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호랑이 (자료사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북한과 러시아 접경에 위치한 중국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의 '백두산 호랑이 국가 자연보호구'에 멸종 위기에 몰린 백두산 호랑이 5마리가량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훈춘 자연보호구 관리사무소가 이 일대에서 호랑이 흔적을 추적한 결과 5마리 안팎의 야생 호랑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또 지난 한 해 이 일대에서 야생 호랑이가 가축을 잡아먹은 사례가 19건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5번은 사냥 장면이 원적외선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관리사무소 측은 "한 해 30-40건에 이르던 호랑이의 가축 습격이 지난해 현저히 줄었다"며 "밀렵을 엄격히 통제하면서 호랑이 사냥꾼이 사라지고 호랑이의 먹잇감이 되는 야생 동물 개체수가 증가하는 등 생태환경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가축 습격이 절반으로 줄어든 이유가 야생 호랑이의 개체수 감소 때문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중국 당국은 수년 전만 해도 이 일대에 20마리 안팎의 야생 호랑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주로 러시아 극동지방과 중국 동북지방, 한반도 북부 산간지대에 분포한 야생 백두산 호랑이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15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무분별한 사냥과 삼림개발로 개체수가 급속히 감소했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500여 마리만 살아남아 세계 10대 멸종 위기 야생 동물로 지정됐다.

   훈춘 자연보호구는 중국의 대표적인 야생 호랑이 서식지로, 중국 당국은 2001년 훈춘 일대 1천㎢를 국가 자연보호구로 지정해 백두산 호랑이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백두산 호랑이의 멸종을 막기 위해 1980년 헤이룽장(黑龍江)성에 호랑이 인공사육기지를 건설, 인공 수정을 통한 개체 수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8마리로 출발한 이 인공사육기지의 호랑이는 지난해 900마리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처음으로 1천 마리를 돌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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