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정계와 정치인들은 지진참사 이전부터 정쟁과 사치만 일삼는 것으로 유명했다. 정당들은 10여개가 난립해 정쟁만 일삼아왔고, 프레발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들은 의회로부터 불신임을 받아 수차례 교체되는 등 의회의 권력남용도 심각했다.
여기에 일반 국민이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는 상황 속에서도 슬럼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부촌에서 몰려 살면서 고급의상과 승용차 그리고 퍼스트 클래스에 탑승해 미국 마이애미로 여행을 가는 등 사치가 극에 달했을 정도이다.
일반 주민들은 실망스런 정치행태에 대한 환멸과 체념 속에 살아왔지만 이번 지진참사는 기아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주민들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행히도 거리에서 약탈행위나 강절도 행위 등이 많이 발생하지는 않는 등 절망 속에서 낙관적 징조들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뉴욕 타임스(nyt)는 16일 아이티 정부가 선진 강국들도 극복하기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황을 이같이 전하면서 지진참사의 응급복구가 끝난다 하더라도 폐허가 된 아이티를 재건할 임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