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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체제 붕괴시 중국, 북한 소유 주장펼 수도"
세계의 중심은 이미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동
 
조선일보 단독 기사입력 :  2009/05/0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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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플러스] 폴 티파니 미 버클리 대 경영대학원 교수 단독 인터뷰

입력 : 2009.05.02 14:27 / 수정 : 2009.05.02 15:55

"미국 경기 더 나빠질 것… 한국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해야"
<이 기사는 이코노미플러스 5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전 세계가 경제 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007년,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미국계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를 단숨에 무너뜨리며 미국의 금융 위기를 불러왔다. 이 일로 인해, 미국 의존도가 높은 북서부 유럽의 아이슬란드가 국가 부도 사태에 내몰렸다. 여파는 유럽, 아시아로 확산됐다. 각 나라들이 앞 다퉈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세계 경제가 언제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1930년 세계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라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2007년 10월, 2000포인트를 넘어섰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4월 중순, 1300포인트대로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9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 중순, 1300원대로 치솟았다. 실업률은 급등하고 있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에 국내 실업률은 4%대였다. 2006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북미 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은 향후 계획을 잡지 못해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경제 위기는 언제쯤 회복기로 접어들까. 국내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이코노미 플러스>는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세계화이론의 대가인 폴 티파니 미국 버클리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단독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미국 현지의 이병서 a.t.커니 컨설턴트를 통해 이뤄졌다. <이코노미 플러스>는 앞으로 3회에 걸쳐, 미국의 경영대학원에 재직 중인 경영 석학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게재할 계획이다. 
▲ 폴 티파니(paul a. tiffany) 교수 약력

로욜라 대학교 학사, 하버드 대학교 경영학 석사, 버클리 대학교 경영학 박사, 1994~현재 버클리 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맥도널드 경영 컨설턴트 역임 저서 , ,

“미국 경기는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

 

세계 경영석학 릴레이 인터뷰 첫 번째 주자는 ‘세계화 이론’의 대가인 폴 티파니 미국 버클리 대 경영대학원 교수다. 티파니 교수는 하버드 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버클리 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스탠포드 대, 인시아드(insead), 와튼 스쿨에서 교수를 지냈다. 중국 상하이와 태국 방콕의 대학에서 교환교수를 지낸 그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정통한 경영학자다. 전략 컨설팅 회사인 폴앤어소시에이츠의 ceo이기도 하다.

 

4월18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버클리 대 경영대학원 연구실에서 티파니 교수를 만났다. 티파니 교수는 “미국의 경기는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며 “이런 위기 속에서 각 국가들의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은 거세질 것이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기업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세우고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 초 7000 밑으로 떨어졌던 다우존스지수가 지난 4월 중순, 8000 후반대까지 오르면서, 미국 경기가 이제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솔솔 나옵니다.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봐도 됩니까.

 

“지난 3월을 기점으로 다우존스와 나스닥 지수가 ‘턴 오버(turn over)’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금융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저는 미국 경기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봅니다. 전 세계를 공황 상태에 빠트린 근본적인 원인이 전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번 사태의 원인과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여전히 이번 위기를 불러일으킨 문제가 내재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뉴욕 증시 회복을 미국 경기 회복의 신호탄으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군요.

“이번 금융 공황은 단순히 미국의 5대 투자은행이었던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 베어스턴즈의 파산으로 생긴 문제가 아닙니다. 보다 거시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클린턴 정부 시절인 1997년, 미국의 은행들에 큰 변화가 생깁니다. 그동안 각자 영역이 나뉘어있던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경계가 무너진 것이죠. 투자은행이 상업은행의 역할을, 상업은행이 투자은행의 일을 대신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에 돈이 넘쳐났습니다. 2003년을 전후해 은행들은 이 돈을 마구잡이로 서민들의 주택 자금 용도로 빌려주게 됐죠. 당시 ‘닌자론(ninja loan)’이라는 유행어가 있었습니다.

