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선거경제/복지미디어전쟁국제정치.경제민족/통일사회/사법군사/안보문화/스포츠
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 찾기
전체기사보기 교육/과학   고대사/근현대사   고향소식/해외동포   포토/해외토픽   자유게시판  
편집  2020.08.11 [19:02]
군사/안보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울지 말라는 말 안듣겠습니다”… 온국민 울린 ‘사나이 UDT歌’
 
동아일보 기사입력 :  2010/04/05 [18:57]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밴드
천안함 침몰]“울지 말라는 말 안듣겠습니다”… 온국민 울린 ‘사나이 udt歌’
 
2010-04-05 03:00 2010-04-05 08:37

 
생전 즐겼던 군가에 영정 발길 멈춰
“그 차디찬 곳을… 이젠 따뜻하신가”
잠수 말렸던 문석준 중령 끝내 오열



울어버린 강철 사나이들 3일 오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엄수된 고 한주호 준위의 영결식에서 화장장으로 향하는 운구 행렬이 멈췄다. 혹독한 훈련에도 울지 않던 ‘바다의 사나이’ 해군 특수전여단 수중파괴대(udt) 전·현역 대원들은 고인이 생전에 즐겨 부르던 노래 ‘사나이 udt가’를 눈물과 함께 부르며 고인을 배웅했다. 오른쪽은 추도사를 한 김창길 준위. 성남=변영욱 기자
 
 
영결식이 끝나고 화장장을 향하던 한주호 준위(53)의 운구행렬이 해군 특수전여단 수중파괴대(udt) 대원들 앞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마지막 가시는 길, 고인이 생전에 즐겨 불렀던 ‘사나이 udt가’를 합창한 후 보내드리겠습니다.” 고인과 30여 년을 바다에서 함께했던 문석준 중령(53)이 운구행렬을 가로막고 큰 소리로 외쳤다. “우리는 사나이다 강철의 사나이/나라와 겨레 위해 바친 이 목숨….” 3일 오전 10시 엄수된 한 준위의 영결식장은 강철의 사나이들이 부르는 노랫소리에 울음바다가 됐다.


천천히정지빠르게
이전
다음

‘울지 마라.’ 18년을 엄격한 교관이었던 한 준위는 ‘힘들어도 울지 마라’고 가르쳤다. 파도치는 바다에서 10km를 헤엄치고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달리고 또 달린 udt 훈련에도 대원들은 울지 않았다. “교관님이 이렇게 떠나시니 저희도 교관님 말 안 듣겠습니다.” 불의에 간 선배가 야속하기만 한 udt 대원들은 아이처럼 울었다. 영결식장 2층에 앉아 있던 전역 udt 대원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고인에게 마지막 군가를 바쳤다. udt 출신의 양복을 입은 중년의 신사도, 백발의 노인도 빈틈없는 반동자세로 군가를 합창했다. 눈물과 콧물이 온 얼굴을 적셨지만 사나이 udt는 닦지 않았다. 오른손 주먹을 꽉 쥐고 어느 때보다 크게 노래를 불렀다.

생전에 고인이 좋아한 노래였다. 고인이 가르치고 길러낸 2000여 명의 udt 전·현역 대원이라면 누구나 이 노래와 함께 한 준위를 기억했다. 한 준위는 훈련을 시작할 때나 마칠 때, 무거운 군장을 지고 바닷가를 달릴 때에도 목이 터져라 이 노래를 부르게 했었다. “우리는 사나이다 의리의 사나이/사랑에 약해 정에 우는 사나이….” 지난해 소말리아에 파병한 청해부대 1진에서 함께 근무한 김정복 중령(51)도 군복을 입고는 처음으로 울었다. “사나이 중에 사나이라도 정에는 약합니다. 늘 든든히 후배들 곁을 지켜주시던 분이 가신다니 눈물이 안 나겠습니까.” 백령도 사나운 바다에서 침몰한 천안함 구조작업을 벌이다 지난달 30일 순직한 한 준위를 udt 대원들은 쉽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한 준위의 생애 마지막 입수 3시간 전에도 문 중령은 한사코 한 준위를 말렸다. “한 준위, 우리 나이가 몇인가. 이제 예전 같지 않으니 몸 생각하시게.” 한 준위가 말려도 듣지 않을 것을 문 중령도 알고는 있었다. “조류가 너무 셉니다. 애들이 들어가면 더 위험하니 제가 가야 됩니다
 
» 3일 오전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한주호 준위 영결식에서 해군 특수전여단 대원들이 영결식장을 나서는 한 준위의 영정을 향해 군가를 부르고 있다. 성남/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35년간 udt 대원으로 살아온 고인은 동료와 선후배들의 마지막 배웅 속에 성남화장장으로 향했다. “그 차디찬 바다를 목숨 걸고 들어가더니… 이제는 따뜻하신가.” 문 중령은 뜨거운 불 속으로 들어가는 한 준위를 상주와 함께 지켰다. udt 전·현역 대원들은 국립대전현충원까지 고인이 가는 길을 따랐다. 진정한 군인으로 평생을 살았던 고인의 마지막. 사나이 udt는 긴 거수경례로 한 준위를 보냈다.

