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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북측 여성 안내원이 외국인 방문객에게 최초의 남북 합영회사인 평화 자동차가 만든 ‘휘파람’ 승용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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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1차 평양 봄철 국제상품전람회’가 열리고 있는 3대혁명전시관의 새기술 혁신관. 14개국 200여 업체가 160여 부스를 설치했다. | |
남측(남한)에도 진출한 하이얼은 이번 전람회에서 가장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얼은 냉장고·에어컨 등을 북측에서 판매하고 있다. 남북 합작기업인 평화자동차가 양산 중인 휘파람 승용차 앞에는 ‘신체보호용 공기주머니(에어백) 설치, 1만㎞까지 무상봉사’라는 설명판이 붙어 있다. 연하기계 부스에선 수치제어 자동선반을 작동시키고 있다.
이들 세 업체 뒤로 북측 전역에서 나온 기업소와 중국의 각종 유한공사, 일부 유럽·동남아 등의 업체들이 각종 제품을 홍보 중이다.
오스트리아 화장품 업체의 진열대에 붙은 가격은 립스틱 9유로(약 1만4500원), 파운데이션 13유로다. 북측 물가로 따지면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인민복 차림의 북측 중년 부부가 진열대 아래의 화장품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이곳의 판매원은 “이미 우리는 북측에 화장품을 팔고 있는데 최근엔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중국제와는 전혀 다른 유럽 제품에 북측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해외 업체들의 전람회 참여는 중국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진출 단계로 보인다. 전람회엔 유럽기업연합회(eba)에서 북측과 합자한 16개 업체가 참여했다.
북측과 유럽의 합영회사인 조선컴퓨터센터(kcc) 유럽유한책임회사의 바버라 운터백 조선 주재 부대표는 “일부는 이익을 내고 있지만 대부분 장기적 전망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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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터백 부대표는 “북측에서 사업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가능한 일(it’s very very difficult but we can do it)”이라며 “전람회도 당초엔 이곳의 2층에서만 열렸는데 이제 1, 2층을 모두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철 조선국제전람사 부사장에 따르면 12일 시작된 전람회에는 중국·러시아·독일·시리아·영국·오스트리아 등 14개 해외 국가와 유럽연합 등 3개 지역 기업들, 북측의 각종 기업소 등 200여 개 업체가 제품을 보내거나 전람회에 부스를 설치했다. 그에 따르면 제품 제공, 부스 설치에 나선 해외 업체는 지난해 120여 곳에서 올해는 160여 곳으로 늘었다.
북측 기업소들의 제품 홍보도 적극적이다. 전람회장 벽에 붙은 ‘기술혁명에서 일대 선풍을 일으키자’ 는 구호 아래에는 영양제에서부터 공업용 선반에 이르는 각종 북측 제품이 전시되고 있다. 남포에 생산 공장이 있는 ‘천지 윤활유’ 부스에선 나노 기술의 윤활유를 홍보했다. 이 기업소의 고영준 연구소장은 “신기술을 도입해 부동액, 변속기유, 변압기유 등 500여 종의 윤활유를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 중인 4l들이 윤활유 용기가 비어 있는 데 대해 “판매소는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북측 최고의 의대로 인정받는 평양 의대도 이곳에 부스를 차렸다. 천연물질로만 만들었다는 ‘천연 비타민’, 6개월에 3㎝ 성장을 보장한다는 ‘키크기알’, 학생들의 집중력·기억력을 증진시킨다는 ‘두뇌영양알’ 등을 전시 중이다. 평양 의대 직원인 정봉순씨는 “(북한 화폐 단위로 5000원에서 2만원까지 하는) 가격이 효능에 비하면 그리 비싼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인민복 복장의 한 북한 주민은 “식전에 먹어야 합니까” “하루에 몇 개나 먹어야 합니까”라며 정씨에게 꼬치꼬치 묻다가 가격이 북측 돈 2만원이라는 얘기를 듣자 일단 발길을 돌렸다.
15일까지 진행되는 전람회는 ‘인민’들의 생활 향상을 위해 경공업 발전에 주력하며 북측의 산업 성과를 해외에 알려 수출 물꼬를 트려는 노력을 잘 보여 준다. 전람회 관계자는 “지난해 전람회에선 수출과 수입까지 포함하면 200만 유로에 달하는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평양=특별취재단, 사진=강정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