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위원의 ‘분당우파 vs 강남좌파’ 칼럼에서 거론된 서울대 법학대학원 조국 교수가 연일 반박문을 쏟아내고 있다. 김순덕 논설위원은 강남좌파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는 조국 교수의 이중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판한 바 있다.
자기 딸을 외국어고 보낸 조국 교수의 이중성
“자기 딸을 외국어고를 거쳐 이공계 대학에 진학시키고는 ‘나의 진보적 가치와 아이의 행복이 충돌할 때 결국 아이를 위해 양보하게 되더라’고 털어놓은 경향신문 인터뷰를 보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을 공부기계로 만드는 현 교육체제를 바꾸려면 일차적으로 공부하는 시간을 제도적으로 줄여야 한다’던 그의 글만 믿고 따라 한 학부모나 학교가 있었다면 완전 뒤통수 맞은 거다. 딸을 외고 보내고도 ‘외고 죽이기’에 앞장섰던 노무현 정권 때의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참 많이도 닮은 사람이 ‘진보집권 플랜’을 내놓다니, 그게 어떤 정권일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조국 교수는 이에 대해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리무진 리버럴이라는 말은 미국의 공화당들, 또는 더 극우파들이 진보파를 비난하는 용어"라며 "미국의 촘스키, 영국의 러셀, 프랑스의 사르트르 같은 경우는 다 상층 출신이다. 대표적인 진보적 지식인인데 그들에 대해서 언론이든 보수적인 집단들이 그 사람들에 대해서 왜 당신 행동과 사고가 안 맞냐고 비난하면서 당신의 실천을 그만두라 얘기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한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는 나에 대해서 강남좌파라고 규정하고 겉과 속이 다르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저는 철학적인 얘기를 하자면 매우 기계적 유물론자라고 보고 있다"며 김 논설위원을 '기계적 유물론자'로 규정한 뒤, "왜냐하면 (그는) 사람은 어떤 특정 계층계급의 이익에 충실하게 거기에 종속돼서 거기에 부수되어서 살아야 된다 라는 철학을 갖고 계신 분 같다"고 자신의 입장을 항변했다.
조국 교수의 이러한 강남좌파에 대한 해명을 보면서, 그의 직업이 도무지 학자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운동권 신입생 수준의 사회 의식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 더도 말도 덜도 말고 내가 대학시절 수두룩히 봐왔던 바로 강남 출신 서울대 운동권 1학년생들 말이다.
미국의 리무진 리버럴이나, 프랑스의 캐비언좌파 등등 자신의 가진 것은 모두 다 누리면서 입으로만 좌파인 척하는 세력을 지칭하는 단어들은 모두 다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조국 교수는 리무진 리버럴은 부정적 의미이지만 강남좌파는 긍정적 의미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미국에서 그 어떤 지식인도 자신을 리무진 리버럴이라고 말하지 않듯이, 한국에서 현재까지는 조국 교수만 당당하게 자신을 강남좌파라고 떠들고 있는 것이다. 조국 교수의 분투에 힘을 얻었는지 최근 같은 서울대 경제학과의 이준구 교수도 강남좌파라 선언한 바 있다.
강남좌파는 노무현 정권의 이중성에서 비롯된 부정적 단어
강남좌파는 노무현 정권 당시 부동산 폭등이 최대 이슈가 되었을 때, 개혁을 위해서 태어난 것처럼 떠들어댔던 친노세력들이 실제로는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생성된 신조어이다. 실제로 이백만 홍보수석이 국민들을 향해 "집 사지 마라"고 선동하다 본인은 강남에 아파트를 산 사실이 드러나 사퇴한 바 있다. 김순덕 위원이 거론한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이외에도 정동영 의원이 자식들을 조기유학을 보낸 바 있고, 박영선 의원은 자식들을 최고급 외국인학교에 보낸 뒤, 역시 조기 유학을 보냈다.
심지어 노대통령 퇴임 뒤, 자신의 최측근들인 이병완 전 비서실장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자녀들이 결혼할 때, 강회장 소유의 최고급 골프장에서 식을 올려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사람들이 '서민'을 외치니, 다른 것 다 떠나서 서민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조국 교수는 노무현 정권 사람들의 이런 이중적 행태도 강남좌파론으로 다 옹호하겠다는 듯하다. 자신의 자녀를 외국어고에 진학시켜 대학에 입학시켜놓 일마저도 당당히 떠들어대니 말이다.
강남좌파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강준만 교수는 △권력․금력․상징자본과 도덕적 우월감까지 가지는 부당성 △진보를 이용한 더 많은 금력과 권력의 축적 △실천이 따르지 않는 진보 프로그램 등을 들어 강남좌파들의 부정적 영향력을 경계했다.
