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만족 못 하는 한국인들, 정의에 갈증 느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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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많이 받으면 더 정의롭게 살 수 있는 건가. 아니면 교육보다는 인간의 품성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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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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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기사입력 : |
2010/08/21 [05: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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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만족 못 하는 한국인들, 정의에 갈증 느끼고 있다” [중앙일보]
2010.08.21 00:24 입력 / 2010.08.21 00:24 수정
[기획 인터뷰]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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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는 “민주주의와 다수결주의(majoritarianism)는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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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샌델 교수는 히마티온(옛 그리스인의 겉옷)만 두르면 딱 고대 철학자처럼 보일 것 같았다. 서양인치곤 호리호리한 체구에 목소리는 작고 조곤조곤했다. 그의 얼굴엔 평생에 걸친 사색과 명상의 흔적이 담담하게 배어 있었다. 그의 강의가 하버드대생들을 열광케 하는 건 아무래도 ‘지혜의 힘’ 때문인 것 같았다. 인터뷰는 그의 숙소인 조선호텔에서 20일 오전에 이뤄졌다. 그는 사흘간의 살인적 일정에 파김치가 돼 있었지만 한국에서의 지적 탐험이 즐거운 듯했다. - 하버드대에서 당신 강의는 매 학기 1000명 이상의 학생이 수강한다고 들었다. 우리가 정의에 대해 더 많이 논의할수록 정의로운 삶에 좀 더 가까워지는 것인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의를 공부하고, 그에 대한 책을 읽어도 모두 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건 아니다. 나는 책에서 다양한 사례를 들었다. 독자들 스스로 생각하게 하기 위해서다. 정의를 말한 철학자들의 주장에 도전하게 하기 위해서다. ” - 당신 책이 한국에서 30만 부 넘게 팔린 건 혹시 한국 사회가 정의롭지 않다는 방증이 아닐까. 사회가 부정의 하니까 정의를 더 갈망하는 게 아닌가. “(웃으며) 나는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철학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곤 꿈도 안 꿨다. 한국 사회가 부정의해 내 책이 많이 팔렸다는 생각은 안 한다. 하지만 한국인들에게 정의에 대한 갈증과 갈망이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정치에 대한 불만과 좌절감이 존재한다. 또 시장의 영향력이 강력해지면서 보다 근본적인 도덕적 논쟁과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에 대한 갈증을 반영하는 게 아닐까.” - 왜 유독 한국인들만 갈증이 큰가. “그 대답은 여러분이 나한테 해 줘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에 대한 의미 있는 토론을 하려는 열망이 많다는 건 좋은 것이다. 건강한 자극이다.” - 한국의 교육열은 유명하다. 그런데 교육을 많이 받으면 더 정의롭게 살 수 있는 건가. 아니면 교육보다는 인간의 품성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가. “품성이다. 교육 수준이 높다고 더 정의롭게 산다는 보장은 없다. 도대체 어떤 교육을 받는지가 핵심이다. 과학과 기술에 대해 더 많이 안다고 해 정의감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철학과 예술, 역사, 인문학 등을 배워야 한다. 사회 지도자가 될 학생들은 우리가 직면한 거대한 도덕적 도전들에 대해 질문하고 배워야 한다.” - 그게 당신이 정의론을 강의하는 이유인가. “그렇다. 하버드대의 내 강의는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다. 무료다. 유튜브나 하버드대와 pbs(미국 공영방송) 웹사이트, 아이튠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맘대로 퍼갈 수 있다. 하버드대의 한국 학생들이 한글 자막을 넣겠다고 하더라. 중국어로도 번역됐다.” - 처음 강의를 시작했던 30년 전과 지금 학생들은 많이 다른가. “개인적이고 시장 중심적인 생각이 더 강해졌다. 하버드대 학생들은 미국 평균보다는 진보적이다. 그래서 정확히 알긴 힘들지만 바뀐 건 사실이다.” - 당신은 정의가 공정하고(fair) 좋은 것(good)이라고 했다. 공정함은 소득과 권력, 기회의 공평한 분배와 관련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분배가 잘된다고 좋은 사회는 아닌 것 같다. 분배를 강조한 공산주의는 좋은 사회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정의에 있어서는 좋은 것(goodness)이 공정함(fairness)보다 우선하는가. “좋은 지적이다. 사실 공산주의는 공정하지도 않았다. 또 공정한 사회가 좋은 사회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좋은 사회는 공정함과 배분의 문제를 뛰어넘어 일정한 가치와 도덕적 규범이 실행되는 사회다. 교육, 건강, 시민정신, 환경, 예술, 우리가 서로를 대할 때 더 나은 것을 지향하는 태도를 갖는 것 등이 좋은 삶의 특징이다. 나는 좋은 삶이 뭔지 모르면 정의로운 사회, 공정한 사회가 어떤 모양인지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 당신의 주장은 24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주장과 비슷하다. “그렇다. 그 부분에선 그가 맞았던 것 같다.” - 전쟁터에서 살기 위해 적군을 쏴 죽인 병사를 비난하긴 어렵다. 결국 정의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 아닌가. “전쟁터에서도 정의의 문제가 생겨난다. 군인이 적을 죽이는 것과 민간인을 죽이는 건 다르다. 정의롭다는 건 적절한 수단이 비례의 원칙에 따라 그에 합당하게 행해졌느냐는 문제다.” - 내가 궁금한 건 시간과 공간, 상황을 초월하는 보편적인(universal) 정의의 원칙이란 게 있느냐는 것이다. “아주 일반적인 원칙 수준에서 답하자면 그렇다. 정의는 각자에게 마땅히 돌아갈 정당한 몫을 주는 것이다. 그게 정의의 원칙이다. 문제는 각자의 몫이 얼마만큼이냐는 것이다. 철학자들도 정의의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부분에 들어가면 논쟁이 생긴다. 구체적인 상황, 시간과 공간에 따른 갭(gap)은 우리가 채워 가야 한다. 