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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안철수·박근혜, 굴러온 떡 주워먹는 요행 바라면 안돼
김종인 "안철수 지금 대통령 돼면 나라 엉망될 수 도" “동북아에서 중국과 일본, 미국과의 관계에서 대한민국이 제대로 된 주권을 가지고 정책을 하려면 먼저 남북문제가 풀려야
 
경향신문 기사입력 :  2011/12/13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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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교수 “안철수·박근혜, 굴러온 떡 주워먹는 요행 바라면 안돼”
안홍욱·송윤경 기자 ahn@kyunghyang.com 입력 : 2011-12-12 22:14:27ㅣ수정 : 2011-12-12 23:59:45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68)는 12일 여야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한국 정치가 굴러떨어지는 떡을 주워먹는 것 같은 소극적·수동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에 해악”이라고 말했다. 최 명예교수는 서울 강남의 개인 연구실에서 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적극적 대안과 정책을 통해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명예교수는 “민주주의를 풍부하게 하는 이념적 자원이 자유주의”라면서 “자유주의가 냉전·반공 이념과 접맥돼 있는 것을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야당의 이념적 지향으로는 “민주당은 자유주의 노선을 확대하고, 진보정당은 사회민주주의와 같은
방향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자신이 후원회장을 맡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유력 대권주자로 인식되지 않는 것을 두고는 “당 개혁을 제대로 못한 결과가 누적된 것”이라며 노동운동 세력과의 결합, 도시 화이트칼라와 젊은층을 위한 적극적 정책 대안 마련을 조언했다.

▲ “자유주의, 냉전반공이념에서 벗어나야
보수언론들 보도는 내 논문 잘못 읽은 것
민주당은 자유주의, 진보정당은 사민주의를
손학규, 당 개혁 못해 유력 대권주자서 소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12일 서울 청담동의 개인 연구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지난 2일 한국 정치학회 학술대회에서 ‘한국에서의 자유주의’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 사회에서 뜨거운 논쟁 지점인 자유주의를 주제로 택한 배경이 궁금하다.

“민주화된 이후 이념적으로 개방될 수 있는 조건을 가졌다고 볼 수 있는데 여전히 정치의 이념적인 토대나 하위문화의 기초는 냉전반공주의, 권위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화 이후 정당체제도 민주화 이전의 권위주의적 시기의 이념적 틀에 갇혀 있다. 한국민주주의의 이념적 공허함은 그 자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적대적 양극화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한다. 자유주의는 이러한 소모적인 이데올로기적 논쟁과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념적 공간을 확대하기 이전에 일차적으로 자유주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학회 발표는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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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평양을 통일한국의 수도로 확정 선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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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체계적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조선일보는 최 교수의 발표 논문을 두고 진보진영을 비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논문을 잘못 읽은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자유주의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거기에는 진보파들이 깊이 생각해야 할 근본적 가치가 있다는 누군가의 주장에 대해, 자신들의 냉전반공주의를 정당화하는 데 활용하는 태도라고 여겨진다. 한국을 대표하는 신문의 자세로는 성숙하지 못한 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사회는 바뀌고 있는데 시대에 뒤처진 낡은 이념적 태도를 고수하는 결과가 아닐까 느껴진다. 발표한 글이 분명히 말하고 있지만, 그것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는 자유주의와는 다르다.”