 

‘수입이 없어도(no income)’, ‘직업이 없어도(no job)’, ‘자산이 없어도(no asset)’도 ‘아무 문제가 없다(no problem)’는 글자의 머릿자를 딴 합성어죠. 은행에서는 대출 자격 심사 조건에 맞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마구잡이로 돈을 빌려줬습니다. 서민들은 은행에서 빚을 내 집을 샀죠. 하지만 이들이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생겼고, 이는 고스란히 은행의 부실채권이 됐습니다. 이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2007년에 폭발한 것이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입니다. 채권 회수가 어려워진 은행이 무너지면서 오늘날 전 세계에 금융 위기가 불어 닥친 겁니다. 지난달을 기점으로 뉴욕 증시가 다소 올랐을 뿐, 서민들의 구매 심리, 은행의 부실채권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니 미국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보기 어렵죠.”

 

“은행이 부실채권 털기 전까지 경기 회복은 없다”

 

폴 티파니 교수의 목소리에서 단호함이 묻어났다. 미국 증시 오름세에 힘입어 글로벌 증시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겠느냐는 기대와 정반대되는 노교수의 시각이었다. 그는 오히려 “향후 미국 경기가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근 뉴욕 증시의 상승은 웰스파고(wells fargo)은행과 씨티은행의 실적이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다는 것에 힘입은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메리카은행(bank of america)은 여전히 수조원에 달하는 위험 요소를 갖고 있고, 그 외 시한폭탄이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미국 경기가 지금보다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바마 정부가 출범한 뒤에 금융 안정을 최우선 정책으로 세우며, 이번 사태에 대한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이것이 미국 경기 회복에 불씨를 살리지는 못한 건가요.

 

“정부는 긴급 수혈 자금을 은행에 쏟아 부어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고, 은행이 이 자금을 우량 서민들에게 대출해준다는 것이죠. 여기서 우량 서민이란 현재 단순 유동성 위기에 몰렸지만, 은행 돈을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들의 막힌 숨통을 틔워, 소비를 부추김으로써 경기 회복을 꾀하자는 전략이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자금을 지원받은 은행들이 ‘우량 고객이라 할지라도 더 이상 대출을 하지 않겠다. 차라리 우리가 지금 보유하고 있는 부실채권을 털어내는 데 정부의 자금을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긴급 자금 지원이 실질적인 경기 회복에 전혀 반영이 되지 못하는 겁니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는 경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각종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고 있지 않습니까. 

“물론 미국 정부가 은행을 통째로 사버린다면, 자신의 의지대로 우량 고객들에게 다시 대출을 해주면서 경기 회복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오바마 정부가 사회주의 정부냐’는 비난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어 역시 불가능한 일입니다. 결국 오바마 정부는 은행의 부실채권을 싸게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예를 들어 ‘너희 은행의 부실채권 100원짜리를 정부가 30원 정도에 사겠노라’고 한 것이죠. 하지만 은행들은 ‘100원짜리 채권을 왜 30원에 파느냐. 100원은 되지 않더라도 90원은 받아야지. 조만간 30원보다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을 거야’라며 여전히 낙관론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도와주지 않고 시장경제의 논리에 따른 자정작용이 발생하는 것이 낫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경쟁력이 약한 은행들은 스스로 도산하도록 내버려두자는 얘기죠. 결국 은행이 모든 부실채권을 털어내고, 깨끗해지기 전까지는 경제 선순환이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정부가 지원을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은 정확히 언제쯤일까요.

“은행의 부실채권이 완전히 소멸되고, 서민들의 소비로 인해 실물경제가 살아날 때가 경기 회복의 신호탄입니다. 아직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번 사태도 사태지만, 이로 인한 파장이 크다는 점입니다. 향후 전 세계 국가들의 자국 보호 정책이 강화될 겁니다. 그동안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앞 다퉈 전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갔던 국가들이 자국 기업부터 보호하겠다고 나설 수 있다는 점이죠.”

