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마셜 플랜전망에 글로벌기업 '잰걸음'
한국기업들도 전력·건축사업 등 참여 본격화

 

재앙의 땅 아이티가 기회의 땅으로 변신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아이티 지진 수습이 긴급 구호에서 재건ㆍ복구 작업으로 옮겨감에 따라 이에 참여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아이티를 재건하기 위한 국제적인 '먀샬플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이젠 아이티 재건 사업 특수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이티는 중남미의 최빈국인데다 이번 지진으로 치안까지 불안해지면서 물건을 내다 팔 시장으로서는 재고의 가치가 없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 그러나 국제 사회의 지원과 구호 자금 등이 재건 비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아이티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눈이 달라지고 있다.

실제로 이미 아이티에서는 행정도시 건설설이 확산되고 있다. 무너진 대통령궁을 비롯, 정부 행정부처들을 신도시에 새로 세우는 것이다. 물론 국제사회 지원금이 재원으로 사용된다. 유엔에 따르면 각국 정부가 약속한 아이티에 대한 긴급 구호 자금은 이미 12억달러를 넘어섰다.

이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1일 유엔의 아이티 특사를 맡고 있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아이티 긴급구호에서 초기 재건 프로그램으로 초점을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는 한발 더 나아가 아이티에 대한 단편적 지원이 아닌 재건을 위한 제2의 '마샬플랜'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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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이미 미국 기업들은 재건 프로젝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진피해 구호에 적극 나서는 미국 정부의 영향력이 가장 큰 무기다. 아이티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벌이던 프랑스도 지진사태 이후 통신망 분야를 사실상 장악하며 복구 프로젝트를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기업들도 기회를 찾기 시작했다. 한국동서발전(사장 이길구)은 20일 아이티에 전력설비피해 진단팀(6명)을 한전과 공동 파견했다. 진단팀 파견은 18일 아이티 정부가 신속한 전력설비 복구사업을 위해 주 도미니카 한국대사관을 통해 우리나라 정부와 동서발전에 지원을 요청함에 따라 이뤄졌다. 동서발전이 지난해 7월부터 아이티에 30㎿의 디젤 발전소 건설을 진행하고 있던 점이 인연이 된 것. 현재 아이티에서 가장 시급한 것이 시내에 전기와 수도가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라는 게 아이티 정부의 판단이다. 동서발전은 나아가 아이티 정부가 1,900만달러(220억원) 규모의 전력시설 복구 사업을 펼 것으로 보고 이에 참여하기 위한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현지에서 발전소 운영 등을 맡고 있는 한국기업 esd도 임시 복구 작업을 펴면서 추후 재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아이티를 관할하는 kotra 도미니카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의 최정석 관장은 "상ㆍ하수도, 전력 복구 사업 및 정부청사를 비롯한 건물 신축 등이 한국 기업의 우선 진출 대상 분야"라며 "기업 입장에선 재건 사업 참여가 비즈니스 활동은 물론 가장 효과적인 아이티 구호 활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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