-그동안 보수와 진보 진영이 공히 자유주의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보수는 서구의 자유주의 원리와 무관하게 냉전반공주의 질서를 정당화하는 이념적 기제로 이해하고 실천했다. 반대로 진보는 그래서 자유주의를 배척하게 됨으로써, 그것은 보수, 진보 양면에서 샌드위치가 돼 냉전·반공의 희생물이 됐다. 한국은 자유주의라는 전 단계 없이 투쟁과 운동을 통해 민주주의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된 이후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이념적 내용이 빈곤하다. 자유를 핵심으로 한 인권의 평등함, 다원적인 가치와 신념의 존중과 갈등의 정당성, 국가권력에 대한 견제, 시민사회의 자율성 등 자유주의의 핵심 내용들은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야권의 통합작업이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시민통합당·한국노총 등이 한 축이고, 민주노동당·진보신당 탈당파·국민참여당 등이 또 다른 한 축이다. 야권 재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 ‘민주진보연대’를 말하는데, 민주당의 이념은 뭐고, 진보의 이념은 뭐기에 서로 연대할 수 있는지 따지고 묻는 과정이 없어, 그 내용이 공허하게 느껴진다. 한국 정치의 제도, 말하자면 대통령중심제와 (비례대표제를 다소 가미한) 단순 다수선거제도가 만들어내는 제도적 힘이 통합을 압박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이념과 정책대안, 대의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엘리트 간 이합집산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민노당 등 세 당이 합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 어차피 진보정당들의 활로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대중정당으로서 경험을 갖는 정당과 합쳐서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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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진보정당은 이념적 방향을 어떻게 잡는 것이 좋은가.

“민주화됐다고 해도 분단돼 있는 한 한국 정치의 좌측 한계선은 사회주의를 허용할 수 없을 것이다. 사회주의가 배제된 이념적 공간 안에서도 민주주의의 사회적 내용을 풍부하게 할 이념적 내용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 점에서 민주당이 추구할 수 있는 이념적 개척지는 진보적 자유주의일 수 있고, 진보적 정당은 사회민주주의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거에 나가는 목적과 대의를 분명히 하지 않고, ‘반MB(이명박 대통령)’ 기치를 내걸고 정권 쟁취에 다 합쳐야 한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은 유감스럽다. 연대·연합도 정말 필요하면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왜 연합이냐에 대한 이유를 말하지 않고, 선거 승리, 정권 쟁취만을 위해 통합을 한다면 공허하다. 지금 반MB, 반한나라당, 비판여론이 강해서 민주당이 어영부영해도 정권이 굴러들어올 거라고 기대할지 모르지만 이런 식으로 해서는 결코 쉽지 않다.”

-사람들은 왜 ‘안철수 현상’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는가.

“안철수 현상은 한마디로 이명박 정부하에서 민주당과 진보정당들이 실패한 결과라고 본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한국 사회의 변화와 그로부터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에 대응하는 정책이슈를 발견하고, 그에 대처하려고 노력하기보다, 기존의 성장정책을 안이하게 밀고 나간 결과 여러 문제들이 누적됐다. 여기에 야당은 구체적 대안을 보여주지 못했다. 민주당은 작은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전혀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 입시에서 취업에 이르기까지 살인적인 경쟁의 압박하에 고통받는 젊은 세대와의 대화는 완전히 단절돼 있었다.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을 포함하는 도시 중산층의 사회경제적 위기, 노동시장의 양극화로 고통받는 노동자층의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비전이나 정책대안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 안철수만이 부분적으로나마 젊은 세대의 불만과 요구를 소통하는 사람이 되고, 그를 통해 불만이 폭발하게 된 거라고 본다. 그건 정당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다. 그 모든 정당들이 하지 않았던 일, 꼭 정치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정책적인 대안들을 추구할 것을 정당이 하지 않았을 때 안철수라는 인물이 나타나서 중요한 이슈를 드러낸 것이다. 젊은 세대로 하여금 정치가 굉장히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만드는 데 일정하게 기여했다. 그래서 안철수 현상은 굉장히 중요한 정치적 현상이라고 보고 그 사람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이것이 해결은 아니다. 안철수가 문제제기를 했으면 그 다음은 정당이 대응을 해야 한다. 그런데 정당은 목전의 총선과 대선에서 어떻게 권력을 가져오느냐, 여기에 몰두해 있다.”

