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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엔 넬슨, 동양엔 이순신 … 해외서도 인식 확산 중
'이순신 브랜드' 세계화 충분히 가능… 정부ㆍ민간 차원 세계화 작업 시급
 
중앙일보 기사입력 :  2015/01/0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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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7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의 불길로 전 세계를 불타게 할 수 있을까. 이순신 장군이 ‘역사 한류’ ‘군사전략 한류’ ‘리더십 한류’의 중심에 서게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라면 누구나 귀국길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나 거북선 모형을 사가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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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광화문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은 파리의 에펠탑이나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못지않게 강력한 우리 국가 상징이 될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지난해 8월 17일 기사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광화문광장이 서울의 상징적 중심점(epicenter)라고 했다.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에 대해서는 해외에서도 알 만한 사람들은 안다. 문제는 이순신 장군이라는 잠재력 만점인 국가 브랜드를 세계의 일반인에게 효과적으로 널리 홍보하는 것이다. 그 씨앗은 일찌감치 뿌려졌다. 영국 해군 제독이자 역사학자였던 G A 밸러드(1862~1948)는 자신이 지은 『바다가 일본 정치사에 미친 영향(The Influence of the Sea on the Political History of Japan)』(1921)에서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영국 입장에서 넬슨과 동등한 제독이 아시아에서 나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힘들지만··· 이순신 장군은 넬슨과 동급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제 이순신 장군은 해외 신문에 나오는 ‘오늘 태어난 사람들’ 난에도 등장한다. 예컨대 지난해 뉴질랜드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은 미국 대통령 제임스 먼로, 수학자 쿠르트 괴델, 사담 후세인, 페넬로페 크루스, 제시카 알바와 같이 4월 28일생이다. 아마존에서 옥스퍼드 브랜드의 이순신 장군 망루 레고(LEGO)도 살 수 있다.

『해상 전투: 해전 3000년사(Battle at Sea: 3,000 Years of Naval Warfare)』의 내지들.
 이순신 장군에 대해 해외 매체들이 빈번하게 다루게 만들려면 우선 서구의 주요 참고도서(reference book)와 전쟁사 등 전문 서적에 빠짐 없이 등장해야 한다. 점차 이순신 장군이 더 많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R G 그랜트가 지은 『해상 전투: 해전 3000년사(Battle at Sea: 3,000 Years of Naval Warfare)』(작은 사진)는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을 6페이지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커피테이블(coffeetable)’이다. 특히 미국 사람들은 거실에 있는 커피테이블에 올려 놓고 가끔 들여다 보는 커피테이블이라 불리는 삽화·사진이 많이 실린 도서를 좋아한다. 이순신 장군이 미국의 거실에 진출한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또 세계 50대(大)이건 100대이건 글로벌 순위권 안에 들고 있다. 이미 글로벌 셀레브리티다. 한국전 종군기자 출신인 윌리엄 위어가 지은 『세상을 바꾼 50대 군사 지도자(50 Military Leaders Who Changed the World)』는 이순신 장군이 “아마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독”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위어는 그의 또 다른 저서인 『전쟁을 바꾼 50대 무기(50 Weapons That Changed Warfare)』에 거북선을 포함시켰다. 전쟁사의 가장 극적인 100대 장면을 소개한 『가장 위대한 전쟁 이야기(The Greatest War Stories)』는 거북선을 일컬어 “가장 놀라운 전함”이라고 기술했다. 『해전의 모든 것(Fighting Techniques of Naval Warfare)』에 따르면 한산도 해전은 세계 20대 해전 중 하나다.

 문서를 통한 이순신 공공 외교에서 아직 미흡한 것도 있다. 예컨대 『전쟁 철학자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사 사상가들의 전개(Philosophers of War: The Evolution of History’s Greatest Military Thinkers)』라는 책을 보면 이순신 장군에 대해 별도 항목이 있기는 하지만 이순신 장군이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알 수 없음(unknown)’이라고 돼 있다.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원인 중 하나는 이순신 장군의 해상 전략을 수용한 데 있다고 상당수 역사가가 말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일반인을 위한 세계사 책이나 초·중·고·대학 교과서에도 이순신 장군은 많은 경우 빠져 있다. 수천 년 인류 역사를 몇 백 페이지로 압축한 역사책에 이순신 장군이 등장하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순신 장군이 근대 이후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예컨대 옥스퍼드대 출판부에서 나온 『1450년에서 1700년까지의 세계(The World from 1450 to 1700)』를 보면 단 두 단락 분량이지만 나온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목표가 중국·인도·필리핀을 정복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한반도에서 저지하지 않았다면 아시아 역사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는 인식이 점차 공감을 얻고 있다.

 이순신 장군을 우리나라 공공외교의 한 축으로 삼으려면 몇 가지 선결과제가 있다. 첫째, 거북선이 철갑선이냐 아니냐의 문제다. 80년대만 하더라도 외국 사람들에게 “한국이 구텐베르크보다 200년 앞서 금속활자를 만들었고 미국의 모니터(the Monitor)호보다 300년 앞서 철갑선을 만든 나라라는 것을 아십니까”라고 말하면 외국인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이제 거북선이 철갑선이 아니라 목조 장갑함이라는 주장이 국내에서 대세다. 하지만 해외 문헌에서는 아직도 이순신 장군이 세계 최초 철갑선 설계자로 알려졌다. 만약 거북선이 철갑선이 아닌 게 확실하다면 이를 해외 출판사에 정직하게 알려 수정하게 만드는 게 올바른 길이다.

 둘째,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의 외국어 표기를 통일해야 한다. 현재 이순신 장군은 Yi Sun Shin, Yi Sun-shin, Yi Sun Sin으로 거북선은 Geobukseon, Kobukson 등으로 표기된다. 셋째, 윈윈(win-win) 전략을 모색해볼 만하다. 이순신 장군과 해외의 명장들을 한데 묶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세계사적 라이벌들을 한데 묶어 ‘세계 해전 영웅 기념관’이라든가 웹사이트를 민관 합동으로 만들면 어떨까. 이순신 장군의 라이벌은 넬슨(트라팔가르 해전), 프랜시스 드레이크(칼레 해전), 테미스토클레스(살라미스 해전), 돈 후안 데 아우스트리아(레판토 해전), 도고 헤이하치로(쓰시마 해전), 체스터 니미츠(미드웨이 해전) 등이다. 영국의 넬슨 페스티벌을 벤치마킹하고 우리나라 충무공 축제를 연계한다면 한·영 외교를 심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해외에 이순신 전문가를 양성하는 국가적·사회적 노력도 필요하다. 하와이 퍼시픽대 마크 길버트 석좌교수는 ‘이순신 장군, 거북선과 근대 아시아의 역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Korea Society)의 후원을 받아서다. 이러한 학술 지원 사업이 꾸준히 지속돼야 한다.

 이순신 공공외교는 우리 국민, 시민이 나서야 한다. 이순신 장군을 외국 사람들에게 설명할 때 필요한 용어들은 뭘까. 임진왜란은 Imjin War, Seven-Year War, Korean War이다. 백의종군은 “fighting in a white robe”이다. 철갑선은 iron-shelled ship, armored ship, ironclad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을 한마디로 외국인에게 설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Admiral Yi Sun-shin was the Lord Nelson of Korean history(이순신 제독은 한국사의 넬슨이다)” 정도가 괜찮을 것 같다.


김환영 기자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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