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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교수 국회 강연, “진보진영, 李정부 공격을 진보로 인식”
"진보, MB비판 몰두 자기성찰 기회 놓쳐" /편집-안일규
 
오마이뉴스 기사입력 :  2009/09/0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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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교수 국회 강연, “진보진영, 李정부 공격을 진보로 인식”
글쓴이 : 안일규 날짜 : 09.09.01 조회 : 7
"dj-노무현 계승해서 선거 이길 수 있나
 진보, mb비판 몰두 자기성찰 기회 놓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초청강연에서 진보진영에 쓴소리

 

<오마이뉴스> 구영식 (ysku) 기자
 

 

  
오랜만에 강연에 나선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현재 민주당은 두 전직 대통령을 계승하는 데만 몰두해 있다"고 비판했다.
ⓒ 오마이뉴스 구영식
최장집



[기사보강 : 1일 오후 1시 55분]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와 <민주주의 민주화>, <어떤 민주주의인가>의 저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민주당 등 진보개혁진영 일각에서 일고 있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계승론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최 교수는 1일 진보개혁입법연대 초청 강연에서 "민주당에만 초점을 맞추어 보면 전통의 계승, 큰 리더십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는 많이 얘기하는데 앞선 정부의 잘잘못을 냉철하게 평가하고 앞으로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선호할 대안 만들기는 별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도 "현재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하는 방안 만들기에 급급"하다고 서술했다.
 
"진보개혁진영의 막무가내 공격이 mb정부 강화시켜"
 
최 교수는 "(민주당이) 앞 지도자를 승계하는 데 경쟁하고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향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며 "민주정치는 책임정치가 핵심이기 때문에 (지난 10년간의) 민주정부가 뭘 잘 했고, 뭘 잘못했는지 객관적으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최 교수는 두 전직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올라가는 현상을 "패러독스적 결과"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진보개혁진영에서)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강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두 전직 대통령이 사망한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세가 회복되고 있다"며 "(진보개혁진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잘못한다고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이명박 정부를 향한 혹독한 비판은 촛불시위로부터 시작됐는데 (이런 것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민에게 반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깨닫게 해서 이명박 정부가 좋은 방향으로 가는 데 자극이 될 수 있다"며 "실제로 이명박 정부가 강해서 잘 하는 게 아니라 막무가내 공격의 결과로서 강해지는 결과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교수는 "촛불시위, 두 전직 대통령 사망 등 큰 정치적 사건들이 생긴 과정에서 지난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참패한 이유를 성찰하지 못하고 이명박 정부 비판만이 강해지는 경향이 일어났다"며 "이후 정치경쟁을 주도한 담론은 민주 대 반민주라는 이분법적 구도였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이런 구도로 이명박 정부를 바라보게 되면서 반mb연합정치=민주대연합=민주통합론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를 온힘으로 비판하는 것이 진보의 내용인 것처럼 이해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민주대연합론을 "억압적 담론"이라고 규정한 뒤 "현 보수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은 대동단결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이러한 대동단결론은 이해관계를 억압하기 쉽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말했다.
 
"보수우위 양당체제 뚜렷해지고 있어"
 
또한 최 교수는 "(mb 비판이) 민주주의를 권위주의화하는 양상을 드러내는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의미가 있긴 하지만 진보파가 스스로의 문제를 성찰하고 논의하는 걸 놓치게 된다"며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이명박 정부를 온힘으로 공격한 결과 이명박 정부가 약화되었나?"
 