-대권후보 안철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그를 평가하는 것과 정치인, 정치지도자로서의 안철수는 다른 문제이다. 대권후보 안철수는 지금과 같은 식으로는 안된다. 안철수씨는 우선 정당이라는 정치적 수단을 가져야 한다. 기존 정당에 들어가거나 자신이 정당을 만들거나 어떻게 해도 좋다고 본다. 만약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자신의 대의·가치·비전을 말해야 하고, 그에 따라 정치적 프로그램과 정책적 대안을 밝혀야 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그 사람이 정치적으로 정말 대안이 될 수 있고 지지할 만한 사람인가를 알게 해줘야 된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책임이다. 박근혜씨도 뜬구름 잡는 식으로 아무것도 얘기하지 않고 오랫동안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정치가 이제 적극적 대안을 통해 국민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 정치지도자의 책임이고, 도덕이다. 굴러떨어지는 떡을 주워먹는 것 같은 아주 소극적·수동적인 요행을 바라는 식의 행태를 보이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에 해악이 된다. 적극적으로 한국 사회가 이렇게 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렇게 나가고자 한다, 젊은 세대나 도시 중산층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나의 방안은 이것이다, 라고 얘기해야 한다.”

-손학규 대표의 후원회장이기도 한데, 조만간 대표직을 내려놓고 대권주자 행보를 할 위치에 있다.

“4·27 분당 보선 승리 이후에 손 대표가 민주당을 개혁할 수 있어야 했는데, 제대로 못한 것이 누적돼서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손 대표 이외의 다른 대안이 야권에선 발견되지도 않고 있다. 손 대표가 했으면 하는 것은, 우선 노동운동 세력과 결합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민주당과 한국노총의 연대는 노동운동 세력과의 연대라기보다는 노동운동의 명망가를 무슨 총선을 위해 스카우트하는 이상의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 이 때문에 실제로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 대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또 도시의 화이트칼라·젊은 세대·중산층의 문제를 풀어줄 수 있는 대안들을 과감하게 제시해야 한다. 더 포괄적으로 말하면, 기존의 낡은 이념논쟁을 넘어, 그동안의 성장정책 대안이 되는 경제운영원리를 분명히 하는 것인데, 그것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 이슈인지를 말하고, 보수적인 신자유주의적 경제운영원리에 대응하는 진보적인 경제정책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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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장집 명예교수

민주주의 문제에 정열을 쏟아온 진보성향의 정치학자이다. 대표적인 ‘민주주의 이론가’로서, 근래에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를 연구하며 <한국 민주주의 무엇이 문제인가> <어떤 민주주의인가> 등의 책을 냈다. 그는 노동세력이 배제된 보수독점의 정당체제를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로 진단하고, ‘한국 민주주의의 이념적 단면’을 장기적인 연구과제로 계획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뜨거운 논쟁 지점인 자유주의 문제를 공론화한 것도 그 일환이다. 미국 시카고대 정치학 박사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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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뭔가 하려면 비전 내놓고 국민검증 받아야”
 
등록 : 20111211 19:33 | 수정 : 20111212 11:17
 
한겨레가 만난 사람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인터뷰/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부암동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정당도 유권자들 호응 없으면
그들의 바람대로 창조적 파괴를
SNS 규제는 리더십 무능 자인한 꼴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젊다. 늘 새로운 변화를 이야기하고 이를 수용한다. 넓다. 보수와 진보를 아울러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한다. 그는 스스로를 보수라고 이야기한다. 일평생 자신의 말을, 신념을 바꿔본 적이 없는 보수라고. 원칙을 지키면서 늘 변화하려는 태도가 그의 정체성을 만들었다. 새롭게 시작하려는 정치인과 시각을 넓히려는 경제인, 갈 길을 묻는 시민단체 운동가들이 끊임없이 그를 찾는 이유일 것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할 때 그를 찾은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는지 모른다.

현실 정치권 모두가 숨가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시점에 서울 종로구 부암동 그의 연구실을 찾았다.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으면서 꺼낸 인사말이 바로 인터뷰의 시작이 되고 말았다. 안철수 원장 이야기가 나왔던 탓이다. 그는 안 원장이 올바른 정치적 평가를 받으려면 먼저 국회에 가서 현실 정치를 올바로 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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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정신차려야 한다. 안철수 원장이 지금 이 상태로 대통령 되면 나라가 엉망이 될 수 있다. 안 원장이 나에게 ‘국회의원과 국회가 무슨 일을 하냐’고 되묻더라. 정치는 소모적이고, 국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곳 아니냐고 하더라. 의회의 기능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될 생각을 하냐. 그러나 아무리 국회의원들이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운명은 거기에서 결정된다. 그곳을 모르면 안 된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정치적 프로그램을 가지고 나와야 하는데, 아직 용기가 없는 것 같다.”

