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 떡볶이 골목에서 후배와 함께 야식을 먹으면서 나눴던 대화의 일부를 글로 정리해 옮겨봤다. 요즘 벼멸구처럼 극성을 부리고 있는 강남좌파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후배 : 형님! 모택동이 주은래, 주덕, 유소기, 등소평, 팽덕회 같은 쟁쟁한 혁명가들 위에 유일무이한 지도자로 우뚝 서게 된 비결이 뭘까요? 나는 그게 참 궁금합니다.
나 : 쉽게 설명하면 이래. 모택동은 가까운 곳에서부터 정의를 실천한 인간이기 때문이지. 자신과는 먼 곳에서부터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믿는 우리나라의 이른바 강남좌파들, 곧 된장진보들과는 물과 불처럼 선명하게 대비되는 성격의 인물이었어.
모택동이 어렸을 때 아버지한테 흠씬 두들겨 맞은 적이 있어. 몰래 담배 폈다고, 술 마시고 깽판 쳤다고, 아니면 이웃마을 처녀 임신시켰다고 매를 맞은 것이 아니야. 아마 모택동이 그랬을 거야. 자신이 중국의 유산계급을 상대로 벌였던 최초의 투쟁은 아버지와의 싸움이었다고.
모택동의 아버지는 지주였어. 대지주는 아니고 소지주쯤 됐지. 모택동은 어느 날 아버지가 품팔이하러 온 농업노동자 한 명을 마구 매질하는 광경을 목격했어. 그 순간 앞뒤 안 가리고 곧장 아버지를 들이받은 거지. 사상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만들어진 사상을 현실에서 실천하기는 그보다 더 어려운 법이야. 오죽했으면 모택동이 나중에 ‘실천론’이라는 책까지 직접 썼겠어.
모택동이 한국의 386으로 태어났다고 가정해보자고. 토론회에서 ‘공교육 정상화’를 호소한 모택동이 집에 돌아와 보니까 와이프가 만면에 득의의 미소를 짓고 있었어. 우리 아이가 외국어고에 들어가게 되었다면서. 그 소리를 들은 모택동은 다짜고짜 마누라 귀싸대기를 올려붙였을 게 분명해. 가정폭력의 부당성은 일단 나중에 따지자고. 이건 어디까지나 비유니까.
내가 386들을 개돼지만도 못한 존재로 여기는 이유는 이름깨나 알려진 진보진영의 386 중에서 자기 자식 특목고나 자사고에 보내지 않은 인간이 거의 없다는 데 있어. 안 그런 경우에도 그 사정을 알아보면 아예 조기유학을 보냈더라고. 정말 민나 도로보데스, 전부 다 도둑놈들이야! 똥물에 튀기고, 구제역 침출수에 버무려도 시원치 않을 그런 위선적 작자들이 개혁의 주역이랍시고 눈꼴사납게끔 맘껏 설쳐댔던 노무현 정권이 결국은 쫄딱 망해버린 사태야말로 인과응보에 사필귀정일 거야.
나는 기독교를 믿지는 않지만 예수는 진짜 대단한 의인이었다고 생각해, 예수님이 양민 시절의 직업이 뭐였는지는 ○○ 씨도 알지? 목수야. 예수가 생존해 활동했을 당시 이스라엘 사회에서의 목수는 현재의 한국으로 치자면 대표적인 억대 연봉자였어. 이를테면 강남 테헤란로의 무지하게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 정도 됐겠지. 어업이 활발하게 이뤄진 갈릴리 호수 근처에서는 고깃배들을 건조하고 수리하는 역할도 맡았을 목수의 몸값이 더더욱 높았어.
그런데 그 좋은 직업 과감하게 때려치우고 나왔던 사람이 바로 예수였어. 트위터에서 이명박 욕하고선, 곧바로 주식사이트에 접속해서 주가시세 확인해야 직성 풀리는 우리나라 강남좌파들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지.
결론적으로 모택동이나 예수나 몸담았던 장르는 달랐을지언정 우리나라 강남좌파 종자들과는 정반대 유형의 인간들이었다고 할 수 있지. 두 사람 다 자기와 가까운 곳에서부터 구체적으로 정의를 실천해나갔으니까.
대한민국 강남좌파들은 어떨 것 같아? 장담하건대 낮에 남들 앞에서는 ‘노무현 자서전’ 내용 인용해가며 눈물 흘리고, 밤에 집으로 돌아와서는 디시인사이드에서 만들어졌다는 ‘부동산 계급표’ 흐뭇한 시선으로 계속 바라보면서 속으로 낄낄대고 있을 걸. 스타벅스에서 ‘체게바라 평전’ 읽는 ‘깨어 있는 된장녀’들과, 그들의 백마 탄 까칠한 ‘차도남’들이 정치세력화를 꾀한답시고 슬금슬금 기어 나온 결과물이 지금의 강남좌파인 셈이야.
나는 말이야 서울대 조국 부류의 강남좌파가 만약에 정권 잡게 되면 미련 없이 이민 갈 거야! 이왕이면 미국 뉴욕으로. 월가에서 유대인 자본가들과 어울리면서 심심할 때마다 한국의 웹사이트들에다가 ‘미 제국주의자들’의 만행을 규탄하는 글을 올릴 작정이야. 강남좌파보다 100배는 영악한 ‘뉴욕 주사파’라는 새로운 사기 진보의 흐름을 창제해서 대권에 도전해야지. 어때, 정말 기발하지 않아? 에이, 쓸데없이 이빨 까는 사이에 라면사리 다 불었네.
조국의 팔자, 오연호의 팔자 [16] ‘공산당선언’을 생각한다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