최 교수는 "역설적으로 이명박 정부가 강화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를 악으로 규정하면 이명박 정부가 조금만 잘하기 시작하면 (그것을) 높이 평가하는 심리적 현상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최 교수는 정책의 측면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는 "신자유주의적 정책레짐(policy regime)"으로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상층이익을 대표하고 반노동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며 "(김대중·노무현) 등 앞선 정부가 깔아놓은 (신자유주의적 정책) 레일 위에 이명박 정부의 정책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지난 87년 이후 20여 년 동안 한국의 정당체제가 "뚜렷한 양당체제적 경향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것이 미국과 달리 "보수우위적 양당체제"로 가고 있다는 점에 그는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보수우위적 양당체제가 진보개혁세력의 정치적 진로에 많은 제약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이명박-한나라당 정부는 지난 10년간 진보개혁세력의 민주정부가 실패한 결과로 등장했다"며 "지금 이명박 정부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긴 하지만 앞 시기에 진보개혁정부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민주화 이후 변화를 향한 열망 때문에 진보개혁정부가 기대를 받았지만 계속적인 실망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진보파가 (집권해) 정부를 운영했을 때 대안이 못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팽배해졌다"며 "정부운영의 미숙, 무능력이 보수정부의 등장을 불렀다"고 거듭 지적했다.
 
최 교수는 "진보의 대안이 존재하지 않으면 반드시 보수화 경향이 나타난다"며 "(그런 점에서) 보수우위 양당체제는 진보개혁세력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행보 한 걸 두고 '말과 행동이 다르다'라고 얘기하는데, 이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 게 아니다"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보수로 고착될 것이라는 것은 선입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좀더 좌로 이동해야"
 
또한 최 교수는 "노동을 중심으로 한 생활세계의 문제가 정치의 중심이슈가 안되는 것이 한국정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며 "시민권의 개념 속에 노동의 문제가 들어와야 정치변화나 정당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진보개혁세력의 진로와 관련 "제1야당인 민주당이 좀더 좌로 이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차이를 갖는 대안정당들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보수정당체제에 실망한 시민들이 야당 지지로 되돌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교수는 "차이를 대표하는 정치조직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한 뒤, "여러 당으로 구성된 야당블럭을 형성해 여기서 진보개혁세력의 역할이 커지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최 교수가 미국의 양당체제를 대체로 긍정하면서 "미국 정도의 민주-공화 중심 양당 체제 정도의 내용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한 점이 눈길을 끈다.
 
최 교수는 "유럽의 정당과 달리 미국은 계급정당으로 출발하지 않았지만 지난 1930년대 '뉴딜연합'을 통해 민주당이 노동자 이익을 대표하는 정당이 됐다"며 "(지금까지) 노동자가 중요한 당의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한국은 87년과 지난 10년간의 민주파 정부를 통해 노동자 이익이 대표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보수 우위의 양당체제 경향이 짙어졌다"며 "노동자와 서민의 이익을 대표하는 정당이 제1당이 되기에 제약이 많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유럽의 정당체제를 한국에서 하기에는 현실적 제약과 역사 측면에서 차이가 크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 교수는 "▲ 노동있는 민주주의 ▲ 경제관료 중심 정책운영의 변화 ▲ 재벌중심 성장정책의 변화 등을 담지 않는다면 정책개발이라는 것은 권위주의적 온정주의를 지속하는 것 이상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 교수는 오바마 정부의 등장과 54년 자민당 체제를 무너뜨린 하토야마 체제의 출범이 진보개혁세력에게 "좋은 외부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노당, 지나치게 많이 민족문제에 개입하고 있어"
 
한편 최 교수는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에도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민노당은 지나치게 많이 민족문제에 개입하고 있다"며 "민노당은 노동자, 서민의 생활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최 교수는 "민족문제나 평화문제는 이데올로기 문제로 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반통일수구세력이라고 하는데 실제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전쟁을 치를 정책을 추구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오바마 등장 등 국제정치 환경 속에서 햇볕정책의 레일 위로 가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거기에 목숨을 거는 것이 많은 변화를 가져올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조중동보다 약하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장세환 민주당 의원은 최장집 교수에게 "이명박 정부는 어떤 정부냐?"며 성격 규정을 요청했다.
 
이에 최 교수는 "인상적 비평"임을 전제로 "한나라당만 해도 많이 변했다"며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와는 다른 정당이 됐다"고 답변을 시작했다.
 
