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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판결문, 애국지사에 대한 잔혹성과 우리 민족의 기개 보여
 
뉴시스 기사입력 :  2010/02/2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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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판결문, 애국지사에 대한 잔혹성과 우리 민족의 기개 보여
 

뉴시스 | 송윤세 | 입력 2010.02.24 08:39

 

 

【서울=뉴시스】송윤세 기자 = 3.1절을 91주년을 5일 앞둔 24일 살펴본 일제 강점기 '조등고등법원 판결록'에는 일제치하 경찰의 잔혹성과 우리 민족의 기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하지만 일제 경찰의 잔혹한 고문 등에 대해 법원은 "증거가 없다", "피고인의 주장일 뿐"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제 대한광복회를 결성해 장승원 등 친일파 처단활동을 하다 체포, 보안법위반 및 살인방화 등의 혐의로 기소돼 사형선고를 받은 채기중 선생은 조선총독부 고등법원(현재 대법원)에 낸 상고이유서를 통해 일제치하 경찰의 가혹한 고문을 고발했다.

채기중 선생은 "여러 악형을 써서 몇번이나 죽을 지경에 이르렀고 정신이 혼미해져 묻는 대로 답하였는데 무엇이라고 답하였는지 모른다…연일 악형을 멈추지 않았고 몇 번이나 사경에 이르 렀는데도 전혀 용서하는 바가 없었다…'변명하지 말고 묻는 대로 답하고 조금이라도 서로 다른 점이 있으면 맞아 죽을 것'이라고 협박하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증거가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3.1운동 과정에서 검거돼 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연희전문학교 신학생 이병주 선생도 상고이유서에서 "경찰관의 권력남용이 있었다. 법을 경시하여 교회당 및 학교에 방화하고 양민을 총살했다…경관이 격분하고 발검하여 남여학생을 난타하여 유혈이 낭자하고, 거의 죽는 상황을 목격했다"고 토로했다.

독립의 정당성을 설파하고, 일제를 비꼬는 대목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경찰의 잔혹성을 고발했던 이병주 선생은 "우리 조선민족으로 하여금 현 정부가 우리 민족의 행복을 증진하고 사회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혹을 품게 함으로써 난세를 만들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혐의로 기소돼 함께 법정에 섰던 백관형 선생도 상고이유서를 통해 "사람이 삼강(三綱)을 갖지 않으면 금수에 가깝다"며 "충신인의(忠信仁義)로 맹세하고 옛 땅을 회복해 인도를 세우는 것은 그 금수의 부류를 면하려는데 있으니, 어찌 처벌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나라를 잃은 원통함도 묻어난다. '식민지 관리는 되지 않겠다'며 판사직을 버리고 채기중 선생 등과 함께 대한광복회에서 활동했던 박상진 선생 등에 대한 고등법원의 판결문에는 "우리 2천만 민족은 노예로 변했다"며 "피눈물이 샘솟는다"는 글이 담겨있다. 이는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대한광복회가 당시 조선의 부호들에게 보낸 포고문의 내용이다.

일제의 언론탄압 사례도 눈에 띈다. 동경의 조선유학생들을 모아 '조선청년독립단'을 만들고 '신조선(新朝鮮)'이라는 신문을 발간, 신문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달 선생에게 법원은 "조선의 독립을 기도하게 하려는 것과 같은 기사는 국헌을 문란하게 하는 것"이라며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대법원 법원도서관은 2004년부터 총 30권 36책 2만여쪽에 달하는 '조선고등법원판결록'에 대한 국역 사업에 착수, 지난해까지 총 7권을 편찬했다. 조선고등법원판결록은 1909년부터 1943년 사이 대한제국 대심원및 통감부·조선총독부 고등법원에서 선고된 민·형사 판결이 수록돼 있다.

knat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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