정의의 의미는 만들어 가는 것이다.” - 철학자가 통치하는 사회가 가장 정의롭다는 플라톤의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나. “철학자들이 좋은 왕이 될 것 같지는 않다(웃음). 철학자 대부분은 비실용적이고 공공 영역(public affairs)에 관한 지식도 없다. 혼란스럽고 편견이 있어도 정치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시민들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도전했다. 그게 철학의 역할이다.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게 해야 한다.” - 중국의 문화대혁명이나 나치의 유대인 학살은 민중의 이름으로, 다수의 이름으로 자행됐다. 민주주의는 쉽게 오도(misled)될 수 있다. 어떤 정치 시스템이 최선인가. “ 민주주의와 다수결주의(majoritarianism)를 구별해야 한다. 무조건 다수의 주장에 따르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건 공포스러운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공동선과 정의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것이다. 선동 정치가나 폭군을 지지하는 다수는 민주시민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 것이다. 생각하고 논쟁하고 추론하고 숙고하지 않는 다수는 군중(mob)일 뿐이다. 그래서 교육과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투표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게 다수결주의인데 착각이다. 시민적 삶(civic life)과 대중적 심사숙고(public deliberation), 시민 교육(civic education)의 질에 모든 게 달려 있다.” -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했던 국가들 중에서 가장 정의로웠던 국가는 어디라고 생각하나. “우리가 지금 그걸 향해 가고 있을 뿐이다.” 김종혁 문화스포츠에디터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마이클 샌델(57교수) 1980년 27세의 나이에 하버드대 교수가 됐다. 전공은 정치철학. 그의 ‘정의’ 강의는 20여 년 동안 이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힌다. 그는 극장식 강의실을 가득 메운 1000여 명의 학생에게 실생활에서 부딪히는 여러 도덕적 딜레마를 소재로 강의한다. ‘열 사람을 살리기 위해 다섯 사람을 희생시켜야 한다면 그걸 실행하는 게 옳은가’ ‘정부는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하는가’같이 쉽사리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강연 동영상을 웹사이트(justiceharvard.org)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강의 내용을 책으로 묶어 『정의란 무엇인가』를 펴냈다. 이 책은 국내 출간 석달 만에 30만부 이상 팔렸다.
1975년 미국 브랜다이스대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82년 미국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인 존 롤스의 『정의론』(1971년)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조인스 핫 클릭]
bbc,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전미 언론이 격찬한 그 강의! 하버드대 학생들은 정의를 어떻게 배우는가? 매년 천여 명의 하버드대 학생들이 연속 수강하는 전설의 명강의! 자유지상주의에서 공리주의,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존 롤스까지 실제 수업을 바탕으로 누구나 빠지는 도덕적 딜레마에서 무엇이 옳은 일인가를 가장 흥미롭고 도발적으로 풀어낸 역작!" 존 롤스 이후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 학자이자, 공동체주의 이론의 대표적인 4대 이론가로 손꼽히는 샌델 교수의 실제 하버드대 강의 〈justice〉를 바탕으로 쓴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가 출간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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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ce〉강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수업으로 손꼽힌다. 7000명도 채 안 되는 하버드대 학부생 가운데, 무려 천 명의 학생들이 대학 극장을 가득 메운 채, 정치철학의 중대한 질문을 오늘날의 골치 아픈 문제에 접목시키는 샌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자유사회의 시민은 타인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정부는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하는가? 자유시장은 공정한가? 진실을 말하는 것이 잘못인 때도 있는가? 도덕적으로 살인을 해야 하는 때도 있는가? 도덕을 입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개인의 권리와 공익은 상충하는가?
정의와 부정,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에 관해 다양한 주장과 이견이 난무하는 이 영역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까? 《정의란 무엇인가》는 이러한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한다.
전 세계의 석학들은 왜 정의에 주목하는가? 지금, 정의란 무엇인가를 선명하게 되돌아볼 시기이다!
“매년 천여 명의 하버드대 학생들이 연속 수강하는 전설의 명강의! 자유지상주의에서 공리주의,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존 롤스까지 실제 수업을 바탕으로 누구나 빠지는 도덕적 딜레마에서 무엇이 옳은 일인가를 가장 흥미롭고 도발적으로 풀어낸 역작!"
존 롤스 이후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 학자이자, 공동체주의 이론의 대표적인 4대 이론가로 손꼽히는 샌델 교수의 실제 하버드대 강의 〈justice〉를 바탕으로 쓴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가 출간되었다.
〈justice〉강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수업으로 손꼽힌다. 7000명도 채 안 되는 하버드대 학부생 가운데, 무려 천 명의 학생들이 대학 극장을 가득 메운 채, 정치철학의 중대한 질문을 오늘날의 골치 아픈 문제에 접목시키는 샌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자유사회의 시민은 타인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정부는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하는가? 자유시장은 공정한가? 진실을 말하는 것이 잘못인 때도 있는가? 도덕적으로 살인을 해야 하는 때도 있는가? 도덕을 입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개인의 권리와 공익은 상충하는가?
