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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없이 막말 하는 사회>
 
연합뉴스 기사입력 :  2010/02/0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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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없이 막말 하는 사회>
'바르고 고운말 쓰기' 캠페인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이상학 기자 = 초ㆍ중ㆍ고교 교사들과 학생들로 구성된 `아름다운 문화를 만드는 스승과 제자 모임(gsgt)' 관계자 등이 지하철 동대문운동장역에서 `바르고 고운말 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leesh@yna.co.kr

"상대방 존중 않는 소통방식이 문제"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39세 판사가 재판 도중 69세 원고에게 "버릇없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권위의식에 사로잡힌 일부 공무원의 `막말'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의 취재 결과 각 구청이나 소방서, 경찰서의 홈페이지에는 공무원이 반말을 하며 불친절한 태도를 보였다는 글이 하루에도 수차례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다짜고짜 반말부터 하는 민원인을 상대하기 어렵다고 하소연 하는 공무원도 많아 너나 할 것 없이 `막말하는 사회'로 변해 가는 세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막말 사회'를 상대방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없는 소통방식에서 비롯되는 사회현상이라고 진단한다.
◇공무원 불친절.막말에 `분통' = 서울시 민원포털사이트 `사이버 다산'에는 최근 동주민센터에 발급비용이 350원인 주민등록등본을 떼러갔다가 1만원을 낸 민원인에게 불친절하게 대한 공무원을 신고하는 글이 게재됐다.

   민원인은 글에서 "잔돈이 없어 미안한 마음으로 돈을 냈는데 담당 직원은 마치 들으라는 듯이 `얼마? 만원? 아우 미치겠네'라고 했다. 항의를 하자 나보고 들으라고 한 소리가 아니라 직원들끼리 한 얘기라는 답변에 더 기가 찼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소방서와 경찰서의 홈페이지에도 일부 직원의 고압적이고 불친절한 태도를 질책하는 시민의 글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손모씨는 `119 안전신고센터' 자유게시판에 `119 두번 전화하면 짜증'이란 제목으로 구급대원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손씨는 "동생이 간질 발작을 일으켜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순간 진정이 돼 전화를 끊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발작을 해 전화를 했다. 담당 직원이 받자마자 짜증 섞인 말로 `아까 전화하지 않았냐, 또 취소하지 말라'면서 뚝 끊어 어이가 없었다"고 목청을 높였다.
서울시내 모 경찰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신호를 무시하고 꼬리물기를 하는 차량을 통제해 달라고 재촉하자 욕을 하면서 반말로 "어서 가라"고 한 경찰관을 성토하는 고모씨의 글에 네티즌들의 클릭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민원인은 다짜고짜 반말부터 = 초지일관 반말과 시비조로 일관하는 시민이나 민원인의 태도도 문제라는 공무원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120다산콜센터 오세양 운영팀장은 6일 "민원인의 황당한 요구나 질문은 어느 센터에서나 있는 일"이라며 "욕은 물론이고 신세 한탄을 하는 고객들도 있고, 목소리가 기분 나쁘다며 인신공격을 하는 시민도 있다"고 전했다.
무조건 떼를 쓰는 민원인은 공무원 사이이 기피 대상이다.

   한 구청 공무원은 "행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몇 번을 설명해도 무조건 들어달라고 떼를 쓰는 민원인이 많다. 친절하게 응대하려고 해도 저쪽에서 먼저 욕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면 화가 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전문가 진단은 = 이 같은 현상은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 소통방식과 시민의식이 성숙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주행 중앙대 국문과 교수는 "어릴 때부터 인간을 소중히 여기고 제대로 된 인격을 갖추도록 하는 교육이 전무한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한상진 서울대 교수는 "거리낌없이 막말이 오가는 것은 우리 시민사회의 격조가 그만큼 높지 않다는 방증"이라며 상대를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겹핍돼 빚어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눈에 보이는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말의 특성이 언어의 폭력성을 가중시킨다는 의견도 있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막말을 해놓고 `말로 했지, 내가 무슨 피해를 줬냐'는 식으로 합리화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말도 충분히 폭력적일 수 있는데 그것을 의식을 못하는 사람이 늘면서 막말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학자들은 이 같은 병리현상을 치유하려면 교육의 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이 교수는 "방송이나 언론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드라마나 연예오락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간접적인 깨우침을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곽 교수도 "언어 폭력도 습관성이 있으며 점차 강도가 세져가는 특성이 있다. 습관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자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언어 폭력이 큰 폭력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토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ong79@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2/06 06:3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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