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수석차관보가 북한이 요구하는 '북미 평화협정'에 대해 "한미 동맹을 균열시키고 북한 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수석차관보. [연합뉴스]
현재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그룹의 선임고문을 맡고 있는 리비어 전 수석차관보는 27일(현지시간) 주뉴욕대한민국총영사관과 재외동포재단이 공동주최한 '한반도 및 동북아정세'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리비어 전 수석차관보는 이날 "북한은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 자살폭탄 집단이 아니다"라며 "미국을 공격하겠다는 게 아니라 핵무기를 통해 (정권교체된) 리비아나 이라크의 전철을 밟지 않고 체제를 보장받겠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 다음 단계는 핵무기를 통해 동북아의 안보 지형을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핵무기를 보유한 상황에서 북·미 평화협정을 체결함으로써 한국전쟁을 공식으로 끝내고 북한 주도의 통일을 이루겠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미국에 던지는 '게임의 법칙'은 단순하다"면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든지, 아니면 전쟁을 치르자는 것"이라며 북한의 핵포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대해선 "북한이 미사일 탄두의 재진입까지 모니터링하고 나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되고 있고, 걱정스러운 단계"라고 분석했다.
리비어 전 수석차관보가 이날 내놓은 대책은 전방위적인 '압도적(Overwhelming) 압박'이었다. 경제, 정치, 외교, 인권 등 모든 방면에 있어 압박을 가하는 것이 선택 가능한 옵션이라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선제타격은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참혹한 '제2의 한국전쟁'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그렇다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계속 북한의 위협 아래 놓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결국 전례없는 압박을 통해 북한 내부의 정권교체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