자유 민주 사회에서 정의와 부정,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에 관해 다양한 주장과 이견이 난무하는 이 영역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까? 《정의란 무엇인가》는 이러한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한다.
행복을 극대화하고 자유를 존중하며 미덕을 기르는 행위의 의미, 그리고 그와 관련한 이상이 서로 충돌할 때, 무엇이 옳은 일인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대립하기 마련이다. 정치철학이 이런 상황을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주장을 다듬고, 민주 시민으로 우리가 직면한 여러 대안에 도덕성을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버드대 학생들을 사로잡는 흥미진진한 여정을 독자에게도 그대로 전달하는 이 책은 정의의 의미를 찾는 서정적 탐사이며, 정치 성향에 상관없이 모든 독자에게 그동안 익히 들어온 논쟁을 새롭고 명쾌한 방식으로 고민해보라고 권유한다. 샌델은 이러한 논쟁에서 극적이고 도전적인 발상을 선보이면서, 철학을 이해하면 정치와 도덕 그리고 자신의 신념을 분명하게 알게 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한 사회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결정들이 어떤 배경에서 나오게 되었는지를 이해한다면 우리 개인이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데는 물론이고 사회 전체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생각을 일깨우는 생기 있고 똑똑한 책이다. 우리가 시민으로 살면서 부딪히는 어려운 질문들을 설득력 있게 풀어가는 이 책은 우리 책장에 반드시 꽂아두어야 할 필독서이다.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 행복의 극대화, 자유, 미덕
《정의란 무엇인가》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칸트, 제레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고대부터 근현대 정치철학의 흐름 속에서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인 행복의 극대화, 자유, 미덕의 추구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이론들의 장단점들을 실제 일어난 이야기들과 논쟁들을 통해 살펴본다.
·정의와 행복의 극대화를 연관짓는 이론은 무엇인가? 시장 중심의 사회에서 경제적 풍요와 생활 수준을 높이는 것은 오늘날의 정치 논쟁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 잘살게 되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풍요로움은 행복에 기여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 생각을 들여다보려면 공리주의에 눈을 돌려야 한다. 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가장 그럴듯하게 설명한다.
·정의와 자유를 연관짓는 이론들은 무엇인가? 이것은 개인의 권리 존중을 강조하는 이론이다. 정의가 자유와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오늘날의 정치에서 행복 극대화라는 공리주의 사고만큼이나 익숙하다. 정의는 보편적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자유에서 출발해 정의를 이해하는 방식을 둘러싸고 여러 유파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낸다. 가장 치열한 정치 논쟁은 자유방임주의와 공평주의 진영 사이에서 일어난다. 자유방임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자들은 자유지상주의자들이다. 정의란 성인들의 합의에 따른 자발적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하는 데 달렸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공평주의 진영에는 평등을 옹호하는 이론가들이 모여 있다. 이들은 규제 없는 시장은 공정하지도 자유롭지도 않다고 주장한다. 이들에게 정의를 구현하려면 사회적, 경제적 불이익을 바로잡고 모든 이에게 성공할 기회를 공평하게 나눠주는 정책을 펴야 한다.
·정의가 미덕, 좋은 삶과 밀접히 연관된다고 보는 이론은 무엇인가? 오늘날의 정치에서, 미덕 이론은 문화적으로 보수주의, 종교적으로 우파와 동일시된다. 도덕을 법으로 규정한다는 발상은 자유주의 사회 시민들이 보기에, 자칫 배타적이고 강압적인 상황을 불러올 수 있는 경악할 만한 발상이다. 그러나 정의로운 사회라면 미덕과 좋은 삶에 대한 견해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생각은 공히 모든 이념에 깃들어 있으며 다양한 정치 활동과 주장에 영감을 주었다.