-늘 건강한 모습인데,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나?

“무엇에 집착하면 건강이 나빠진다. 세포가 죽는다. 난 뭐에 그렇게 집착하지 않는 편이다. 편한 마음 가지고 살면 건강에 제일 좋은 것 같아. 그런데 요즘 술은 많이 마시지 않는다. (그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가득 채운 폭탄주 7~8잔은 거뜬히 마셨다.) 술을 마시려면 대화 상대가 있어야 하는데, 내가 비교적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이제는 그 대화가 흥미롭지가 않다. 대화도 공통의 토론 소재가 생기고 논쟁이 이뤄져야 희열도 느끼는데, 요즘은 진지한 문제의식을 가진 이들을 만나기 힘들다. 문제의식이 없으면 대화가 재미가 없다. 요즘 50대 이상의 현실이 그렇다.”



 
 
-말씀하신 대로 우리 사회의 허리라는 4050세대들이 자신들의 삶에만 빠져서 2030세대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 것 같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정치적으로 우둔한 판단이 결국 한국 정치에 변곡점을 가져왔다. 오 시장이 그만두고 급작스럽게 시민운동 하던 박원순씨가 출마해서 서울시장이 됐다. 10월3일 민주당의 단일화 경선 결과를 보면 박영선 후보가 7%포인트 차이로 졌다. 그날 민주당의 존재 가치는 없어진 것이다. 국민의 배척을 당한 것이다. 난 박원순 변호사가 단일후보가 되던 날, 한나라당도 10월26일에 똑같은 운명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믿지를 않더라. 봐라. 10월26일에도 한나라당이 7% 격차로 지지 않았나. 한나라당도 존재 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한나라당에서 홍준표 대표 체제가 무너지고, 박근혜 전 대표 체제가 새롭게 가동될 것 같다. 한나라당이 현재 위기를 탈출할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10·26 이후 안이하게 책임지는 사람 없이 적당하게 가려다 디도스 사태가 나면서 지금 벌집 쑤셔 놓은 꼴이 됐다.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 의사표시를 한다. 대한민국 선거에서 서울 민심의 외면을 받은 정당은 결코 생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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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남북한의 동반몰락,약체화는 필연!

1958년 자유당 정권이 서울 민의원 선거에서 전멸했다. 그러나 자유당은 민의에 지고도 힘의 논리로 60년 3·15 부정선거 하다가 결국 사라졌다. 63년에 집권한 공화당은 71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에서 완패했다. 그런데 공화당은 유신으로 맞받았지. 그러다 78년 10대 의원 선거에서 서울에서 공화당이 모두 2등을 했다. 당시는 한 선거구에서 2명을 뽑을 때라, 당선은 됐지만 사실상 진 거지. 공화당이 그 다음해에 사라졌다. 80년에 들어선 민주정의당은 85년 12대 총선 때 역시 서울에서 모두 2등을 했다. 이 힘을 가지고 야당이 대통령 직선제 하자고 하니까 전두환은 87년 4월 호헌선언으로 무시했어. 그러나 6·10 항쟁으로 국민들 앞에 패배하고 직선제로 갔다. 그런 정치적 흥망을 이해하면 10·26 선거 결과를 보고는 바로 당을 바꿨어야 한다. 기업들은 상품이 안 팔리면 창조적 파괴를 한다. 슘페터의 이야기다. 정당도 유권자들의 호응이 없으면 그들의 바람대로 창조적 파괴를 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어떤 방향으로 창조적 파괴를 해야 하나?

“그들이 늘 감세만 이야기하지 않았나. 정부가 사용할 수단이 세제와 재정정책인데, 감세만 하자고 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약자를 위한 정책을 하자고 하면 진보파, 좌파로 매도하던 게 한나라당이다. 2030세대들은 그런 이념공격에 관심이 없다. 이념의 시대는 갔다.”

-세금 문제가 내년 총선에서 큰 쟁점이 될 것 같다. 여야가 세수정책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나?