최 교수는 "한나라당의 지지층이 누구냐는 경험적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한나라당이 보수세력을 다 대표하지는 않는다"면서 "오히려 조중동이 한나라당 이상의 정당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중동이) 원외 정당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조중동보다 약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의원이 "이명박 정부는 현재 파쇼정권을 지향하고 있고, 반민주독재정권으로 들어선 것 아니냐?"고 묻자, 최 교수는 "이명박 정부를 권위주의정부나 파쇼정부로 보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최 교수는 "지금 체제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거 등 기본적인 민주주의 제도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라고 본다"고 말했다.

 
"mb정부에 대한 공격이 곧 진보인가?"

최장집 "노동 등 생활세계 문제가 정치 중심이슈 돼야"


기사입력 2009-09-01 오전 11:36:22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공격 자체를 진보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오히려 이명박 정부를 도와주는 결과를 낳게 될 수 도 있다."

최장집 고려대학교 명예교수가 '묻지마 反mb'의 실천적, 이데올로기적 오류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의 제안으로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개혁파 의원 26명이 참여하고 있는 진보개혁입법연대 초청으로 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강연한 최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상투적, 정서적 공격에는 진보개혁진영에서 마땅히 선행되어야할 '실제 진보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과 논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mb정부에 대한 집중공격은 역효과 낼 수도"


▲ 지난 해 6월 정년퇴임 기념강연에 나선 최장집 교수의 모습. ⓒ프레시안

최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집중 공격은 기대수준을 너무 낮춰 조금만 뭘 잘하더라도 평가를 크게 높여버릴 수가 있다"면서 "최근 지지율 반등도 그런 결과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한 최 교수는 '파시즘적이다. 反민주평화세력이다'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일각의 성격규정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 교수는 "예컨대 남북관계에서 반평화세력이라 함은 전쟁을 원한다는 것인데, 이명박 정부는 그럴 용기도, 의지도 없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물론 이명박 정부는 권위주의적 경향성을 갖췄고
한국사회 상층이익의 대변자"라면서도 "이른바 민주파 정부 10년 동안에도 관료들에 의해 사회경제적 보수화의 레일이 깔렸는데 보수를 자임하는 정부가 그 레일에서 더 보수적으로 가는 것은 분명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장세환 의원 등은 '18대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하며서 정책활동보다는 정치투쟁에 더 애를 쓸 수 밖에 없었다'면서 '실제 현장에서는 민주회복 투쟁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을 느낀다'고 일부 반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최 교수는 "민주 대 반민주 식으로 집중하는 것은 중요한 정책을 펼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고 답했다.

또 최 교수는 "그렇게 (이명박 정부를 공격) 했는데 시민들이 진보개혁세력에 대한 지지로 돌아오지 않는다"면서 '정책구체성'과 '노동·민생에 뿌리를 둔 정책'을 주문했다.

최 교수는 "민주정부 10년 동안 이런 저런 위원회를 만들어 교수들을 불러놓고 발표한 것들은 정책 산출이 중심이 아니라 투입이 중심이었다"면서 "정책결정자와 정책수요자의 거리를 좁히고 수요자 중심이 되는 것이 정책구체성을 획득하는 요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노동을 중심으로 한 생활세계의 문제가 정치의 중심이슈로 역할하지 못한다"면서 "재벌중심
성장정책에 대한 일정한 규율과 민주적 가치가 부과되지 않는 한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권에 성공한 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대표가 지난 27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에 기고한 글을 보면 첫 문장이 근본적 시장중심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시작된다"면서 한국 진보개혁 정치인들의
벤치마킹을 주문했다.