한국 기업,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해야

자국 보호 정책이 강화된다는 것은 어떤 뜻입니까. 이미 글로벌 시대를 맞아 세계의 장벽은 무너진 상황 아닙니까. 다시 과거의 쇄국주의적 경제 체제로 돌아간다는 얘기입니까.

 

“세계화는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것이죠. 미국에서 벌어진 이번의 사태가 전 세계에 파장을 미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동안 다른 나라의 제품을 수입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던 국가들 중 일부는 이번 사태로 ‘내 나라 기업의 제품부터 먼저 팔고 보자’는 보호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은 이제 시장을 닫으려고 합니다. 자동차, 휴대전화, 가전제품 등 모든 분야에 해당됩니다. 미국의 금융 위기가 자국에 어떤 치명타를 가져왔는지 뼈저리게 느끼면서 여기에서 무언가를 배운 것이죠. 과거에는 내 것이든 남의 것이든 상관없이 물건을 소비해왔다면, 이제는 가급적 ‘내 것’을 우선 쓰고 보자는, 또 ‘내 것’을 우선 팔고 보자는 분위기가 생길 수 있다고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물론 이는 좋은 징조가 아닙니다. 미국에서 발생한 이번 금융 위기에 대해 전 세계의 국가들이 지혜를 모아 해결책을 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우선 자기 국가를 보호하기에 바쁜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은 이를 직시해야 합니다.”

 

한국의 간판 기업인 삼성, lg, 현대자동차는 수출 지향적인 기업입니다. 만일 이런 자국 보호주의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면, 수출 실적은 물론 회사 전체의 매출에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의 ceo들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합니까.

 

“한국, 일본과 같이 수출 위주인 기업을 많이 보유한 나라들은 이번 미국의 금융 사태 해결을 지켜볼 것이 아니라, 이후의 사태에 대비해야 합니다. 어려움은 계속될 겁니다. 각 국가들의 자국 기업 보호주의가 강화되는 데다, 그동안 한국, 일본의 물건을 소비해왔던 세계인들의 소비 패턴이 과거와 같다고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의 ceo들에게 ‘최후의 날’ 시나리오를 생각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1970년대 미국 정유 회사인 쉘(shell)이 수행했던 ‘시나리오 플래닝’ 경영 기법이 좋은 실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예를 봅시다. 가령 비행기의 연료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죠. 무엇을 제일 먼저 버려야겠습니까. 기내에서 비행기 조종사를 먼저 버리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의 전체 매출이 50%가 줄어드는 가상 시나리오를 한번 작성해보십시오. 그런 상황에서도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들, 가지고 있으면 좋은 것들,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는 것들을 분석하는 겁니다. 또 지난 10년 동안의 매출 패턴을 자세히 살펴보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과거의 어떤 시점에 순이익이 25% 줄었다면, 다음해의 이익 산출이 가능했을까 등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살펴보십시오. 쉽지 않지만, ‘위기 경영 파일’을 만들어야 할 시점입니다. ‘아직 매출이 줄어든 것이 아닌데 벌써부터 호들갑을 떨 필요가 있겠느냐’는 안이한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기업의 가장 나쁜 상황을 가정하고, 이런 상황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을 선정하고, 이를 직접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이번 금융 위기, 전 세계적 변화 가져올 것

 

폴 티파니 교수는 이번의 금융 위기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자국 보호주의의 강화’,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의 변화’, ‘금융인들의 모럴 해저드에 대한 조치 ’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 기업의 ceo들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경영 전략을 짠다고 해도, 수출의 기본 시장인 북미 시장의 문이 좁아지면 뾰족한 수가 없는 것 아닙니까.
“미국이 수출 지향적 국가들에게 최고의 소비 국가라는 점은 여전히 분명합니다. 이는 단순히 인구 숫자나 정부 정책 때문만은 아닙니다. 미국과 유럽 소비자들의 성향과 연관이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저축보다 소비에 치중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노후 보장이 잘 돼 있는 유럽인들도 마찬가지죠. 아시아는 수입의 일정 수준을 저축하는 문화지만, 미국과 유럽은 다릅니다. 하지만 이들이 앞으로도 계속 소비에 치중하는 생활 패턴을 보일런지는 미지수예요. 이번 일을 계기로 이들은 변할 겁니다.”

