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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글 민족' 찌아찌아족을 만나다
<印尼 `한글섬'에 관심 고조…후원 물결>고교생 "한글이 알파벳보다 훨씬 편리해"
 
연합뉴스 기사입력 :  2009/09/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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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글 민족' 찌아찌아족을 만나다

초등생들 벌써 한글 동화책 글 쉽게 읽어
고교생 "한글이 알파벳보다 훨씬 편리해"

(바우바우<인도네시아>=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인다우 마아 파에 마이 이사(나는 밥과 물고기를 먹었습니다). 누가 한번 읽어볼래요?"
지난 10일 오후 연합뉴스 취재진은 한글로 된 교과서로 찌아찌아어를 교육하는 인도네시아 부톤섬의 까르야바루 초등학교를 찾았다.

   붉은색 전통문양이 그려진 교복을 입은 어린이들은 기자가 멘 비디오카메라와 삼각대 등 취재장비에서 호기심 어린 눈길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모든 아이들의 눈길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이 섬의 유일한 한글 교사인 아비딘(32)씨의 일거수 일투족으로 쏠렸다.

   아비딘씨가 찌아찌아어로 '집'을 뜻하는 '까아나'란 단어가 한글로 적힌 카드를 들어 보이자 20여명의 학생 전원이 앞다퉈 손을 들면서 교실 전체가 법석였다.

   또래보다 키가 작은 아이들은 남보다 더 높이 손을 들기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깨금발을 했다.

   아비딘씨는 '시골라'(학교), '보꾸'(책), '마누'(닭) 등이 적힌 카드를 연달아 내보였고, 단어 읽기 공부 다음으로는 '아마우 노인떼 이 하모따'(아버지가 정원에 갔다) 등 문장을 칠판에 써놓고 학생들에게 읽어보게 했다.

   학생들은 아직 한글을 완전히 익히지는 못했지만 더듬거리면서도 문장을 읽고 뜻을 이해할 수 있는 단계였다.

   기자가 미리 챙겨간 한국어 동화책을 보여주자 아이들은 대부분 글을 손쉽게 읽어냈다.

   올해로 10살이 된 웬디군은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배우니까 너무 재밌다. 나중에 한국어도 배워보고 싶다"고 했고, 의사가 꿈이라는 인딴(9.여)양은 "한글은 쓰는 거랑 소리나는 게 똑같아서 하나도 안 어렵다"고 했다.

   30여분 남짓 만에 수업이 끝나자 학생들은 운동장으로 뛰쳐나가 한국의 자치기와 유사한 벤틱(benthik)이란 놀이에 열중했고, 일부는 교실에서 선생님과 한글 쓰기를 복습했다.

   학교 관계자는 "소중한 문화유산인 찌아찌아어를 아이들에게 정식 교과로 가르칠 수 있게 돼 너무 좋다. 아이들도 다들 재미있어 한다"고 말했다.

   아비딘씨가 한국어ㆍ영어 교사로 일하는 인근 제6 공립 고등학교 학생들도 한국어 수업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우리나라 고1에 해당하는 10학년 3반에 재학중인 아르만(18)군은 "이제 한달 정도 배웠는데 영어보다 한국어가 공부하기 쉽고 편한 것 같다. 한글이 알파벳보다 훨씬 편리하다. 나중에 한국에 가서 이슬람 사원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같은 반의 프리라마다니(15.여)양은 "영어는 쓰는 것과 읽는 것이 다르지만 한글은 읽고 쓰는 게 같아 더 쉽다. tv로 '꽃보다 남자'같은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봤다. 공부 열심히 해서 우리 섬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비딘씨는 "이제 조금씩 학생들이 한글과 한국어를 쓰고 읽을 수 있게 됐고 다들 좋아하고 열심히 해서 가르치는 보람이 있다"며 "부족한 실력이지만 내가 배운 것들, 아는 것들을 최대한 열심히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09/20 07:3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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