정의를 설명하는 다양한 견해들이 실제 일어난 이야기들 속에서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탁월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예를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태풍 허리케인이 지나간 뒤, 생활재의 가격폭리처벌법에 대한 찬반 논쟁(13~21쪽 참조)은 재화와 용역을 판매하는 사람이 자연재해를 이용해, 시장이 견디기만 한다면 어떤 가격을 불러도 상관없는가? 가격폭리 금지가 구매자와 판매자의 자유로운 거래를 방해할지라도 정부는 가격폭리를 금지해야 할까? 와 같이 무엇이 과연 옳은 일인가의 문제, 곧 정의에 관한 복잡하고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질문은 단지 개인이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법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사회는 어떻게 조직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것이며, 이에 대답하려면 정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2) 이라크 전에 참전한 군인 중 상이군인훈장 수여 대상(22~25쪽 참조)의 자격에 대한 국방부의 선택은 옳았는가에 관한 논란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론에 담긴 도덕 논리를 그대로 보여 준다. 3) 2008~2009년 구제금융을 둘러싼 논쟁(25~32쪽 참조)은 무모한 투자로 회사를 파산으로 몰고 간 사람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상여금을 지급한 것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의 중심에 정의와 도덕적 자격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경제적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과 잘못을 저지른 은행과 투자사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대단히 불공정한 일이라는 생각의 갈등 속에서 과연 구제 금융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보여주는 딜레마는 정치철학의 중대한 문제를 드러낸다. 정의로운 사회라면 시민의 미덕을 장려해야 하는가? 아니면 법은 미덕에 관한 서로 다른 개념들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면서 시민 스스로 최선의 삶을 선택하도록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고대 정치사상과 근대 정치사상을 가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란 사람들에게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누가 무엇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결정하려면, 어떤 미덕에 영광과 포상을 주어야 하는가를 결정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장 바람직한 삶의 방식부터 심사숙고해야만 무엇이 정의로운 법인지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18세기의 칸트부터, 20세기의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의 권리를 규정하는 정의의 원칙은 미덕과 최선의 삶에 관한 주관적 견해에 좌우되지 말아야 한다. 정의로운 사회라면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 각자 좋은 삶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고대의 정의론은 미덕에서 출발하는 반면, 근현대의 정의론은 자유에서 출발한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대조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정치를 움직이는 정의에 관한 일반인들의 주장을 가만히 살펴보면 매우 복잡한 그림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에는 경제적 풍요를 지지하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 같지만, 그러한 주장에 찬성하거나 맞서면서 어떤 미덕이 영광과 포상을 누릴 자격이 있는지, 좋은 사회가 장려해야 하는 생활방식은 무엇인지에 관해서, 풍요로움과 자유를 지지하면서도 정의에서 심판이라는 한가닥 끈을 완전히 놓지 못한다. 정의에는 선택뿐만 아니라 미덕도 포함되는 생각이 뿌리 깊다. 그러므로 정의를 고민하는 것은 곧 인간에게 있어 최선의 삶을 고민하는 것이다.
하버드대 학생들은 정의를 어떻게 배우는가? 하버드가 전 세계에 최고의 강의실을 개방한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알쏭달쏭한 질문 공세, 빼져나갈 수 없는 딜레마에 머리끝이 곤두서는 짜릿한 강의! 위대한 철학자, 교수, 학생의 구분없이 도발적인 핑퐁식 문답이 순식간에 오고가는 정의에 관한 가장 확실하고 열정적인 강의!"
당신은 전차 기관사이고, 시속 100킬로미터로 철로를 질주한다고 가정해보자. 저 앞에 인부 다섯 명이 작업 도구를 들고 철로에 서 있다. 전차를 멈추려 했지만 불가능하다.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이 속도로 다섯 명의 인부를 들이받으면 모두 죽고 만다는 사실을 알기에(이 생각이 옳다고 가정하자.) 필사적인 심정이 된다. 이때 오른쪽에 있는 비상 철로가 눈에 들어온다. 그곳에도 인부가 있지만, 한 명이다. 전차를 비상 철로로 돌리면 인부 한 사람이 죽는 대신 다섯 사람이 살 수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돌려! 죄 없는 사람 하나가 죽겠지만, 다섯이 죽는 것보다는 낫잖아.” 한 사람을 희생해 다섯 목숨을 구하는 행위는 정당해 보인다.
이제 다른 전차 이야기를 해보자. 당신은 기관사가 아니라, 철로를 바라보며 다리 위에 서 있는 구경꾼이다.(이번에는 비상 철로가 없다.) 저 아래 철로로 전차가 들어오고, 철로 끝에 인부 다섯 명이 있다. 이번에도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전차가 인부 다섯 명을 들이받기 직전이다. 피할 수 없는 재앙 앞에 무력감을 느끼다가 문득 당신 옆에 덩치가 산만 한 남자가 서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당신은 그 사람을 밀어서 전차가 들어오는 철로로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면 남자는 죽겠지만 인부 다섯 명은 목숨을 건질 것이다.(당신이 직접 철로로 몸을 던질 생각도 했지만, 전차를 멈추기에는 몸집이 너무 작다.)
그렇다면 덩치 큰 남자를 철로로 미는 행위가 옳은 일인가?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연히 옳지 않지. 그 남자를 철로로 미는 건 아주 몹쓸 짓이야.” 누군가를 다리 아래로 밀어 죽게 하는 행위는 비록 죄 없는 다섯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 해도 끔찍한 짓 같다. 그러나 여기서 애매한 도덕적 문제가 생긴다. 한 사람을 희생해 다섯 사람을 구하는 첫 번째 예에서는 옳은 것 같았던 원칙이 왜 두 번째 예에서는 잘못된 원칙으로 보일까? (36~40쪽)
민주 사회에서의 삶은 옳고 그름, 정의와 부정에 관한 이견으로 가득하게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낙태 권리를 옹호하나 다른 사람은 낙태를 살인으로 간주한다. 어떤 사람은 낙태를 옹호하나 다른 사람은 낙태를 살인으로 간주한다. 어떤 사람은 부자에게 세금을 거두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공정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은 노력으로 번 돈을 세금으로 빼앗는 행위는 공정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대학 입학에서 소수집단우대정책을 놓고도 어떤 사람은 잘못을 바로잡는 정책이라고 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능력 있는 인재를 역차별 하는 공정치 못한 정책이라고 비난한다. 어떤 사람은 테러 용의자를 고문하는 행위는 자유 사회에 걸맞지 않은 혐오스러운 일이라며 반대하나, 다른 사람은 테러를 예방하는 마지막 수단이라며 찬성한다. 선거에서는 이러한 이견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기도 한다.
