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나진선봉지구(나선특별시)에 북한 최초의 첨단 컨테이너 물류를 담당할 신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온라인 중앙일보가 단독입수한 '나진항신항개발계획'에 따르면, 나진항 개발은 그동안 국내에 알려진 것처럼 기존의 1~3항을 리모델링하는 수준이 아니라 부산항과 같은 국제물류 허브항으로 계획됐다. 이 신항은 기존 나진항 맞은편에 건설할 것으로 보인다.

◇'1~3항은 맛보기'진짜는 신항=나진항 개발은 원래 있던 부두를 확장하고 보수하는 리모델링 수준으로 알려졌었다. 기존 나진항 1·2·3호 항구들은 2003년부터 중국에 의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당시 항구 주변 시설이 낙후되고, 항구에 이르는 철도나 도로 시설이 열악해 수송기능이나 분류기능도 없어 항만으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정도였다. 이에 북한은 2008년 나진항 1호 사용권을 중국에, 3호는 러시아에 넘겨줬고, 2호 부두는 지난달 스위스에 넘겼다. 1호는 당초 화학 비료 수송용 부두로 개발됐으나 최근 석탄 수송용 부두로 개조됐다. 러시아는 나진항 개발 추진에 앞서 2006년부터 북한 열차만 운행되던 나진-핫산 철도를 컨테이너 운송에 맞게 현대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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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항 건설 계획=계획안에 따르면 신항개발은 중국 지안그룹(吉安集團)이 맡아 컨테이너항만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럭이 곧바로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춘다는 계획도 있다. 북한의 산업구조상 이같은 컨테이너항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동북아 물류를 환적해 중국이나 러시아 유럽 등으로 보내는 허브항으로 건설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동북아 물류 거점 가능성 충분=나진항은 중국과 러시아 양국이 맞닿아있는 최적의 지정학적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한은 지정학적 장점을 바탕으로 태평양과 동북아시아를 잇는 세계 물류의 허브를 꿈꾸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이나 싱가포르항이 유럽의 바다와 동남아 바다를 휘어잡는 세계 최고의 물류항으로 성장한 것도 지정학적 장점 덕분이었다. 유럽 최대 항만으로 꼽히는 로테르담항이 세계 제1의 물류항으로 자리잡은 것은 독일, 프랑스와 인접한 지정학적 장점이 컸다. 싱가포르항도 아시아와 유럽 항로의 길목에 위치한 지리적 강점으로 엄청난 물동량을 흡수할 수 있었다.

북한 나진 신항은 이런 세계적인 항구의 지정학적 장점을 접목하면 최적의 위치를 갖고 있다. 태평양과 유럽으로 이어지는 러시아, 동남아와 이어지는 중국의 최전선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경제적 효과는 어마어마할 전망이다.

2006년 부산신항 개장식 당시 해양수산부는 부산신항이 완공되는 2013년까지 약 15조4000억원의 생산유발, 16만7977명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박사는 "조감도에 나타난 것과 같은 나진 신항이 개발되면 동아시아 물류항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의 지린성이나 러시아 등의 물동량을 소화할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들어오는 물동량들을 한국과 일본으로 전달하는 주요 물류거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별취재팀=김진희·이지은·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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