"한국보수, 자민당식 장기집권 능력 없다"

최 교수는 "보수우위 양당체제가 굳어지고
투표의 보수 경향화 현상도 나타난다"고 우려했지만 '사회의 보수화'라는 일각의 주장은 분명히 거부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보수화됐다고 볼 순 없다"면서 "진보, 중도, 보수의 비율이 다른 나라들하고 비슷할 것이다. 오히려 민주주의 확대를 경험한 우리 국민들은 더 진보적인 면이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경쟁, 정책경쟁의 포맷이 바뀌지 못하는 것이 시민들의 선택을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 나아가 보수진영에 대한 과도한 정서적 공격이 내성을 키우고 진보개혁진영의 무능으로 인한 투표의 보수화가 결합한다면 일본 자민당식 장기집권 가능성이 커지지 않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다"고 답했다.

최 교수는 "보수진영이 장기적 헤게모니를 쥐고 나갈 능력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한국 국민들의 성향이 그런 상황(장기집권)을 용납하지도 않는다"면서 "투표를 통한 반복적 정권교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답했다. / <프레시안> 윤태곤 기자
 
최장집 "신보수화의 레일 놓은 건 dj와 盧"
"더이상 경제관료에 의존 말라", "하토야마 벤치마킹하라"
2009-09-01 16:02:56 / <뷰스앤뉴스> 김동현 기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1일 야당들에 김대중-노무현 시대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통해 서민-중산층에게 지지받을 수 있는 대안정당으로 전환을 촉구, 논쟁을 예고했다.

최장집 "보수화의 레일 깔은 것은 dj와 盧"

최 명예교수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진보개혁입법연대(대표 조승수 의원) 초청 강연에서 행한 특강을 통해 "현재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하는 방안 만들기에 급급하다"며 "앞 지도자를 승계하는 데 경쟁하고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향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민주정치는 책임정치가 핵심이기 때문에 (지난 10년간의) 민주정부가 뭘 잘했고, 뭘 잘못했는지 객관적으로 되돌아봐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민주정부의 부동산, 노동 정책 등을 "신자유주의적 정책레짐(틀)"으로 규정한 뒤 "이른바 민주파 정부 10년 동안에도 관료들에 의해 사회경제적 보수화의 레일이 깔렸는데 보수를 자임하는 이명박 정부가 그 레일에서 더 보수적으로 가는 것은 분명한 것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명박-한나라당 정부는 지난 10년간 진보개혁세력의 민주정부가 실패한 결과로 등장했다"며 "지금 이명박 정부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긴 하지만 앞 시기에 진보개혁정부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정부운영의 미숙, 무능력이 보수정부의 등장을 불렀다"고 꼬집었다.

그는 "촛불시위, 두 전직 대통령 사망 등 큰 정치적 사건들이 생긴 과정에서 지난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참패한 이유를 성찰하지 못하고 이명박 정부 비판만이 강해지는 경향이 일어났다"며 "보수적 정책에 대한 대안없이 이명박 정부를 공격하는 것만을 진보로 인식하는데, 이명박 정부와 진보개혁세력은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는 "진보의 대안이 존재하지 않으면 반드시 보수화 경향이 나타난다"며 "(그런 점에서 현재의) 보수우위 양당체제는 진보개혁세력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mb정부, 파시즘 아니다"

최 명예교수는 mb정부 성격과 관련해서도 "이명박 정부를 권위주의정부나 파쇼정부로 보지 않는다"며 "지금 체제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 등 기본적인 민주주의 제도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을 반통일수구세력이라고 하는데 실제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예컨대 남북관계에서 반평화세력이라 함은 전쟁을 원한다는 것인데, 이명박 정부는 그럴 용기도, 의지도 없다. 오바마 등장 등 국제정치 환경 속에서 햇볕정책의 레일 위로 가지 않을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한나라당만 해도 많이 변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와는 다른 정당이 됐다"며 "한나라당의 지지층이 누구냐는 경험적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한나라당이 보수세력을 다 대표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신 "오히려 조중동이 한나라당 이상의 정당으로 기능하고 있다. (조중동이) 원외 정당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조중동보다 약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 행보 한 걸 두고 '말과 행동이 다르다'라고 얘기하는데, 이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 게 아니다"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보수로 고착될 것이라는 것은 선입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 나아가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강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두 전직 대통령이 사망한 이후 (이 대통령의) 지지세가 회복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를 악으로 규정하면 기대수준을 너무 낮춰 조금만 뭘 잘하더라도 평가를 크게 높여버릴 수가 있다"라며 과도한 적대적 개념 정의가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더이상 경제관료들에게 의존하지 말아야"