어려운 도덕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도덕적 고민이 어떤 식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대개 옳은 행위에 관한 견해나 확신에서 시작한다. 그런 다음 확신하는 이유를 생각하고, 그 근거가 되는 원칙을 찾는다. 그리고 그 원칙을 반박하는 상황을 고려한 뒤에 결론에 도달한다. 이러한 혼란의 힘과 그것을 정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 것이 바로 철학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긴장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옳은 행위에 관한 판단을 재검토하거나 애초에 옹호하던 원칙을 재고할 수도 있다.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며, 자신의 판단과 원칙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판단에 비추어 원칙을 재고하고 원칙에 비추어 판단을 재고한다. 도덕적 주장을 고민하는 이런 방식, 다시 말해 특정한 상황에 대한 판단과 고심 끝에 단정한 원칙 사이를 오가는 변증법의 역사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도덕철학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도덕적 사고란 혼자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대화를 통해 노력해서 얻는 것이다. 자기성찰만으로는 정의의 의미나 최선의 삶의 방식을 발견할 수 없다. 정의의 의미와 좋은 삶의 본질을 파악하려면 편견과 판에 박힌 일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변증법적 질문과 대답을 통하여, 고대와 근현대 정치 철학자들은 정의와 권리, 의무와 합의, 영광과 미덕, 도덕과 법 같은 개념들을 더러는 급진적이고 놀라운 방식으로 고민한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존 슈트어트 밀, 롤스의 견해를 흥미롭게 다루면서, 독자들이 정의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고민하게 하는 데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추상적이어서 어렵게 느껴졌던 정치철학의 중요한 개념들을 실제 이슈들과 연관시켜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도덕 문제를 놓고 갈팡질팡하거나 상충되는 생각이 들 때, 자신의 판단과 행동이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하버드에서 그를 유명하게 만든 실제 정의 수업의 방식은 이 책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데, 도발적으로 질문하고, 반박하고, 재검토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과정은 다원화되어 가고 있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각계 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한 공동선을 추구하는 새로운 정치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 추천의 말 > ≪정의란 무엇인가≫ 는 샌델의 기량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책이다. 당신이 어떤 견해를 가졌든 샌델은 당신을 멋지게 유인해, 이제껏 당신이 단정했던 것들을 뒤집어 기존의 사고방식을 통째로 흔들어놓는다. _디온 주니어(워싱턴포스트 논평위원,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최고의 정치철학자이자, 교수인 샌델은 사람들을 주변에 불러 모아 사회 정책의 중대한 문제들을 확실하게 인식하는 즐거움을 준다. 이 책을 읽으면 학기말 보고서와 시험 같은 귀찮은 과정은 건너뛴 채 그의 유명한 ‘정의’ 수업을 청강하는 셈이다. _조지 윌(저널리스트, 퓰리처 상 수상자)
이런 강의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 거수 투표를 하고, 도덕적 딜레마를 깊이 고민하게 하는 수업은 흔치 않다. 학생들은 열정적인 토론의 주인으로 참여한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수업은 처음이다. _ justice 수업을 수강하는 하버드대 학생
샌델 교수의 강의실에 앉아 있으면 마치 수천 년 전 그리스의 아테네 학당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교수님은 나에게 스무 살 풋내기도 위대한 철학자와 동등하게 토론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_justice 수업을 수강하는 하버드대 학생 ▼저자소개▼ 마이클 샌델 michael j. sandel 1953년 미네소타에서 출생했다. 브랜다이스대학교를 졸업하고 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되었다. 29세에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인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1982)를 발표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 책에서 ‘공동체주의자’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해, 알레스데어 매킨타이어, 마이클 월저, 찰스 테일러 교수 등과 함께 공동체주의의 4대 이론가 중 한 명이자 존 롤스 이후 정의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평가된다. 1980년부터 30년간 하버드대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정의(justice) 수업은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하버드대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힌다. 이러한 명성으로 2002년 앤 티 앤드 로버트 엠 벳 교수, 2008년 미국정치학회가 수여하는 최고의 교수로 선정되었다.《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 외의 다른 주요 저서로 《민주주의의 불만》(1996),《공공철학》(2005),《완벽함에 대한 반론》(200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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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전미 언론이 격찬한 그 강의! 하버드대 학생들은 정의를 어떻게 배우는가? 매년 천여 명의 하버드대 학생들이 연속 수강하는 전설의 명강의! 자유지상주의에서 공리주의,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존 롤스까지 실제 수업을 바탕으로 누구나 빠지는 도덕적 딜레마에서 무엇이 옳은 일인가를 가장 흥미롭고 도발적으로 풀어낸 역작!" 존 롤스 이후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 학자이자, 공동체주의 이론의 대표적인 4대 이론가로 손꼽히는 샌델 교수의 실제 하버드대 강의 〈justice〉를 바탕으로 쓴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가 출간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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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ce〉강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수업으로 손꼽힌다. 7000명도 채 안 되는 하버드대 학부생 가운데, 무려 천 명의 학생들이 대학 극장을 가득 메운 채, 정치철학의 중대한 질문을 오늘날의 골치 아픈 문제에 접목시키는 샌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자유사회의 시민은 타인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정부는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하는가? 자유시장은 공정한가? 진실을 말하는 것이 잘못인 때도 있는가? 도덕적으로 살인을 해야 하는 때도 있는가? 도덕을 입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개인의 권리와 공익은 상충하는가?
