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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개적으로 손벌린 김정일에 5가지 제안
원자바오 "中 개혁·개방 소개하고 싶다" 직설적 언급/조선일보
 
중앙일보 기사입력 :  2010/05/0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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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자 선에서 오갈 대화가 정상회담 자리에…절박함 보여
"후주석 '北과 우호 협력관계' 관계 하향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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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복귀카드로 천안함 물타기 … 북·중 물밑 교감? [중앙일보]


2010.05.08 02:06 입력 / 2010.05.08 10:24 수정

혈맹 재확인한 북·중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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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혈맹관계는 예상보다 단단했다. 7일 끝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통해 두 나라는 천안함 침몰 사태와 북핵 6자회담에 대해 호흡을 맞췄다. 김 위원장은 대(代)를 이어온 양국 친선관계를 강조하면서 북한 후계구도에 대한 지지를 희망하는 듯한 운을 띄웠다. 대북 지원 보따리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김정일에 대한 극진한 환대를 펼침으로써 북한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계기로 삼았다.


◆6자회담 당장 재개는 어려워=남북한과 미·중·일·러의 동북아 4강이 천안함 사태와 6자회담 재개를 놓고 본격적인 수싸움에 들어갔다. 김정일이 이번 방중을 통해 6자회담을 외교적 고립의 탈출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그는 “6자회담 재개에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함으로써 6자회담 카드로 수세 국면을 전환시키려는 뜻을 나타냈다.

중국은 이 발언을 대외에 공개하면서 천안함 사태를 남북간 문제로 국한시키고, 6자회담 재개론으로 동북아 정국을 관리·주도하려는 속내를 내비쳤다. 그러나 한국은 김정일의 발언이 “진정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과 일본도 ‘선 천안함, 후 6자회담’의 한국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1년 반째 동결돼온 6자회담은 계속 공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천안함·6자회담을 놓고 한·미·일과 북·중이 선명히 갈라서는 형국이라 당분간 동북아는 냉전적 대치구도 속에 갇힐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20일께 한국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건 원인 조사 결과 북한이 공격 주체로 판명되면 중국도 북한만 감싸고 돌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역시 무한정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를 미룰 수는 없는 입장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5일)의 의제는 당초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언론의 발표를 보면 천안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한·미의 ‘천안함 공조’를 견제하는 듯한 구절이 적잖았다. 전략적 소통 강화, 중대한 내정과 외교 문제, 지역과 국제 정세, 공동 관심사의 소통이 그것이다. 양측이 지역과 국제 문제에서의 협조 강화, 지역의 평화 안정 유지에 합의한 것도 한 맥락으로 보인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으로 판명돼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깨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사전에 차단막을 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두 부분이 후 주석에 의해 제의돼 김정일이 동의한 점도 주목거리다. 중국이 천안함 상황 관리를 주도하면서 북한에 대한 후견인 역을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양측은 그러면서 혈맹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고위층 교류 지속, 경제무역협력 심화, 인적 교류 확대 등에도 합의했다. 특히 이를 강조하는 두 사람의 발언은 주목을 끌었다. 후 주석은 “북·중 전통적 우호는 양국과 양당, 인민의 귀중한 자산이며 북·중 우호관계 발전은 중국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일은 “북·중 관계를 부단히 다지고 계승 발전시켜 가자”고 했다.

◆3대 세습 후계자 지지 요청=관영 신화통신의 보도에서 눈에 띄는 내용 중 하나가 후계자 문제를 연상시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이다. 물론 국영 중국중앙방송(cc-tv)의 화면에는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3남 정은으로 추정될 만한 인물은 포착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북·중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강조하는 대목에서 후계구도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김일성과 마오쩌둥을 지칭한 듯) 앞 세대 지도자들이 친히 만들고 정성껏 키운 전통적 우의가 바람과 비의 시련을 경험했다”고 전제하면서 “기간의 변화와 세대 교체가 있더라도 (북·중 우호관계에)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북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발언은 북한의 후계자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구하는 뉘앙스를 풍긴다”며 “나아가 북한에 어떤 급변 사태가 오더라도 중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우회적으로 촉구하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투자 유치로 경제난 돌파 모색=김 위원장은 후 주석의 면전에서 “우리에게 투자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과거에는 양국 정부 실무자 선에서 오갈 대화가 정상회담 자리에서 나왔다. 이례적으로 고스란히 공개됐다. 그만큼 두 차례 핵실험 이후 북한의 경제난이 심각하고 외부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정일이 이번에 중국 북부 지역의 연해 경제 중심지인 다롄(大連)과 톈진(天津)의 경제 현장을 둘러본 것과 궤를 같이한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나선항에 대한 투자 유치를 절실히 바라는 김 위원장의 절박함이 읽힌다”고 분석했다.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외자 유치를 총괄하는 장성택 당 행정부장과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 초대 이사장에 임명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이 수행한 것도 투자 유치와 연관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김평해 평안북도 당 책임비서와 태종수 함경남도 당 책임비서를 대동한 것도 중국의 발전상과 경험을 배워 북한 경제를 개선해 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의 회담에서 변경 지역 인프라 건설 확대를 끌어낸 것은 나름의 성과로 꼽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이 경제특구 두 곳을 방문한 것을 보면 이번 방문의 주요 목적이 북·중 경협과 투자 유치에 맞춰져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서울=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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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머쓱하게 한 원자바오의 '뼈'있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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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방중 결산] 원자바오 "中 개혁·개방 소개하고 싶다" 직설적 언급

