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당국 전체 실태 첫 공개
원산에 장미정원-요트시설 총면적 일산신도시 2배… 전용 열차역 28곳 작년부터 434억 들여 보수 “후계자用가능성”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북한 전역에 33개의 호화 별장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이들 별장 등을 개·보수하는 데 400억 원 이상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군과 정보당국이 5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 용정에 위치한 관저 한 곳을 비롯해 평양 4곳, 원산 신의주 강동 신천 단천 백두산 묘향산 함흥 창성 영흥 등에 33개의 별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김 위원장이 사용하는 별장이 간혹 거론되기는 했지만 전체 개수와 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국은 위성사진 등을 통해 별장 등 전용시설의 위치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에 따르면 33개 별장의 총면적은 3366만 m²로 일산 신도시 면적(1570만 m²)의 두 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별장은 각각 수십만 m² 규모로 경관이 뛰어난 명산과 바닷가 등에 조성돼 있다. 별장 용지에는 연회장 낚시터 승마장 사냥터 등이 꾸며져 있고 경호원과 관리원이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별장이 위치한 지역 인근에는 김 위원장만 이용하는 전용열차 역 28개를 만들어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북한은 김 위원장의 전용시설을 개·보수하는 데 지난해부터 3700만 달러(현재 환율기준 434억 원 정도)를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2008년 개성공단에서 일한 북측 직원 3만9500여 명에게 지급된 임금 4075만 달러에 육박하는 액수다. 북한은 2007년까지는 매년 2, 3개소의 전용시설만 개·보수했지만 지난해부터 갑자기 13개 시설을 개·보수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했다. 김 위원장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원산의 송도원별장에는 135억 원을 들여 △장미정원 조성 △연회장과 부속건물 1개동씩 신축 △요트 보관시설 건립 등을 했다고 한다. 평양에 있는 강동별장에는 최근 연회장과 승마장을 새로 조성했고 프랑스에서 바닥재 설치 전문가를 초청해 아이스링크 겸용 실내체육관을 건립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김 위원장을 위해 막대한 돈을 들여 전용시설을 개·보수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시설 정비작업으로 보기 어렵다”며 “후계자를 위해 사용할 목적으로 새롭게 가꾸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북한은 또 이탈리아의 요트 제조회사인 아지뮤트 사로부터 올해 2월 호화 요트 2척을 1250만 유로(약 214억 원)에 구입하려다가 이탈리아 금융당국에 적발돼 무산됐지만 최근 중국을 통해 268억 원을 지불하고 아지뮤트 사의 다른 요트 2척을 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의원은 “1990년 이후 아사자가 300만 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전용시설에 수백억 원을 쏟아 붓고 호화 요트까지 구입한 것은 인권 차원에서라도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