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상황은 ‘최악의 고비’라던 주말을 넘겼다. 그러나 한 고비 넘기면 다음 고비가 앞을 막아서고 있어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위대와 소방청, 도쿄전력 등은 19일에 이어 20일에도 후쿠시마 1원전 1~6호기의 상황 안정을 위해 물을 넣고 전력망을 잇는 작업을 했다. 사용후 핵연료봉(폐연료봉) 저장수조가 있는 5, 6호기는 냉각장치가 가동돼 온도가 떨어졌다. 원전 부근 방사선량도 19일 오후 2시 시간당 3443마이크로시버트(μsv)에서 20일 오전 2625μsv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날 한때 3호기 원자로의 내부압력이 올라가는 위험한 상황이 이어졌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3호기 격납용기 내 압력이 일시적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갔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은 당국이 방사성물질이 다량 함유된 증기를 대기 중으로 빼내는 방안을 한때 검토했다고 전했다.
내부압력을 낮추려면 냉각용기에 차가운 물을 넣어 증기가 액화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원자로 내부에는 냉각수를 넣지 못한 채 외부의 폐연료봉 저장수조를 채우고 원자로 건물에 물을 뿌려 과열을 막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언제든 다시 격납용기 내의 증기압력이 올라갈 수 있다.
당국은 일단 증기 방출보다는 냉각장치에 전원을 공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1, 2호기는 지난 19일 전선이 연결됐지만 과열된 상태에서 바닷물을 퍼부었기 때문에 배선에 이상이 생겼을 수 있다. 3, 4호기는 전선도 연결되지 않은 상태다.
식품오염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서 생산된 시금치에서기준치 17배의 방사성물질이 나오자 일본 정부는 원전 주변 농산물 출하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19~20일 도쿄도와 지바, 니가타, 이와테 등 8현의 눈과 빗물을 검사한 결과 처음으로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에서는 20일 오후 80세 여성과 16세 소년이 경찰에 의해 구출됐다고 nhk가 보도했다.
한편 김성환 외교장관,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외상은 19일 교토에서 회의를 열고 재난관리와 핵안전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