최 명예교수는 서민-중산층 정당을 표방하는 대안 정당의 나아갈 길로 민주정권 실패의 단초를 제공한 경제관료에의 의존 탈피, 노동 있는 민주주의 등을 제시했다.

그는 "보수우위 양당체제가 굳어지고 투표의 보수 경향화 현상도 나타난다"면서도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보수화됐다고 볼 순 없다. 진보, 중도, 보수의 비율이 다른 나라들하고 비슷할 것이다. 오히려 민주주의 확대를 경험한 우리 국민들은 더 진보적인 면이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에 대해 "제1야당인 민주당이 좀 더 좌로 이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차이를 갖는 대안정당들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보수정당체제에 실망한 시민들이 야당 지지로 되돌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진보진영의 대안으로 "노동을 중심으로 한 생활세계의 문제가 정치의 중심이슈가 안되는 것이 한국정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며 "시민권의 개념 속에 노동의 문제가 들어와야 정치변화나 정당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노동 있는 민주주의, 경제관료 중심 정책운영의 탈피, 재벌중심 성장정책의 변화 등을 담지 않는다면 정책개발이라는 것은 권위주의적 온정주의를 지속하는 것 이상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집권에 성공한 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대표가 지난 27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에 기고한 글을 보면 첫 문장이 근본적 시장중심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시작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양극화 등 신자유주의 폐해 비판과 대안 제시에 초점을 맞춘 하토야마 전략을 벤치마킹하라는 주문인 셈.

"민주대연합은 억압적 담론"

한편 최 명예교수는 민주당이 제시한 민주대연합론을 "억압적 담론"이라고 비판한 뒤, "현 보수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은 대동단결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이러한 대동단결론은 이해관계를 억압하기 쉽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차이를 대표하는 정치조직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한 뒤, "여러 당으로 구성된 야당블록을 형성해 여기서 진보개혁세력의 역할이 커지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며 광의의 대연합을 주문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자민당식 장기집권 가능성에 대해선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라며 "보수진영이 장기적 헤게모니를 쥐고 나갈 능력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한국 국민들의 성향이 그런 상황을 용납하지도 않는다. 투표를 통한 반복적 정권교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년 잘잘못 냉철하게 평가해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자료사진)

최장집 "민주대연합론, 억압적 담론"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1일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재임 10년간에 대해 "잘잘못을 냉철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보 성향의 정치학자인 최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진보개혁입법연대 초청강연에서 "민주정부가 무엇을 잘했고 잘못했는지 객관적으로 되돌아봐야 한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의 두 전직 대통령 계승 작업에 대해 "현재 민주당은 계승 방안 만들기에만 급급하고, 유권자들이 선호할 대안 만들기에 대해서는 별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앞선 지도자를 승계하는데 경쟁하고 몰두하는 것으로 향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최 교수는 "진보개혁세력은 지난 대선, 총선 결과에 대한 반성과 대안없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공격 자체를 진보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지난 20년간 보수 우위의 양당체제가 형성돼온 것은 진보개혁세력의 책임도 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이명박 정부가 비판의 대상이 되긴 하지만 앞선 진보개혁 정부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진보의 대안이 존재하지 않으면 반드시 보수화 경향이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두 전직 대통령 서거 후 이 대통령 지지도가 상승한 데 대해 "현 정권을 악으로 규정하면 오히려 정권이 조금만 잘해도 높이 평가하는 심리적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dj의 `민주대연합론'과 관련, "제1야당이 모든 이슈를 대표할 수 없고, 소수 의견이 묻힐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억압적 담론'으로 규정한 뒤 "여러 정당으로 구성된 야당블록을 형성해 진보세력의 역할을 키우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노당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민족문제에 개입하고 있으며, 이 대통령을 반통일 수구세력이라고 하는데 실제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hanksong@yna.co.kr
 
