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임기를 마치고 귀임하는 피터 휴스(사진) 평양 주재 영국대사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북한 근무 경험을 소개했다. 1994~98년 영국 외무부 한반도과장을 지낸 정통 외교관료인 그는 불과 이틀 전 북한을 떠났다.
북한 권력승계 작업이나 권력 내부의 움직임 등에 대해 그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며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권력승계와 관련해 “직접 불평하는 북한 주민을 보진 못했지만 조직을 통해 들은 바로는 승계 과정에 대한 보편적이고 전폭적인 지지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중요 행사 때 김정은을 위해 건배하자는 제의는 많지만 북한에서 ‘김정은이 후계자라든가 새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며 “‘그럼 어떤 사람이냐’고 물으면 그냥 장군이라고만 대답한다”고 말했다.
휴스 대사는 북한 주민들의 집단행동이나 반체제 활동 가능성을 낮게 봤다. “북한은 시민사회가 형성되지 않았고 불만 형성의 중심 세력이 없으며 매우 억압적이고 통제된 국가여서 주민들의 공동 대응이나 반발이 어렵다”는 것이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 고위 간부가 ‘리비아의 카다피가 핵을 포기해서 외부의 공격을 받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북은 전세계 핵이 없어지기 전까지는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경제 사정이 열악하다면서도 “거리에 주로 중국산인 차량도 많이 늘었고 외식하는 사람도 많아졌고, 특히 휴대전화는 평양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라고 ‘작지만 눈에 띄는 변화’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박병수 선임기자suh@hani.co.kr