“정부가 제대로 된 재정정책을 하려면 세금을 더 거둬야 하는데, 그러면 여유있는 사람들이 더 내야지. 한 가지 과거 사례를 이야기하자면, 1973년 1차 오일쇼크 났는데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회적으로 긴장이 높아졌다.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이 재정긴급명령으로 긴급조치 3호를 내렸다.소득세 면세점을 1만8천원에서 5만원으로 올렸다. 그러면 소득세 면세 인원이 전체 납세자의 80%가 된다. 고소득자 20%만 세금을 내고 모두가 면세자가 되는 상황이었다. 정치적으로 긴박하면 그런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 미국에서 워런 버핏과 같은 대부호들이 세금을 더 내겠다고 나서서 ‘버핏세’ 도입한다고 하는데, 상층부가 돈을 더 낸다고 해서 세수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마음이 달라진다. 세금의 역사는 정치혁명의 역사다. 세금은 정치적으로 잘 요리해야 한다.

지금의 우리 세제는 흔히 ‘누더기 세제’라고 말한다. 정치적으로 세제를 건드리기 힘드니까 변칙적으로 부가세만 늘렸다.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등등 이런 것들. 1977년에 시작한 부가가치세 정책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87년 한때 부가세를 15%까지 올리는 방안이 검토된 적이 있다. 조세부담률을 21%까지는 올려야 제대로 된 재정정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조세부담률을 21%까지 올렸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 각종 감세를 하는 바람에 19%대로 떨어졌다. 이런 식으로 감세하는데, 재정부담은 더 늘어났다. 새로운 정부는 이런 조세정책을 다시 과감히 손볼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조세부담률 21% 돼야 재정정책 가능
새 정부, MB조세정책 뜯어 고쳐야
내년 대선주자, 양극화 해소방안 제시를

-내년이 대선이다. 대선을 앞두고 흔히 시대정신을 이야기한다. 내년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사회는 갈기갈기 찢어졌다. 조화를 이룰 방안을 말해줘야 한다. 양극화를 어떻게 극복하겠다는 방안을 내줘야 한다. 그것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복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야당도 참 한심하다. 내가 민주당은 10월3일에 존재 가치를 잃었다고 하지 않나. 그러면 시대적인 과제로 야권통합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야권도 빨리 하나가 되어 수권정당이 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이, 정당이 정권을 잡아서 어떤 결과를 빚었는지 잘 알지 않나. 지금 일부 기득권을 누리고 싶은 이들이 대세를 역행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는 존재 가치가 없다. 그러니까 안철수 원장 같은 사람이 갑자기 나오겠다는 식이 되는 것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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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민족신문 발행인에게 공식사과[정정보도문] 게재

-안철수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러 방향이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한국 정당과 정치구조가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나는 유권자들의 욕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인데, 어떻게 해야겠는가?

“유권자들이 안철수 원장에게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의 여야 정당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에 빠져 유권자들에게 관심이 없으니까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 원장도 본인의 프로그램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안철수 개인만 있다. 자기가 뭔가를 하려면 자신의 계획을, 비전을, 해결책을 내놓고 국민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투명하고, 정직하고, 성실하고,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그런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

-진보정당들은 통합해서 통합진보당으로 출범했다. 그들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내가 진보 쪽에 아는 사람도 많지만, 죄송한 이야기지만 대한민국에서 진보의 행동반경이 크지 않다. 진보도 뭐를 하겠다는 것이 분명하지 않았다. 복지도 그렇다. 그간 진보에서 복지문제에 대해 제대로 이슈를 만들지 못했다. 그러다 작년 교육감 선거에서 김상곤 교수가 경기도 교육감으로 나서면서 무상급식으로 큰 표를 가져가니까, 민주당도 진보정당도 복지를 이야기하는 것 아니냐.