“진보진영, 李정부 공격을 진보로 인식”

ㆍ최장집 교수 “자기성찰·논의 부족” 쓴소리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사진)는 1일 “진보개혁세력이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한 반성과 보수정책에 대한 대안 없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공격 자체를 진보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상투적, 정서적 공격에는 진보개혁 진영에서 선행돼야 할 ‘실제 진보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과 논의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국회에서 열린 ‘진보개혁입법연대’ 주최의 특강에서 “이명박 정부를 온 힘으로 공격한 결과 이명박 정부가 약화됐느냐”고 반문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정부에 대한 집중 공격은 기대수준을 너무 낮춰 조금만 잘하더라도 평가를 크게 높여버릴 수가 있다”며 “최근 (이 대통령의)지지율 반등도 그런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최 교수는 현 정부의 ‘탄생’에 대한 진보세력의 ‘책임론’도 지적했다.

최 교수는 “진보개혁 정부가 기대를 받았지만 계속적인 실망으로 이어지면서 진보파가 정부를 운영했을 때 ‘대안이 못되는구나’하는 생각이 팽배해졌다”며 “이명박 정부는 지난 10년간 민주정부가 실패한 결과로 등장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유권자들이 진보개혁세력에 대한 지지로 돌아오지 않는 것도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해 진보개혁세력들이 답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민주당의 ‘김대중·노무현 계승론’과 관련, “앞 지도자를 승계하는 데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향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면서 “민주정치는 책임정치이기 때문에 (지난 10년간의) 민주정부가 뭘 잘했고, 뭘 잘못했는지 객관적으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야당과 진보진영에서 제기된 ‘민주대연합론’을 “억압적인 담론”이라고 규정한 뒤 “현 보수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은 대동단결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해관계를 억압하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그러면서 “노동을 중심으로 한 생활의 문제를 정치의 중심이슈로 부각시켜야 한다”며 “민주대연합론에 갇히기보다 포괄적인 ‘야당 블록’으로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강연을 마련한 ‘진보개혁입법연대’는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의 제안으로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소속 진보개혁 성향 의원 26명이 참여해 결성한 모임이다.

<강병한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최장집 교수 국회 강연 “지난 10년 잘잘못 냉정히 평가 필요” / <국민일보> 강주화 기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진보개혁입법연대 초청 강연에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 10년간에 대해 "민주 정부가 무엇을 잘했고 잘못했는지 객관적으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의 두 전직 대통령 계승 작업에 대해 "현재 민주당은 계승 방안 만들기에만 급급하고, 유권자들이 선호할 대안 만들기에 대해서는 별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앞선 지도자를 승계하는 데 경쟁하고 몰두하는 것으로 향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최 교수는 "진보 개혁 세력은 지난 대선·총선 결과에 대한 반성과 대안 없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공격 자체를 진보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지난 20년간 보수 우위의 양당체제가 형성돼온 것은 진보 개혁 세력의 책임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가 비판의 대상이 되긴 하지만 앞선 진보 개혁 정부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진보의 대안이 존재하지 않으면 반드시 보수화 경향이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두 전직 대통령 서거 후 이 대통령 지지도 상승에 대해 "현 정권을 악으로 규정하면 오히려 정권이 조금만 잘해도 높이 평가하는 심리적 현상이 생길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분법적 mb비판 유연해져야"…최장집 교수, 민주당에 쓴소리 / 한국경제