정의와 부정,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에 관해 다양한 주장과 이견이 난무하는 이 영역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까? 《정의란 무엇인가》는 이러한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한다.
전 세계의 석학들은 왜 정의에 주목하는가? 지금, 정의란 무엇인가를 선명하게 되돌아볼 시기이다!
“매년 천여 명의 하버드대 학생들이 연속 수강하는 전설의 명강의! 자유지상주의에서 공리주의,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존 롤스까지 실제 수업을 바탕으로 누구나 빠지는 도덕적 딜레마에서 무엇이 옳은 일인가를 가장 흥미롭고 도발적으로 풀어낸 역작!"
존 롤스 이후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 학자이자, 공동체주의 이론의 대표적인 4대 이론가로 손꼽히는 샌델 교수의 실제 하버드대 강의 〈justice〉를 바탕으로 쓴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가 출간되었다.
〈justice〉강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수업으로 손꼽힌다. 7000명도 채 안 되는 하버드대 학부생 가운데, 무려 천 명의 학생들이 대학 극장을 가득 메운 채, 정치철학의 중대한 질문을 오늘날의 골치 아픈 문제에 접목시키는 샌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자유사회의 시민은 타인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정부는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하는가? 자유시장은 공정한가? 진실을 말하는 것이 잘못인 때도 있는가? 도덕적으로 살인을 해야 하는 때도 있는가? 도덕을 입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개인의 권리와 공익은 상충하는가?
자유 민주 사회에서 정의와 부정,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에 관해 다양한 주장과 이견이 난무하는 이 영역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까? 《정의란 무엇인가》는 이러한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한다.
행복을 극대화하고 자유를 존중하며 미덕을 기르는 행위의 의미, 그리고 그와 관련한 이상이 서로 충돌할 때, 무엇이 옳은 일인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대립하기 마련이다. 정치철학이 이런 상황을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주장을 다듬고, 민주 시민으로 우리가 직면한 여러 대안에 도덕성을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버드대 학생들을 사로잡는 흥미진진한 여정을 독자에게도 그대로 전달하는 이 책은 정의의 의미를 찾는 서정적 탐사이며, 정치 성향에 상관없이 모든 독자에게 그동안 익히 들어온 논쟁을 새롭고 명쾌한 방식으로 고민해보라고 권유한다. 샌델은 이러한 논쟁에서 극적이고 도전적인 발상을 선보이면서, 철학을 이해하면 정치와 도덕 그리고 자신의 신념을 분명하게 알게 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한 사회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결정들이 어떤 배경에서 나오게 되었는지를 이해한다면 우리 개인이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데는 물론이고 사회 전체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생각을 일깨우는 생기 있고 똑똑한 책이다. 우리가 시민으로 살면서 부딪히는 어려운 질문들을 설득력 있게 풀어가는 이 책은 우리 책장에 반드시 꽂아두어야 할 필독서이다.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 행복의 극대화, 자유, 미덕
《정의란 무엇인가》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칸트, 제레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고대부터 근현대 정치철학의 흐름 속에서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인 행복의 극대화, 자유, 미덕의 추구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이론들의 장단점들을 실제 일어난 이야기들과 논쟁들을 통해 살펴본다.
·정의와 행복의 극대화를 연관짓는 이론은 무엇인가? 시장 중심의 사회에서 경제적 풍요와 생활 수준을 높이는 것은 오늘날의 정치 논쟁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 잘살게 되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풍요로움은 행복에 기여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 생각을 들여다보려면 공리주의에 눈을 돌려야 한다. 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가장 그럴듯하게 설명한다.
·정의와 자유를 연관짓는 이론들은 무엇인가? 이것은 개인의 권리 존중을 강조하는 이론이다. 정의가 자유와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오늘날의 정치에서 행복 극대화라는 공리주의 사고만큼이나 익숙하다. 정의는 보편적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자유에서 출발해 정의를 이해하는 방식을 둘러싸고 여러 유파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낸다. 가장 치열한 정치 논쟁은 자유방임주의와 공평주의 진영 사이에서 일어난다. 자유방임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자들은 자유지상주의자들이다. 정의란 성인들의 합의에 따른 자발적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하는 데 달렸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공평주의 진영에는 평등을 옹호하는 이론가들이 모여 있다. 이들은 규제 없는 시장은 공정하지도 자유롭지도 않다고 주장한다. 이들에게 정의를 구현하려면 사회적, 경제적 불이익을 바로잡고 모든 이에게 성공할 기회를 공평하게 나눠주는 정책을 펴야 한다.
·정의가 미덕, 좋은 삶과 밀접히 연관된다고 보는 이론은 무엇인가? 오늘날의 정치에서, 미덕 이론은 문화적으로 보수주의, 종교적으로 우파와 동일시된다. 도덕을 법으로 규정한다는 발상은 자유주의 사회 시민들이 보기에, 자칫 배타적이고 강압적인 상황을 불러올 수 있는 경악할 만한 발상이다. 그러나 정의로운 사회라면 미덕과 좋은 삶에 대한 견해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생각은 공히 모든 이념에 깃들어 있으며 다양한 정치 활동과 주장에 영감을 주었다.