 

이번 금융 대란을 계기로 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금융업 종사자들의 모럴 해저드 문제도 더욱 거세게 제기될 겁니다. 지난해 한 투자은행은 사상 최악의 경영 실적에도 불구하고, 전체 직원 2000명 중 980여 명이 각각 100만달러 이상의 돈을 챙겨갔습니다. 하지만 이번 위기가 끝나고 난 뒤에도 이들이 이렇게 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가고, 누군가는 업계에서 떠날 수밖에 없는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습니다. 경제 전반에 걸친 변화가 불어 닥칠 겁니다. 이번 경제 위기를 넘겼다고 해서, 과거와 같은 시대가 올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십시오. 특히 한국처럼 수출 지향적인 국가의 기업들은 철저히 분석하여 대비책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한국은 이제 북미 시장보다는 친디아(chindia=china+india)에 훨씬 집중하는 마케팅 정책을 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북미 시장에 버금가는 수출 대상국이기는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타격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또 아직까지 중국을 생산을 위한 전진기지로 생각하는 경향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친디아가 북미의 대용 시장이 될 수 있겠습니까.

“미국에서는 1970년대에 일본 제품을 ‘싸구려’라고, 1980년대에 한국산을 ‘쓰레기’라고 불렀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아십니까? 얼마 전, 세계의 3대 모터쇼 중 하나인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한국의 현대차를 ‘최고의 자동차’로 선정했습니다. 자동차, 전자 제품, 휴대전화 등 모든 분야에서 한국 제품은 이제 최고의 가치를 가진 고가의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왜 이 현상이 중국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중국이 변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버리십시오. 중국은 교육열이 높고, 제품의 카피에 능합니다. 그들은 이미 꾸준히 변해오고 있습니다. 중국을 조금이라도 제품의 생산기지로만 생각하고 있다면, 그 생각은 당장 버려야 합니다. 수십억 명의 중국인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이미 세계 무역의 중심은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겨졌습니다.”

 

세계의 중심은 이미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동

 

티파니 교수는 미국의 경영학자 중에서 중국과 일본, 한국에 대해 정통한 아시아 전문가다. 그는 10년 전부터 매년 4~5번씩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4년에서 2007년까지 중국 상하이에 있는 ‘중국-유럽 국제 비지니스 스쿨’에서 강의했고, 틈날 때마다 기고문을 통해 ‘중국의 발전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의 금융 위기가 중국에까지 여파를 끼친 지금도 그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보였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여전히 중국은 우리가 북미 시장만큼 사활을 걸어야 할 거대 시장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중국의 빠른 성장에 대해 여전히 주목해야 합니다. 중국의 이런 성장은 여러 가지로 설명될 수 있는데, 우선 중국의 구매력을 꼽을 수 있죠. 중국의 실질 구매력 (purchasing power parity)을 환산하면 대략 7조5000억달러로 추정됩니다. 이는 미국(14조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숫자죠. 물론 인구가 미국에 비해 4배나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두 번째는 중국의 교묘한 환율 정책입니다. 중국은 전체 gdp의 45%가 수출에서 발생하는 만큼,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낮은 환율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1달러에 8.27위안의 고정환율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정환율은 wto의 규제 사항이기는 하지만, 신흥개발국가들에서 자체적으로 환율을 통제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용하는 분위기입니다. 1970년대 일본도 비슷한 정책을 폈었죠. 결국 이런 정책으로 인해 중국은 가격을 낮춰서 상품 판매를 증대시켰습니다. 가장 좋은 예는 미국의 가장 큰 소매점인 월마트인데, 이 곳 제품의 87%가 ‘메이드인 차이나’입니다.