"野, 대안 찾는 노력해야"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사진)가 민주당 등 야당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진보개혁입법연대(대표 조승수 권영길 이종걸 유원일 의원)가 주최한 강연에서다. 최 교수는 이날 '한국사회와 진보개혁진영의 과제'라는 주제로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누가 계승할 것인지 이야기는 많이 하는데 앞선 정부의 잘잘못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향후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놓는 논의는 별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대안 없는 공격'이라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이날 지난 10년간 민주정부에 대한 불만족이 보수적인 양당체제로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2006년 재보궐선거 이후 수도권에서 보수적인 투표성향이 고착화되고 있는데 이는 대안 없는 진보개혁세력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

그는 진보개혁세력에 정책의 구체성,민생에 뿌리를 둔 정당정책,노동 있는 민주주의 등을 주문했다. 최 교수는 "현재 민주개혁진영의 이명박 정부 비판은 민주 대 반민주,냉전수구 대 민주평화세력처럼 이분법적인 시각"이라며 "유연한 사고와 함께 민주개혁진영이 정치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개혁진영은 보수정권은 보수정책으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가 서민 민생정책을 펴는 것도 가능하듯이 진보진영이 정치적 대안을 찾는 구체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세력 연대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민주 대연합론에 갇히기보다는 포괄적인 야당으로서의 연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양당체제라고 해서 반드시 두개의 당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며 "여러 당으로 구성된 야당블록을 생각할 수 있고 여기서 진보개혁세력의 역할이 커지는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고민이 없는 정책개발은 권위주의적 온정주의를 지속하는 것 이상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에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를 비롯해 장세환 이종걸 오제세 조승수 유원일 의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민주 ‘지난 10년’ 냉정한 평가를”
최장집 교수 ‘…개혁진영의 과제’ 강연서 쓴소리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 정국 이후에도 좀처럼 오르지 않는 당 지지율과 지지부진한 민주개혁진영 통합으로 고민이 깊은 민주당에 진보학계 대표 학자가 쓴소리를 했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진보개혁입법연대(대표 조승수 의원) 주최 ‘한국사회와 진보개혁진영의 과제’란 주제의 강연에서 “민주당은 두 전직 대통령을 누가 계승할 것인지 이야기는 많이 하는데 앞선 정부의 잘잘못을 냉정히 평가하고 앞으로 설득력있는 대안을 만드는 논의는 별로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지난 10년간 진보 성향 정부에 대한 실망을 되돌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등장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동안 지난 선거 참패 같은 스스로의 문제에 대해 성찰하고 논의하는 게 부족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민주개혁진영의 이명박 정부 비판은 민주 대 반민주, 냉전수구 대 민주평화세력처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사고해야 한다”며 “촛불시위와 조문정국을 거치며 민주개혁진영이 정치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걸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공격이 진보적인 것으로 이해되면서 오히려 그런 성찰없는 공격이 이명박 정부를 강화시키는 역설적 결과를 낳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음에도 여론조사는 오히려 두 전직 대통령 서거 이후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는 게 그 실례”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날 보수 우위의 양당 체제가 성립된 데는 민주당과 민주개혁세력에 상당히 책임이 있다”며 “진보 성향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이 대통령 지지라는 것과 짝을 이루며 오늘의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개혁진영엔 보수정권은 보수정책으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는 선입견이 있다”며 “이명박 정부가 서민민생정책을 펴겠다고 말하는 건 가능한 일로 이에 대해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비판과 함께 진보진영의 정치적 대안을 찾는 구체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


 
진보개혁세력 왼쪽으로 이동해야
야4당 '반mb 연대'는 잘못된 대응
[최장집 강연] "야당, 노동 중심 생활세계 문제 중심 이슈로"

2009년 09월 01일 (화) 11:36:26 정상근 기자

“민주-반민주 이분법적 구도는 이명박 정부 공격에는 의미가 있으나 이것이 강화되면 진보개혁세력의 성찰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게 된다. 모든 힘을 다해 이명박 정부를 공격할수록 오히려 이명박 정부는 강해진다. 실제로 잘해서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반대세력의 막무가내 공격 때문에 강해지는 것이다”