성남=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사나이 udt가>
황문평 작사·작곡, 영화 ‘사나이 udt’ 주제곡

(1절) 우리는 사나이다 강철의 사나이
나라와 겨레 위해 바친 이 목숨
믿음에 살고 의리에 죽는 사나이

(후렴) 나가자 저 바다 우리의 낙원
아 사나이 뭉친 udt
이름도 남아다운 수중파괴대



▲성남=정주희 동아닷컴 기자
 
 
일어서는 바다여, 타오르는 혼불이여
故한주호 준위 영전에
이근배 시인

바다가 일어섭니다

서해에서 동해에서 남해에서

태평양에서 대서양에서

세상의 바다가 일제히 일어서서

대한민국 해군 준위 한주호 영웅의

늠름하고 씩씩한 개선의 행진에

충성! 소리 높이 승전가를 부르며

거수경례를 합니다

그렇습니다

바다에서 당신은 천하무적이었습니다

몰아치는 태풍도, 사나운 물살도

칠흑의 어둠도, 살을 찢는 추위도

당신에게는 어머니의 품속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바다의 싸움터에 나아갔고

마침내 승리를 이끌고 돌아오셨습니다

바다 속 깊이 천안함에 갇힌

아들이고 아우이고 부하인 병사들을 구하러

당신은 지옥보다 더 캄캄한 물속으로 몸을 던졌습니다

“지옥에서 살아오라!”

부하들에게 다짐했던 천둥 같은 호령을

스스로에게 내렸고 따랐습니다.

분명코 당신은 살아서 돌아오셨습니다

비록 목숨은 당신의 영원한 대지인

바다에 두고 오셨지만

대한민국 해군의 이름으로

백전백승 udt의 이름으로

이 나라 아들의 이름으로 아버지의 이름으로

남편의 이름으로

당신의 투혼은, 용맹은 불멸의 전설로 되살아나셨습니다

심청이가 몸을 던져 애비의 눈을 띄우고

연꽃을 타고 두둥실 떠오른 그 인당수에서

당신은 해보다 밝은 빛으로 떠올라

어둠 속에 길을 잃은 우리에게 희망과 광명을 주셨습니다

저 신라 문무왕이 스스로 동해에 묻혀

나라를 지키는 용이 되었듯이

당신은 서해의 용왕으로 등극하여

이 땅의 자유, 평화의 수호자가 되셨습니다

산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

당신의 나라 사랑과 참군인의

불굴의 정신은

신화가 아닌 전설이 아닌 살아있는 역사로

길이길이 받들어질 것입니다

남해에서 왜적을 모두 수장시키고

나라를 구한

세계 해전사의 가장 위대한

이순신 장군도

손수 당신의 가슴에 충무무공훈장을 달아주신 것입니다

영웅이시여, 참군인이시여

당신이 계시어 우리는 이제 죽음이 삶보다

더 높고 큰 것을 알았습니다

당신으로 하여 대한민국 국민됨이 자랑스럽고

당신으로 하여 억눌린 가슴을 펴게 되었습니다

부디 살아오소서.

호랑이보다 사납고 용보다 날랜

그 용맹 그 호령을 다시 들려주소서

일어서는 바다 타오르는 혼불로

하나되는 조국, 영원한 승리의 깃발 올리며

귀환하소서

개선하소서
 [천안함 침몰]“또 다른 희생 원치 않는다… 수색 중단해 달라”
 [천안함 침몰]합조단 “오후 9시19분엔 ‘평온한 교신’ 오가”
 [천안함 침몰]“십자수 수놓아 결혼기념 선물하던 자상한 당신이…” 오열
 [천안함 침몰]눈물 훔치며 ‘수색 중단 요청’ 고뇌의 결정
 [천안함 침몰]남상사 복장 ‘상의 전투복-하의 내복’ 의미는
 [천안함 침몰]5개 민간업체 대거 참여… 쇠줄연결 등 1주일이 인양 고비
 [천안함 침몰]7~9일 ‘조금’… 유속 잠잠해져 “작업 적기”
 [천안함 침몰/기자의 눈]‘희망의 끈’ 놓을 수 없건만… 그 결단 앞에 숙연
 [천안함 침몰]빠른 조류에 파편 쓸려갈 수도… 어뢰 증거찾기 쉽지 않아
 [천안함 침몰]“폭발 2초만에 두동강… 암초 충돌음 없어”
 [천안함 침몰]침몰 3분전까지는 비상상황 아니었던듯
 [천안함 침몰]“이제, 임무 내려놓으시고…” 시민들 마지막 길 배웅
 [천안함 침몰/단독] 韓준위 잠수복-장비 해군박물관 전시키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민족신문
 
 
주간베스트
  개인정보취급방침광고/제휴 안내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Copyright ⓒ 2007 인터넷 민족신문. All rights reserved.
Contact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