 

입력 : 2010.05.08 02:58





'北 일방·돌출행동' 꼬집었나… 예전과 다른 중국의 화법
후진타오 '작심 발언'… "5개항 건의를 하고 싶다" 내정간섭 禁忌 깬 내용도
'北의 상의없는 핵실험' 등 몇년 쌓인 불만 표출인 듯
인사를 나눌 때 말고는 김정일 시종 '딱딱한 표정'

지난 5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얼굴은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았다. 후 주석과 악수와 포옹을 나눌 때 짧은 순간 웃음을 보였지만 곧바로 딱딱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눈을 내리깔고 메모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마주 앉은 후 주석과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의 시종 웃음 띤 얼굴과 두드러지게 비교가 됐다. 중국중앙tv(cctv)가 김 위원장의 방중 행적을 보도한 10여분간의 화면에서도 그는 중국 측 인사들과 악수를 나눌 때만 잠시 웃었을 뿐, 특유의 환한 웃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중국은 이번 방중에서 후 주석을 포함한 최고지도부(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9명 전원이 역할을 분담해 양자 회담과 산업시찰 동행, 영접과 환송 등의 자리에 차례로 등장할 정도로 김 위원장을 환대했다. 그러나 이런 환대와는 별도로 회담에서는 전례 없이 '뼈'있는 말로 김 위원장을 압박했다.

▲ 김정일의 여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지난 6일 회동에 배석한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왼쪽사진 오른쪽),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뒤편에 단 발머리의 여인(왼쪽사진 점선 안)이 앉아 있다. 중국 cctv가 7일 내보낸 뉴스 화면에 잡힌 이 여성은 지난 5일 후진타오 주석이 주최한 김정일 환영 만찬과 6일 오전 김정일의 중관춘 생명과학원 방문 때도 모습을 보였으며, 김정일의 네 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오른쪽 사진)으로 추정되고 있다.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김옥은 2004년 김정일의 셋째 부인인 고영희 사망을 전후해 김정일의 부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옥은 김정일의 2006년 1월 방중 때는 국방위 과장 자격으로 공식 수행해 당시 연회에서 후 주석 등과 직접 인사를 나누기도 했었다. /연합뉴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7일 보도한 김 위원장과 후 주석 간 정상회담 대화 내용은 올해로 수교 61년을 맞은 양국 관계에 대한 후 주석의 화려한 수사와 덕담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덕담이 끝나자마자 "5개항의 건의를 하고 싶다"며 후 주석이 마음에 담아뒀던 말을 꺼냈다.

그중에서도 두 번째 항목인 '전략적인 의사소통'을 강화하자는 내용은 눈에 띈다. 후 주석은 "양국은 수시로 혹은 정기적으로 양국 내정·외교에서의 중대문제와 국제·지역 정세, 당·국가 통치 경험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게 소통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4년 전인 2006년 1월 김 위원장을 맞았고, 김 위원장은 중국 남방의 경제 거점 도시인 광저우·선전·주하이·샤먼 등을 돌며 중국 지도부에 경제 개혁의 의지를 과시했다. 그리고 불과 9개월 뒤인 그해 10월 1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당시 북한은 불과 몇십분 전에 핵실험 사실을 통보해 중국 지도부가 분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차 핵실험과 화폐 개혁, 올해 천안함 사건 등 자칫 동북아시아의 정세를 혼돈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사건이 잇달아 벌어질 때도 중국은 북한 내부 정보를 파악하는 데서 미국이나 한국보다 오히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동맹외교를 표방하며 내정 간섭을 금기시해온 중국이 금기를 깨고 "북한 내정과 외교상의 중대한 문제를 알려달라"고 언급한 데는 이런 저간의 사정이 있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베이징 외교가 소식통은 "후 주석의 이 발언은 과거 같으면 내정간섭으로 양국 간에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6일 원자바오 총리도 김 위원장과 가진 회담에서 '충고'에 가까운 말을 했다. "이전과 다름 없이 중국은 북한의 경제발전과 민생 개선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을 꺼낸 그는 김 위원장에게 "중국의 개혁·개방 건설의 경험을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중국의 개혁·개방을 소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북한에 개혁·개방을 권유한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중국 지도부는 그동안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 양국 지도부 회담에서 '개방'이라는 말을 거의 거론하지 않았다. 거론할 때에도 북한을 겨냥할 것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이런 관행을 깨고 원 총리가 개혁·개방을 정면으로 언급한 것이다.

원 총리의 뒤이은 발언도 이번 방문에서 "중국 기업의 북한 투자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김 위원장을 머쓱하게 할 만한 내용이었다. 그는 "양국 합작이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변경 지역 기초시설 건설의 속도를 높여 나가자" "새로운 협력 분야와 협력 방식에 대해 연구 토론하자"고 말했다. '당장 투자를 해달라'는 북의 요청에 대해 '인프라와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하는 모양새다.

더욱이 이 같은 북중 양국 간 대화 내용을 여과 없이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내보낸 것도 중국이 과거와 달라진 행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 2000년 이후 김 위원장의 4차례 방문 때마다 정상회담 결과를 신화통신 보도문 형태로 내보내고 있다. 이번에도 2600자 정도로 된 보도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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