정의를 설명하는 다양한 견해들이 실제 일어난 이야기들 속에서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탁월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예를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태풍 허리케인이 지나간 뒤, 생활재의 가격폭리처벌법에 대한 찬반 논쟁(13~21쪽 참조)은 재화와 용역을 판매하는 사람이 자연재해를 이용해, 시장이 견디기만 한다면 어떤 가격을 불러도 상관없는가? 가격폭리 금지가 구매자와 판매자의 자유로운 거래를 방해할지라도 정부는 가격폭리를 금지해야 할까? 와 같이 무엇이 과연 옳은 일인가의 문제, 곧 정의에 관한 복잡하고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질문은 단지 개인이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법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사회는 어떻게 조직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것이며, 이에 대답하려면 정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2) 이라크 전에 참전한 군인 중 상이군인훈장 수여 대상(22~25쪽 참조)의 자격에 대한 국방부의 선택은 옳았는가에 관한 논란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론에 담긴 도덕 논리를 그대로 보여 준다. 3) 2008~2009년 구제금융을 둘러싼 논쟁(25~32쪽 참조)은 무모한 투자로 회사를 파산으로 몰고 간 사람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상여금을 지급한 것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의 중심에 정의와 도덕적 자격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경제적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과 잘못을 저지른 은행과 투자사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대단히 불공정한 일이라는 생각의 갈등 속에서 과연 구제 금융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보여주는 딜레마는 정치철학의 중대한 문제를 드러낸다. 정의로운 사회라면 시민의 미덕을 장려해야 하는가? 아니면 법은 미덕에 관한 서로 다른 개념들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면서 시민 스스로 최선의 삶을 선택하도록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고대 정치사상과 근대 정치사상을 가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란 사람들에게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누가 무엇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결정하려면, 어떤 미덕에 영광과 포상을 주어야 하는가를 결정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장 바람직한 삶의 방식부터 심사숙고해야만 무엇이 정의로운 법인지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18세기의 칸트부터, 20세기의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의 권리를 규정하는 정의의 원칙은 미덕과 최선의 삶에 관한 주관적 견해에 좌우되지 말아야 한다. 정의로운 사회라면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 각자 좋은 삶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고대의 정의론은 미덕에서 출발하는 반면, 근현대의 정의론은 자유에서 출발한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대조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정치를 움직이는 정의에 관한 일반인들의 주장을 가만히 살펴보면 매우 복잡한 그림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에는 경제적 풍요를 지지하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 같지만, 그러한 주장에 찬성하거나 맞서면서 어떤 미덕이 영광과 포상을 누릴 자격이 있는지, 좋은 사회가 장려해야 하는 생활방식은 무엇인지에 관해서, 풍요로움과 자유를 지지하면서도 정의에서 심판이라는 한가닥 끈을 완전히 놓지 못한다. 정의에는 선택뿐만 아니라 미덕도 포함되는 생각이 뿌리 깊다. 그러므로 정의를 고민하는 것은 곧 인간에게 있어 최선의 삶을 고민하는 것이다.
하버드대 학생들은 정의를 어떻게 배우는가? 하버드가 전 세계에 최고의 강의실을 개방한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알쏭달쏭한 질문 공세, 빼져나갈 수 없는 딜레마에 머리끝이 곤두서는 짜릿한 강의! 위대한 철학자, 교수, 학생의 구분없이 도발적인 핑퐁식 문답이 순식간에 오고가는 정의에 관한 가장 확실하고 열정적인 강의!"
당신은 전차 기관사이고, 시속 100킬로미터로 철로를 질주한다고 가정해보자. 저 앞에 인부 다섯 명이 작업 도구를 들고 철로에 서 있다. 전차를 멈추려 했지만 불가능하다.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이 속도로 다섯 명의 인부를 들이받으면 모두 죽고 만다는 사실을 알기에(이 생각이 옳다고 가정하자.) 필사적인 심정이 된다. 이때 오른쪽에 있는 비상 철로가 눈에 들어온다. 그곳에도 인부가 있지만, 한 명이다. 전차를 비상 철로로 돌리면 인부 한 사람이 죽는 대신 다섯 사람이 살 수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돌려! 죄 없는 사람 하나가 죽겠지만, 다섯이 죽는 것보다는 낫잖아.” 한 사람을 희생해 다섯 목숨을 구하는 행위는 정당해 보인다.
이제 다른 전차 이야기를 해보자. 당신은 기관사가 아니라, 철로를 바라보며 다리 위에 서 있는 구경꾼이다.(이번에는 비상 철로가 없다.) 저 아래 철로로 전차가 들어오고, 철로 끝에 인부 다섯 명이 있다. 이번에도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전차가 인부 다섯 명을 들이받기 직전이다. 피할 수 없는 재앙 앞에 무력감을 느끼다가 문득 당신 옆에 덩치가 산만 한 남자가 서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당신은 그 사람을 밀어서 전차가 들어오는 철로로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면 남자는 죽겠지만 인부 다섯 명은 목숨을 건질 것이다.(당신이 직접 철로로 몸을 던질 생각도 했지만, 전차를 멈추기에는 몸집이 너무 작다.)
