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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밤 서울 은평구 불광동 한국여성개발원 대강당에 마련된 은평을 선거구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각 투표소에서 보내온 투표함을 열어 개표작업을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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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던 여야 대결은 예상외로 일찍 승패가 갈렸다. 개표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밤 9시30분이 지나자 여야간 접전지역의 선거
결과가 쉽게 드러난 까닭이다.
애초 예상외로 높은 투표율에 내심 긴장하던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서울 은평을과 인천 계양을 등 수도권과 충주, 천안 등 충청권을 휩쓴 선거 결과가 나타나자,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민주당은 높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충청지역에서 전패한 것으로 나타나자 망연자실한 분위기였다.
앞서 여야 최대 승부처인 은평을 투표율이 지난해 재보선보다 더 높은 40.5%로 최종 집계되자, 민주당 당직자들은 기대감을 내보였다. 이날 밤 개표 현황판이 설치된 영등포 민주당사를 찾은 박지원 원내대표는 “기대해볼 만하다”고 웃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하루에 동원 가능한 숫자는 많아야 3천명 정도인데 투표율이 35%를 넘으면 조직동원도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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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운데)와 김무성 원내대표(왼쪽) 등 당직자들이 28일 밤 서울 여의도 당사 개표 상황실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다 한나라당이 다섯 곳에서 이긴 것으로 나타나자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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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반대로 불안감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2층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안상수 당 대표는 “국민들이 선거에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여론조사결과 등을 바탕으로 앞설 것으로 예상하던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에선 47.5%의 투표율이 나오자 ‘접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반응이었다. 조해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역대 7월 재보선에서 보통 투표율이 25% 안팎이었다”며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얘기가 많은데 긴장을 늦추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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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오른쪽 둘째), 이미경 사무총장(오른쪽 셋째) 등 당직자들이 28일 밤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다 민주당 후보가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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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민주당’ 심판론이 울려퍼졌던 광주 남구에서도 투표율은 민주당·민주노동당 양쪽을 웃기고 울렸다. 이정희 대표 등 민노당 지도부는 이날 광주 남구에 머무르며 투표를 독려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오전 9시까지 폭우가 쏟아져 출근길 직장인들이 별로 투표를 하지 못했고, 낮에도 좀체 투표율이 오르지 않다가 결국 28.7%로 마감했다. 발을 동동 구르던 민노당 당직자들은 오후 들어선 스타급 트위터 유저인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글을 트위트에 올려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