이에 강교수는 “배부른 진보가 일부러 배고픈 척 할 필요는 없지만 공적 영역을 향해서만 진보를 외쳐댈 게 아니라 자신의 사적 영역과 행태도 진보적 가치의 지배를 받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공적 영역에 대한 극도의 불신이 해소되는 날까진 과도기적 처방 차원에서라도 ‘강남 좌파’는 자신의 욕망을 통제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강남 좌파’의 한계를 깨기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의 구도를 넘어서 기존 엘리트 행태를 옹호하는 것을 그만 둬야 한다”며 “이제는 엘리트-비엘리트의 구도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 교수는 강남좌파의 부정적 영향력 직접 실천하고 있어
김순덕 위원의 비판이 보다 더 직설적이지만, 강교수의 강남좌파 비판론과 맥이 닿아있다. 조국 교수는 강준만 교수의 강남좌파론을 읽어나 보았는가. 강교수가 지적한 부정적 행태를 바로 조국 교수가 현실에서 그대로 실천해주고 있다는 점도 인지하지 못하는가? 아무리봐도 그런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자기 자신을 자랑스럽게 ‘강남좌파’로 떠드는 미친 짓을 반복할 수 있겠는가.
조국 교수는 “계급적 신분에 맞게 살아야 하느냐”며 항변하고 있으나, 나의 경우 서울대 강남 출신 운동권 학생들에게 “조용히 부모님 돈으로 소비나 진척시켜 주는 게, 너희가 그토록 사랑한다는 민중들의 삶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서울대 운동권 1학년들도 조국 교수처럼 '강남좌파'를 떠들기 보다느 "어차피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극소수의 지배세력을 제외하고는 다 같은 민중이다" 정도로 세련된 답변을 구사한다. 조국 교수는 운동권 1학년 수준도 안 되는 것이다.
조국 교수는 “그런 논리에 따르게 되면 우리 사회에서 서민이시면서 반서민정책을 펴는 정당, 친부자정책을 펴는 정당에 대해서 투표하시는 분이 많다. 그런 분들에 대해서 왜 당신들은 서민이면서 서민정당 찍지 않느냐 라고 비난해야 될 건데 그쪽 비난은 하지 않다”며 반문한다. 이러니까 조국 교수가 평생 고생 한번 하지 않고 편안하게 지낸 사람으로서 세상과 사회에 대한 논의할 수준조차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서민들이 부자 정당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한 적 있나
오히려 반문해보자. 서민들이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당이 아닌 한나라당에 투표를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조국 교수의 눈으로는 지배 이데올로기에 세뇌당한 자들로밖에 안 보일 것이다. 그래서 돈 많고 편안한 직장을 가진 조국 교수와 같은 사람들이 나서서 불쌍한 서민들의 의식을 일깨워주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강준만 교수가 강남좌파를 비판하며 “엘리트와 비엘리트의 구도를 깨자”고 주장한 것은 바로 조국 교수와 같은 얼치기 엘리트들을 예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국 교수가 시장에서 하루하루 힘들게 장사하며 생활을 해나가는 아주머니들보다 서민들의 의식이라던지, 서민들이 갖고 있는 비전에 대해서 더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 이들이 왜 조국 교수의 머리에 있는 좌파정당을 찍지 않고 부자 정당이라는 한나라당을 찍고 있는지 고민해 본 적도 없단 말인가?
바로 조국 교수와 같이 제대로 공부도 하지 않고, 어디서 주워들은 문건 가지고 복지정책 떠들고 부동산 정책 떠들고, 이대로 국가경영을 하게 되면 바로 시장의 서민들의 삶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는 것을 생존본능으로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조국 교수 같이 철밥통 교수직을 갖고 있고, 강남에 아파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경제가 흔들려도 먹고 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래서 조국 교수와는 다른 계급의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함부로 떠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국 교수가 지적한 대로 사르트르 등 좌파 지식인들은 대다수가 한국식으로 강남좌파일 수밖에 없다. 최소한의 계급적 조건이 되어야 박사학위 따고 교수자리 꿰찰 것 아닌가. 그러나 사르트르는 조국 교수처럼 ‘강남좌파’임을 자랑스럽게 떠드는 대신, 지식인을 특수성과 보편성 사이에서의 끊임없이 갈등하는 존재로 규정했다. 즉 지식인은 어떤 경우든지 자신의 신분과 계급에 구애받지 않고 보편적 진리를 추구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르트르도 실제로 현실도 모르고 고급술이 마시면서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한다며 무수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객관적 연구자가 아닌 연구대상으로 전락해버린 조국 교수, 지식인으로서의 자격 상실
그러나 조국 교수는 사르트르 수준에서의 지식인의 자격조차 상실해버렸다. 조국 교수는 사르트르와 달리 객관적 연구자의 위치에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계급을 떠들어대면서 오히려 연구대상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애초에 조국 교수를 띄운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주목한 점도 조국 교수의 머리가 아닌 외모와 계급, 그리고 경상도 신분이었으니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이 정도 상황까지 오게 되면 조국 교수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그는 부끄러움도 모르고 시종일관 강남좌파론을 설파하고 있다. 그리고 주장하는 수준이 참신한 발상도 없고, 깊은 연구실적에 바탕을 둔 발언도 아니고, 그냥 아무 정당의 문건이나 베껴대는 수준, 혹은 아고라 네티즌들의 정쟁 수준이니, 이 사람의 정치적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당파성을 지향하는 지식인의 경우 정치세력의 이른바 이데올로그 역할을 할 수 있다. 김대중 정권 시절의 동국대 황태연 교수가 대표적이 인물이다. 또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는 과정에서 강준만 교수의 저서가 결정적인 이념적 토대가 되기도 했다. 이 세력의 정치인들은 황태연, 교수와 강준만 교수의 저서와 글을 보면서 실천 계획을 마련했다.