국민들이 생존을 위협받을 때 그들의 삶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사회정책의 기본 목표다. 사회·경제정책을 제대로 하면 재정수요를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마트·롯데마트 같은 기업들이 인구 30만~40만 하는 소도시에 들어가면 소상인들이 모두 망해서 영세민이 된다. 그러면 사회적 재정수요만 늘어나게 된다. 이런 일들을 제대로 된 경제정책으로 먼저 막아야 한다. 이런 역할을 좀더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 안철수 원장과 박원순시장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2040의 반란이라고 말한다. 이들에게서 현실 정치가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21세기는 지식정보화사회다. 이들은 교육수준이 높고 비판적, 합리적이다. 정부가 종전처럼 언론을 통해 여론 조작하고 통제할 수가 없는 세대다. 이들은 불공정, 비민주, 불평등, 이런 것들을 제일 싫어한다. 흔히 소통이 안 돼서 그렇다는 말을 하는데,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어떻게 국민들과 일일이 소통하냐. 정책의 결과가 소통이다. 정책이 잘못됐는데, 무슨 내용을 가지고 국민들과 소통하냐. 또 (집권 여당에) 언론이 지금처럼 잘해준 때가 어딨냐. 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말을 바꾼 적이 없다.

나는 내가 가진 신념에 투철한 사람인데, 그렇다고 시대의 변화에 꽉 막히지도 않은 사람이다. 세계의 변화에 대해 매일매일 방송과 신문으로 보고 익혀왔다. 지도자는 국민들의 변화에 철두철미하게 반응해야 한다. ‘내가 옛날에 그랬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옛날의 유능이 지금의 유능은 아니다. 언론을 자기편으로 돌리면 국민이 따라갈까? 그렇지 않다. 그건 히틀러식 홍보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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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렇게 될 수가 없다. 에스엔에스(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해서 규제하겠다는 그런 식의 발상을 한 것은 근대사회를 이끌어갈 능력이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다. 방송도 통제하겠다고 하는데, 지상파 4개 방송이 하나같이 똑같아지면 국민들이 짜증난다. 그러니 방송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보수언론 ‘조중동’을 보면 기사가 똑같다. 그러니까 독자들이 신뢰를 하지 않는 것이다. 국민의 다양한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 여당도 여러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청와대에서 호루라기 불면 모두가 따라가는 방식으로 하다가 지금 여당이 저 꼴이 난 것이다.”

-다음번 대통령이 될 후보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동북아에서 중국과 일본, 그리고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에서 대한민국이 제대로 된 주권을 가지고 정책을 하려면 먼저 남북문제가 풀려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 행동반경이 제약을 받는다. 중국 경제가 저렇게 가면 대한민국 경제는 결국 중국 의존형이 된다. 지금과 같은 관계로 가면 중국과 정치·외교에서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마찰을 빚을 수 있다. 남북한 관계가 먼저 풀려야 한다.

경직된 사고방식으로 북한을 대해서는 안 된다. 전쟁중에도 정치적으로 대화는 해야 한다는 것이 클라우제비츠(독일의 전략가)의 말인데,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이유로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이다. 6자회담 초기 대표였던 이수혁 전 주독일대사가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중국은 북한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런 말을 했는데, 이런 말들을 유념하고 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김종인은 의료보험·헌법 ‘경제정의 조항’ 도입에 기여

김종인(71) 전 청와대 수석은 경제학자이자, 국회의원을 네 번(11대, 12대, 14대, 17대) 지낸 정치인이다. 모두 비례대표로 선출된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그의 조부는 일제강점기에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고, 정부 수립 후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선생이다. 한국외대 독일어과를 졸업한 뒤 독일 뮌스터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땄다. 집안 분위기로는 정치적으로 정통 야당에 가까웠지만, 공직 생활은 군사정권에서 했다. 독일에서 유학한 그는 국가의 권한과 의무를 중시하는 진보적 성향이 강했다. 박정희 정권 때 경제개발 5개년계획에 참여해 의료보험제도를 최초로 도입했다. 전두환 정권에서 민주정의당 국회의원으로 있으면서 1987년 제9차 헌법 개정 때 ‘경제정의 조항’으로 불리는 헌법 119조 2항을 요구해 관철시켰다. 노태우 정부 때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으로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하여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했고, 이후 보건사회부 장관을 역임했다. 강력한 재벌개혁론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태희 기자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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