 

많은 나라들이 중국의 급성장에 대해 이해를 같이 하고 있지만, 지역 불균형 등 고질적인 문제로 말미암아 발전이 더딘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중국의 일부 기업들은 산업 폐기물을 함부로 버리고, 적정 임금보다 낮은 보수를 지급하며 일을 시키고, 직원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1년에 1000명의 광부가 석탄 채굴 현장에서 죽는다고 해요. 이 때문에 1년에 10만 건 이상의 폭동이 일어나는 곳이 중국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앞으로도 저환율 정책을 유지함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것입니다.”

 

중국이 왜 이런 저환율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중국의 환율 정책은 중국 특유의 지역적 불균형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동부 해안은 점점 부유해지고, 서부는 가난합니다. 중국의 평균 1인당 gdp는 5000달러지만, 서부는 고작 200~300달러에 머물고 있습니다. 중국 내에 두 개의 중국이 있는 셈이죠. 불균형이 심하지만, 대략적으로 중국은 3억8500만 가구가 4억2500만대의 tv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시골이라고 해도 중국에는 cctv와 위성방송이 있고, 21개의 다른 채널이 있죠. 서부 사람들은 tv를 통해 무언가가 잘못되고 있음을 느낄 것이고, 중국 정부의 부패를 보고 있을 겁니다.

 

후진타오 주석은 이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조화로운 국가’라는 슬로건을 걸었습니다. 그의 관심은 ‘어떻게 서부 빈곤 지역을 개발할 것인가’라는 것입니다. 이는 현재의 고정환율을 지키는 것이죠. 우리가 코스트코에서 중국 제품을 더 많이 사게 되면, 중국의 생산이 늘어날 것이고, 더 많은 노동자가 필요할 것이고, 결국 중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20년 동안 3억5000만 명의 인구가 이런 노력으로 인해 빈곤층에서 벗어났다고 가정해보죠. 한국 인구의 7배에 달하는 인구가 한 세대 만에 빈곤층에서 벗어나게 되는 겁니다. 이런 정책은 지금까지 선진국에서 행해진 어떤 개발 정책보다 큰 효과를 거두는 정책이 되는 셈입니다.”

 

대 중국으로의 수출 판로를 뚫어야 하는 한국에게는 그다지 좋지 못한 신호로 보입니다. 한국은 중국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할까요.



“중국과 한국 사이에는 또 다른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북한입니다. 한국이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서 북미와 유럽 시장 외 친디아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북한의 존재에 대해 정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중국은 북한의 천연자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체제가 무너지고 난 뒤, 중국은 북한을 자신들이 소유하겠다는 주장을 펼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여러 로컬 신문들을 통해 ‘한국인들이 중국인이라는 증거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의 경제는 물론 국가 전반에 걸쳐 변화가 불어 닥칠 겁니다.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충분히 이런 상황이 일어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한국 기업들, 이제 효율성보다
혁신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전 세계의 자국 보호 정책, 중국의 맹추격 등을 이겨낼 수 있는 한국 기업의 장점은 뭘까요. 한국 기업들은 향후 어떤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한국은 고부가가치 산업에 미래를 걸어야 합니다. 뛰어난 기술력과 마케팅을 바탕으로 말이죠. 가령 미국 산업의 핵심은 ‘혁신’입니다. 실리콘밸리가 대표적인 예죠. ‘내가 원하는 대로 생각한다’, ‘내가 말하는 대로 될 것이다’는 생각이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죠. 한국의 기업들이 효율성만으로는 더 이상 중국 기업들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없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기업의 혁신성을 높일 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여기서 얘기하는 ‘혁신성’이란, 단순한 신제품 출시가 아니라, 신제품 출시를 통해 기존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산업을 발생시키는 수준의 역량을 의미하는 것이다. ge의 전구, ibm의 pc, ms의 윈도, 그리고 최근 애플의 아이폰 등이 대표적인 혁신성 사례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성공적인 기업들은 대부분 이러한 혁신성을 바탕으로 세계를 재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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