그렇다면 덩치 큰 남자를 철로로 미는 행위가 옳은 일인가?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연히 옳지 않지. 그 남자를 철로로 미는 건 아주 몹쓸 짓이야.” 누군가를 다리 아래로 밀어 죽게 하는 행위는 비록 죄 없는 다섯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 해도 끔찍한 짓 같다. 그러나 여기서 애매한 도덕적 문제가 생긴다. 한 사람을 희생해 다섯 사람을 구하는 첫 번째 예에서는 옳은 것 같았던 원칙이 왜 두 번째 예에서는 잘못된 원칙으로 보일까? (36~40쪽)
민주 사회에서의 삶은 옳고 그름, 정의와 부정에 관한 이견으로 가득하게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낙태 권리를 옹호하나 다른 사람은 낙태를 살인으로 간주한다. 어떤 사람은 낙태를 옹호하나 다른 사람은 낙태를 살인으로 간주한다. 어떤 사람은 부자에게 세금을 거두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공정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은 노력으로 번 돈을 세금으로 빼앗는 행위는 공정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대학 입학에서 소수집단우대정책을 놓고도 어떤 사람은 잘못을 바로잡는 정책이라고 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능력 있는 인재를 역차별 하는 공정치 못한 정책이라고 비난한다. 어떤 사람은 테러 용의자를 고문하는 행위는 자유 사회에 걸맞지 않은 혐오스러운 일이라며 반대하나, 다른 사람은 테러를 예방하는 마지막 수단이라며 찬성한다. 선거에서는 이러한 이견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기도 한다.
어려운 도덕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도덕적 고민이 어떤 식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대개 옳은 행위에 관한 견해나 확신에서 시작한다. 그런 다음 확신하는 이유를 생각하고, 그 근거가 되는 원칙을 찾는다. 그리고 그 원칙을 반박하는 상황을 고려한 뒤에 결론에 도달한다. 이러한 혼란의 힘과 그것을 정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 것이 바로 철학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긴장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옳은 행위에 관한 판단을 재검토하거나 애초에 옹호하던 원칙을 재고할 수도 있다.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며, 자신의 판단과 원칙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판단에 비추어 원칙을 재고하고 원칙에 비추어 판단을 재고한다. 도덕적 주장을 고민하는 이런 방식, 다시 말해 특정한 상황에 대한 판단과 고심 끝에 단정한 원칙 사이를 오가는 변증법의 역사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도덕철학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도덕적 사고란 혼자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대화를 통해 노력해서 얻는 것이다. 자기성찰만으로는 정의의 의미나 최선의 삶의 방식을 발견할 수 없다. 정의의 의미와 좋은 삶의 본질을 파악하려면 편견과 판에 박힌 일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변증법적 질문과 대답을 통하여, 고대와 근현대 정치 철학자들은 정의와 권리, 의무와 합의, 영광과 미덕, 도덕과 법 같은 개념들을 더러는 급진적이고 놀라운 방식으로 고민한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존 슈트어트 밀, 롤스의 견해를 흥미롭게 다루면서, 독자들이 정의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고민하게 하는 데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추상적이어서 어렵게 느껴졌던 정치철학의 중요한 개념들을 실제 이슈들과 연관시켜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도덕 문제를 놓고 갈팡질팡하거나 상충되는 생각이 들 때, 자신의 판단과 행동이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하버드에서 그를 유명하게 만든 실제 정의 수업의 방식은 이 책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데, 도발적으로 질문하고, 반박하고, 재검토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과정은 다원화되어 가고 있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각계 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한 공동선을 추구하는 새로운 정치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 추천의 말 > ≪정의란 무엇인가≫ 는 샌델의 기량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책이다. 당신이 어떤 견해를 가졌든 샌델은 당신을 멋지게 유인해, 이제껏 당신이 단정했던 것들을 뒤집어 기존의 사고방식을 통째로 흔들어놓는다. _디온 주니어(워싱턴포스트 논평위원,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최고의 정치철학자이자, 교수인 샌델은 사람들을 주변에 불러 모아 사회 정책의 중대한 문제들을 확실하게 인식하는 즐거움을 준다. 이 책을 읽으면 학기말 보고서와 시험 같은 귀찮은 과정은 건너뛴 채 그의 유명한 ‘정의’ 수업을 청강하는 셈이다. _조지 윌(저널리스트, 퓰리처 상 수상자)
이런 강의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 거수 투표를 하고, 도덕적 딜레마를 깊이 고민하게 하는 수업은 흔치 않다. 학생들은 열정적인 토론의 주인으로 참여한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수업은 처음이다. _ justice 수업을 수강하는 하버드대 학생
샌델 교수의 강의실에 앉아 있으면 마치 수천 년 전 그리스의 아테네 학당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교수님은 나에게 스무 살 풋내기도 위대한 철학자와 동등하게 토론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_justice 수업을 수강하는 하버드대 학생 ▼저자소개▼ 마이클 샌델 michael j. sandel 1953년 미네소타에서 출생했다. 브랜다이스대학교를 졸업하고 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되었다. 29세에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인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1982)를 발표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 책에서 ‘공동체주의자’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해, 알레스데어 매킨타이어, 마이클 월저, 찰스 테일러 교수 등과 함께 공동체주의의 4대 이론가 중 한 명이자 존 롤스 이후 정의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평가된다. 1980년부터 30년간 하버드대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정의(justice) 수업은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하버드대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힌다. 이러한 명성으로 2002년 앤 티 앤드 로버트 엠 벳 교수, 2008년 미국정치학회가 수여하는 최고의 교수로 선정되었다.《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 외의 다른 주요 저서로 《민주주의의 불만》(1996),《공공철학》(2005),《완벽함에 대한 반론》(200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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