. 혹은 싫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사랑이나 증오가 아니다. 절대 극단으로 가지 않는다. 아주 균형적이다. 결혼, 중매도 이와 마찬가지 경우이다. 남편과 아내가 함께 살다보면 서로를 느끼게 된다. 알겠나 내 말 뜻?

송현: 예 알겠습니다. 선생님!'
라즈니쉬 : 사랑 없이 하는 결혼의 사회적 관여에 대해서 일러주마. 사회는 어떤 혼외 정사도 허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남편은 당연히 아내하고만 성행위를 해야 하고 아내는 남편하고 성행위를 해야 한다. 만일 그대가 한 가지 음식만 먹게 하고 다른 음식은 먹지 못하게 한다면 얼마나 참을 수 있겠는가?
송현 : 저라면 시껍하겠습니다.
라즈니쉬 : 죽으나 사나 그것이라도 먹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은 한마디로 사회의 책략이다. 

송현 :사회적 책략이라니요? 선생님.
라즈니쉬 : 만일 혼외 정사가 허용된다면 남편이 아내와 성행위를 원치 않고 아내도 남편과 성행위를 원치 않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그들은 단지 허기지기에 그리고 다른 배출구가 없기 때문에 서로 성행위를 할 뿐이다. 그들은 자포자기하여 결합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에 자식이 태어나고. 점점 서로 묶이게 된다. 종교적이고 사회적인 구속, 자식에 대한 책임감,가족들이 뭉쳐서 굴러가게 된다.
송현 : 그러나 연애결혼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입니까?
라즈니쉬 : 그렇다니까! 연애 결혼은 시적(詩的)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대는 사랑에 빠지고 연인에 대해서 꿈꾸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꿈의 절정에 도달한다. 이러한 꿈들은 연인을 만나기 전까지만 지속된다. 그 다음 서로 결합하고 만족하게 되면 그 꿈들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이제 처음으로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를 보게 되는 것이다. 상대의 실체를 본다.
송현 : 실체를 보고 나면 상대에 대한 환상이 깨어진다는 것이군요.
라즈니쉬 : 그렇다. 그대의 아내를 현실로 볼 때 그대의 남편을 현실로 볼때 신혼은 끝나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말한 신혼은 끝난다는 의미이다. 알아들었냐? 내말뜻.

송현: 예 선생님, 그런데 이런 현상은 비단 결혼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라즈니쉬 :그렇다. 다른 종류의 인간관계에서도 일어난다. 모든 인간 관계 즉 스승과 제자의 관계 등 어떤 종류의 관계에서든 환상적인 면은 포함되어 있다. 그 환상은 그대의 마음이다. 억압된 꿈으로 날아온 것이다. 보다 좋은 세상에서는 더욱 깊은 이해와 함께 결혼제도가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결혼과 함께 신혼도 사라질 것이다.
송현 : 과연 그럴까요. 선생님?

라즈니쉬 : 자네 이름이 뭐랬나?
송현 : 송현입니다.
라즈니쉬: 송현! 내말 똑똑히 들어라. 여러 사회들이 있는데 가령 힌두 사회는 사랑을 말살함으로써 신혼을 말살했다. 오직 결혼만이 있을 뿐이다. 미국 사회는 결혼을 말살시키고 사랑과 신혼을 구했다. 결혼은 사라지고 오직 신혼만이 존재한다. 그러나 내게 있어서 깊은 의미에서 둘 다 음모이다.
송현 : 그게 무슨 의미입니까?
라즈니쉬 : 신혼은 오직 억압 같은 것이 있을 때만 존재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거기 할 것이 전혀 없다. 그리고 만일 투사할 것이 있다면 사랑은 또다시 실패할 것이다. 사랑이 실패했으니 이제는 사회의 학자들이 끼어들어 결혼을 주선할 것이다. 거듭되는 사랑의 실패는 사람들을 광기로 몰아갈 것이다. 거기다가 삶을 어렵게 만들고 사람들은 자살로 이끌어가고 노이로제와 정신불열, 신경과민으로 몰고 갈 것이다. 그러면 정치가와 성직자들은 결혼을 한사코 주선하게 된다. 

송현 : 선생님의 지론이 새롭기는 한데 제게는 아주 혼란스럽습니다.
라즈니쉬 : 내 생각에는 결혼과 낭만이 사라진 다른 사회가 필요하다. 두 사람을 법적인 강요에 의해서 살게 하는 비도덕적 결혼은 점점 사라질 것이다. 서로 원치 않는데도 강제로 살게 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에 어긋나고 신에 어긋난다. 사람들이 강제적으로 살지 않는다면 99퍼센트의 사회적 질병은 사라질 것이다.
송현 : 선생님의 생각은 참 혁명적입니다. 그런데 저는 결혼을 두 번 했습니다. 첫번째 결혼도 사랑에 미쳐서 결혼했고 두번째 한 새혼도 사랑에 목숨 걸다시피 했습니다.
라즈니쉬 : 그래서 결과가 어찌되었다는 거야?
송현 :첫번째 결혼은 16년 살다가 깨어졌고, 두번째 한 새혼도 문제가 적지 않습니다.
 
라즈니쉬: 지금이 몇시인가?
송현 : 한국시간으로 200x년 xx월 2일 새벽 4시 14분입니다.
라즈니쉬: 그대는 잠도 없냐? 오늘 이만 하고 내일 이 주제에 대해서 미진한 부분을 계속 질문해라.
송현 : 예 선생님. 안녕히 주무세요.
라즈니쉬 : 그대도 잘 자게!(2007.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