최장집 고대 명예교수는 1일 국회 ‘진보개혁입법연대’가 주최한 강연에서 최근 야4당이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반mb연대’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 “잘못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최 전 교수는 “구체적인 개혁 과제와 민생 의제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하며 “현재의 왜곡된 보수 양당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진보개혁세력이 더욱 ‘좌’로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정상근 기자 

노동없는 시민권 개념으론 정치변화 어려워


최 교수는 1일 오전 8시부터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특히 야당들이 “노동을 중심으로 한 생활세계의 문제를 정치의 중심이슈로 부각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권의 개념 속에 노동의 문제가 들어오지 않는한 정치 변화, 정당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반mb연대’에 대해 “이명박 정부 하에서 진보개혁세력은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의 패배에 대한 분석과 성찰 없이 담론 수준에 그치는 민주-반민주 이분법적 구도하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공격이 진보적인 것으로 이해하면서 실제로 진보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과 논의가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지난 민주정부 10년의 레일 위를 따라 달리는 것”이라며 “지난 대선-총선이래 조문정국에 이르기까지 유권자들이 크게 진보개혁세력에 대한 지지로 돌아오지 않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레짐에 대한 진보개혁세력들이 답을 내지 못하고, 민주당은 오히려 김대중-노무현 계승방안 만들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정책구체성과 노동/민생에 뿌리를 둔 정당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책수요자 중심의 정책구체성을 구성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이명박 정부의 권위주의적 온정주의도 얼마든지 친서민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위주의적 온정주의도 친서민적 될 수 있어

또한 “현재 진보개혁세력들의 정책 내용은 진보라 말하기 어렵지만 행태, 정조에 있어서는 강한 반권위주의와 반보수적 경향을 띄고 있어, 괴리감이 느껴진다”며 “이 때문에 시민들에게 과도한 의무감만 부여해 놓고 민생문제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야당들에게 “노동을 중심으로 한 생활세계의 문제를 정치의 중심 이슈로 가져와야 한다”며 “재벌중심 성장정책에 대한 일정한 규율과 민주적 가치가 부과되지 않는 한 현재의 상황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보수적 양당체제에서 차이를 갖는 대안정당들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보수정당체제에 실망한 시민들이 야당 지지로 되돌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민주당이 보다 진보적이 되거나 선거연합을 통한 진보세력의 지분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적어도 미국 정도의 민주-공화 중심 정당체제 정도의 내용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미국식 양당제에 대해 “유럽은 계급정당이 진화해 온건한 체제 내 사민주의적인 정당으로 변화하는데 미국의 경우는 계급정당으로 출발하지는 않았지만, 1930년대 민주당이 노동자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정당으로서 뉴딜연합이라는 것을 통해 노동이익을 중요한 당의 기반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보수양당체제는 노동 이익이 대표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지만 이를 실현하지 못했고 보수적 틀이 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노동이익을 대표하는 정당이 군소정당으로서 존립하고 있으나 미국은 일종의 연합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을 가로지른 입법 논의 틀 의미 있어

한편 최 교수는 7월 야4당 의원 25명이 모여 ‘민주주의와 서민 삶 수호’를 내세우며 출범시킨 정책법안 입법모임인 ‘진보개혁 입법연대’에 대해 “당을 가로질러 문제를 공유하는 의원들이 정책대안을 논의하고 이를 입법화하려는 노력은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강연에는 진보개혁입법모임 소속 이종걸 민주당 의원,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 등 4인의 공동대표와 민주당 장세환 의원이 참여했다. 여기에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진보개혁입법연대 소속 의원은 아니지만 오재세 민주당 의원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권영길 대표는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애도는 충분히 있어야 하지만 대통령 재임시절 정책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있어야 하는 시점에서 오늘 강연에 큰 기대를 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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