조국 교수에게 물어보자. 민주당이든 민주노동당이든 진보신당이든 당신의 머리를 빌리겠다고 나서는 정치인들이 한 명이라도 있는가? 어떻게 지식인이나 학자가 지식과 머리가 아닌 외모와 스타성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발버둥치고, 이를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것도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학교 교수가 말이다. 미국이든, 영국이든 프랑스에 이런 해괴한 사례가 하나라도 있으면 예를 들어주었으면 좋겠다.
하버드대 로스쿨 최연소 교수 앨런 더 쇼비츠를 본받아라
또 묻고 싶다. 조국 교수는 법학은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가? 서울대 법학대학원이 얼마나 공부를 안 하는 공간이면, 교수라는 사람이 인터넷 상에서 하루종일 온갖 정치적 잡담이나 해댈 수 있는지 그것도 궁금하다.
스켑티컬레프트라는 사이트에는 조국 교수의 실력을 비판하며 하버드대 로스쿨 최연소 전임교수인 앨런 더쇼비츠를 소개해놓았다. 최소한 학자로서 현실정치에 개입하고자 하더라도 자신의 전문분야를 기반으로 해야지, 법학과 교수라면서 후보단일화, 합당에까지 수준 이하의 의견을 늘어놓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대한민국의 지식계가 정치로 오염되었다는 점만 방증할 뿐이다.
지금 조국 교수가 좌파가 하고 싶어서 미치겠다면, 공부는 하지 않고, 철밥통 교수 자리 꿰차서, 일체의 경쟁도 없이 평생 놀고 먹으며, 온갖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학자들의 현실부터 비판하라. 특히 국립대학 서울대 교수들은 이에 대해서 더 철저해야 한다. 치열하게 법학을 공부하는 학자들이 수두룩하게 있는데, 법학의 실력이 아닌 외모와 계급, 그리고 정치력으로 승부하는 조국 교수 같은 사람 때문에 경쟁도 하지 못하고 밀려나고 있는 현실은 눈에 안 보이는가? 이것부터 개혁을 하면서 서민과 민중을 이야기해보라는 것이다.
그러나 조국 교수는 서울대 법과대학원 부정입학 루머가 돌았을 때, 공식 입장이 나오기도 전에 부리나케 서울대 법대를 옹호하는 행태를 벌였으니, 그에게서 이런 개혁성은 애초에 기대조차 할 수 없다.
정말 계급으로 따진다면, 학문의 세계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주장하는 우파보다는, 교수자리를 철밥통 밥그릇으로 꿰차고자 하는 좌파세력이 조국교수와 더 걸맞다. 교수 사회에 경쟁이 없어야, 공부는 놔두고, 정치판에 끼어들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조국 교수는 자기의 철밥통 지위를 지키기 위해 가난한 서민들을 이용하고 격이다.
이는 아마도 차기 정권에 보다 더 원칙적인 자유주의와 시장주의 노선을 표방하는 세력이 집권하여, 서울대 개혁을 시작하면 확연히 드러날 것이다. 조국 교수는 그때 어느 쪽 편에 서 있을까?
오연호 대표는 조국이라는 마스코트 띄우기 중단해야
나는 오연호 대표가 이쯤에서 조국 교수라는 마스코트 뛰우기 장난은 그만 집어치웠으면 좋겠다. 이는 도저히 언론인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 오연호 대표도 스스로 한번 자문자답해보라. 당신이 조국 교수의 머리를 빌리고 있는지, 조국 교수로부터 독창적인 메시지를 끌어내고 있는지 말이다. 그게 아니면 하루라도 빨리 마스코트 장난은 멈춰야 한다. / 변희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