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현
변호사)이 조현오 경찰청장의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 “틀린 것도 아니고 맞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이 변호사는 이같이 말한 뒤 “꼭 차명계좌라고 하긴 그렇지만, 실제로 이상한 돈의 흐름이 나왔다면 틀린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고 중앙선데이가 5일 보도했다.
이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과 박 전 회장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박 전 회장이) 재임 중 청와대 사저에서 두 번 만찬을 했다고 한다"며 "한 번은 노 전 대통령, 권양숙 여사와 함께 셋이 만찬을 하는데…. 권 여사가 계속 아들이
미국에서 월세 사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돈이 없어 아들이 월세 산다고. 박씨는 그걸 ‘돈 달라’는 얘기로 알았다고 한다. 나중에 집 사는 데 한 10억원 든다고 하니까 그 자리에서 박 전 회장이 ‘제가 해 드리겠습니다’고 그런 거지”라고 답했다.
차명계좌 존재를 전면 부인한 검찰에 대해서도 "검찰이 ‘그런 것 없다’고 했는데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하면 될 것을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봉인돼 있는 노 전 대통령 수사기록에 대해 그는 “(수사기록은) 10년 안에 다 까진다. 다 나올 것”이라며 “정보공개 청구를 해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수사기록을 통해) 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야당의 유력 정치인도 박 전 회장 한테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개런티(
보증)할 수 있다. 최소한 1만 달러”라며 "솔직히 말해 노 전 대통령이 죽음으로써 살아난
사람이 여럿 정도가 아니라 많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연차 말을 너무 믿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 “검사가 전직 대통령을 수사하면서 감만 갖고 수사할 것 같은가. 내가 얼마나 철저한지 아나. 계산과 계산을 거듭한 끝에 수사를 진행했다"면서 "난 절대 나를 포함해 내 부하를 사지로 몰아넣지 않는다. 수사 실패하면 나만 죽나? 부하들도 다 죽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나 노 전 대통령 개인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받은 게 적어. 대통령은 순수했다. 잘 하려고 한 거지"라면서도 "그러면 남한테 심한 말은 안 했어야지.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도 노 전 대통령 집권 시기
sk수사, 롯데 수사를 거론한 뒤 "노 전 대통령 측근을 많이 잡아넣었지만 (후에) 날 검사장으로 승진시키더라"며 "그래서 이 사람들이 생각은 있구나, 측근을 잡아넣어도 사람 평가는 제대로 하는구나, 하는 생각은 했다. 그 때 검사장 될 때 노 전 대통령은 본 적도 없지만, 나름대로 욕도 많이 하고 나하고 생각도 다르다고 봤지만 참 훌륭한 분이구나, 저러니까 한 시대의 집권을 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 변호사 인터뷰에 대해 지난달 20~26일 있은 ‘8·8 개각’ 청문회 전후 두 차례에 걸쳐 만나 진행됐으며, 이 변호사가 "두 차례 기자와 만나서 나눈 얘기가
기사로 공개되는 것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사자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공익적 차원에서 공개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기사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